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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 분야 : 소설 > 영미소설
  • 저자 : 줄리언 반스  지음 | 정영목옮김
  • 출판사 :다산책방
  • 2018년 08월 30일 출간 (종이책 기준)
  • 384쪽(PDF기준)
연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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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강렬했던 단 하나의 기억, 온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신작 장편소설 『연애의 기억』. 막 어른이 되려 하는 19세 청년과 오래전부터 어른이어야 했던 48세 중년의 여인, 그들이 나눈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깊은 슬픔과 심오한 진실을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저자가 평생에 걸쳐 답하고 이해하고자 했던 단 하나의 사랑에 대한 행복과 고통, 기쁨과 슬픔이 집약된 통찰과 지혜를 전한다.

1960년대 초 열아홉 살의 대학생 폴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런던 교외의 본가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폴은 파트너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자신감 넘치고 위트 가득한 그녀는 그의 두 배는 나이를 먹었고, 그의 나이 또래의 두 딸이 있는 결혼한 여자다. 그녀는 그의 눈에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자, 가장 이야기가 잘 통하는 단 한 명의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 폴은 급속도로 수전에게 빠져들고, 수전 또한 폴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폴은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을 떠나 런던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두 사람만의 세상,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해가 거듭되며 서서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전은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폴은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보다 점점 더 고통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며 사랑이라는 것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내내 고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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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하나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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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파국에 이른 사랑은 기억으로 바뀐다”

때론 격렬하게, 때론 냉철하게
사랑의 시작과 끝을 되짚는 깊고 서늘한 통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신작 장편소설. 매번 자신의 작품을 뛰어넘으며, 최신작으로 “힘의 절정에 선 소설가”라는 극찬을 받은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은 막 어른이 되려 하는 19세 청년과 오래전부터 어른이어야 했던 48세 중년의 여인, 그들이 나눈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깊은 슬픔과 심오한 진실을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은 이제 일흔 즈음에 접어든 남자가 50여 년 전 예기치 않게 자신의 첫사랑과 맞닥뜨린 일을 돌이키며 시작한다. “제정신이 아닐 정도의 자신감”을 지닌 남자와 “다 닳아버린 세대”를 지나고 있는 여자, “선택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는 감정이 두 사람을 몰아붙이던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첫사랑은 삶을 영원히 정해버린다”라는 그의 독백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시간과 장소,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일인칭”으로 벌어져 오래도록 남을 단 하나의 기억으로 깊숙이 자리잡는다.

우리 대부분은 할 이야기가 단 하나밖에 없다. 우리 삶에서 오직 한 가지 일만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기로 바꾸어놓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최종적으로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이건 내 이야기다. -본문 중에서

세 개의 장으로 나뉜 소설에는 독특하게도 각 장마다 다른 시점이 등장한다.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폴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1인칭으로 그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꺼이 마주하지만, 두 번째 장에서는 행복이 사그라드는 자리에 파고드는 고통을 때때로 2인칭으로 물러나 지켜보듯 덤덤하게 읊조린다.
마지막 장에서는 점점 더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급기야 3인칭으로 한 발 더 물러서 최대한 먼 거리에서 쓰디쓴, 한편 안심이 되는 진실을 향해 조용히 다가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기” 중 그들의 삶에서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단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로 자리잡은 이 사랑 이야기는 우리의 기억 저편에 깊고도 서늘하게 자리한 저마다의 단 하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사랑은 그에게 완벽한 재난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이 이야기는 감당할 수 없는 헌신에 대한 날카로운 정산이다

얼마나 사랑할지, 제어가 가능한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제어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대신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사랑만은 아니다. -본문 중에서

1960년대 초 열아홉 살의 대학생 폴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런던 교외의 본가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폴은 파트너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자신감 넘치고 위트 가득한 그녀는 그의 두 배는 나이를 먹었고, 그의 나이 또래의 두 딸이 있는 결혼한 여자다.
그녀는 그의 눈에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자, 가장 이야기가 잘 통하는, 영국 중산층의 허울 좋은 가식을 함께 비웃을 수 있는 단 한 명의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 폴은 급속도로 수전에게 빠져들고, 수전 또한 폴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폴은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을 떠나 런던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만의 세상,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해가 거듭되며 서서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전은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폴은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보다 점점 더 고통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며 사랑이라는 것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내내 고투한다.

“그는 자살을 하는 사람처럼 사랑에 빠졌다.”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의미에서는 통하는 데가 있었다. 그는 수전과 함께 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떠나서 별도의 삶을 확립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다시 그녀와 함께 살러 돌아갔다. 용기였을까 겁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불가피했던 것일까? -본문 중에서

폴은 자신의 강렬했던 단 하나의 기억, 온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되짚는다. 어떻게 그들이 사랑에 빠졌는지, 어떻게 그가 교외 중산층의 보장된 미래를 내던지고 그녀가 의미 없는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서서히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거리까지 멀어지게 되었는지. 서로에 대한 감당할 수 없는 헌신은 결국 두 사람을 돌이킬 수 없는 고통 속으로 밀어넣고 말았지만, 그의 노트 한쪽에는 썼다 지웠다 다시 쓴 흔적과 함께 이런 문구가 남아 있었다.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본 것이 낫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연애의 기억』까지
기억, 그 너머에 갇힌 또 하나의 이야기

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데 어느 게 더 진실할까? ?본문 중에서

『연애의 기억』은 기억과 사랑에 대해 다룬다는 점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평행선상에 놓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모호하게 암시하고 만 주인공 토니와 에이드리언, 베로니카의 엄마 사라의 관계를 기어이 파고들어 “단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해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두 이야기 다 나이 든 남자가 자신의 삶을 되짚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두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에 접근하는 방식은 꽤나 다르다. 전작의 주인공 토니가 완전히 잘못된 기억을 떠올리는 반면, 폴은 좀 더 현실을 직시하며 고통스러운 순간을 마주한다.
토니가 부주의했다면, 폴은 단지 무심한 것으로 보이는데, 바로 그 점이 우리를 보다 충격에 빠뜨린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1인칭 화자가 되짚어가는 두 이야기 속에 부재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다.

이렇게 이 매혹적인 이야기 속을 돌아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즉 이 이야기가 복잡하고 섬세해질수록,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블랙홀, 즉 또 하나의 이야기의 부재(不在)가 점점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것은 사랑의 이야기이니만큼 두 사람, 두 개의 축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사람의 이야기뿐이며, 또 한 사람의 이야기는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또 한 사람, 정말로 고통스러웠을, 어떤 면에서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보다 훨씬 고통스러웠을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상상해볼 수밖에 없는데, 마치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언어화될 수 없다는 듯, 부재하는 이야기는 새까만 슬픔처럼 우리의 상상을 빨아들여 가루로 빻아버린다?물론 거기에 슬픔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이 이야기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큼이나 허전한 노릇이기는 하지만. -옮긴이의 말 중에서

『연애의 기억』에서 주인공의 기억 너머 또 하나의 이야기, 말해질 기회조차 얻지 못한 그녀의 이야기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보다 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오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이 기억을 왜곡하고 싶을 만큼 불행했던 순간들과 끊임없이 거리를 두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끊임없이 찾아 헤매던 “사랑의 정의”는 결국 불가능한 것이고, 사랑이란 결국 “이야기”로만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도 부재하는 이야기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조용히 마음을 부순다”는 타임스의 평처럼 덤덤해 보이는 묘사 아래 감도는 황량한 슬픔은 작가가 더욱 전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이야기”의 본모습인지도 모른다.

줄리언 반스 소설을 관통하는 한 명의 여인,
그 단 하나의 사랑

그러나 그 사랑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줄리언 반스는 평생에 걸쳐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소설을 써왔다.
오래전, 스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연상의 여인과 위태롭게 사랑한 일을 되돌아보며 그는 사랑과 기억의 상관관계를 탐구한다. -추천의 글 김연수(소설가) 중에서

줄리언 반스의 오랜 팬이라면, 『연애의 기억』을 통해 그동안 그의 작품에서 치열하게 탐구해왔던 사랑과 기억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애의 기억』이 출간된 후 <타임스>에서는 줄리언 반스의 오랜 친구인 앤드류 세인트를 인터뷰하며 이 작품에 담긴 그의 삶을 다룬 기획기사를 내놓았다.
기사에 따르면 줄리언 반스는 18, 19세쯤 50대 초반의 여인 라우리언 웨이드를 만났다. 이 작품에서와 같이 방학 때 본가인 노스우드에 다니러 왔다가 만나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세인트는 웨이드를 “매력적이고, 약간 비현실적이며, 매우 자유분방한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또한 “아주 재미있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도. 반스가 그녀에게 끌렸다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그녀의 유머 감각은 위트 있는 젊은 대학생을 사로잡았고, 영국 교외의 고루한 가치에 관한 양면적 태도 또한 그의 관심을 키웠는데, 이는 이 작품의 초반부와도 상당히 유사하다.
그렇게 강렬하게 이끌리던 두 사람은 반스가 자립을 시작하고, 런던 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친구 이언 매큐언에 따르면 2008년 아내 팻 캐바나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그에게 2009년 라우리언 웨이드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그는 더 깊이 침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깊은 어둠 속에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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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 등 12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역자 : 정영목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2018년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가 있고, 옮긴 책으로 『아버지의 유산』 『미국의 목가』 『에브리맨』 『네메시스』 『달려라, 토끼』 『킬리만자로의 눈』 『제5도살장』 『바다』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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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미소설] 파국에 이른 사랑은 기억으로 바뀐다 - 연애의 기억
    • 평점 5점 만점에 3점
    • das*****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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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읽고 보자,라고 정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지극한 독서 취향을 무시할 순 없었던 것 같다.  너무나 어렵게 읽었던 작가의 후속작이 ‘연애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게다가 예쁜 책표지까지 입고 출간되었으니 줄거리는 알아볼 생각도 않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할 이야기가 단 하나밖에 없다.  우리 삶에서 오직 한 가지 일만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기로 바꾸어놓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최종적으로 이야기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이건 내 이야기다. /p14


    19살 소년과 48살 유부녀의 사랑 이야기.  어쩌면 케이시 폴이라는 한 소년이 사랑하게 된 여연과의 사랑은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기록된 글은 때론 거칠고, 문장들의 서사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이 처음 만나게 되었던 테니스 클럽에서 이 둘에게 동시에 사정상의 탈퇴 요구를 받은 부분에서부터 야 뭔가 이야기가 진행되는 건가? 싶었지만... 글쎄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어쨌든 절대 잊지 마세요, 폴 도련님.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대 실패로 끝났을 수도 있고, 흐지부지되었을 수도 있고, 아예 시작조차 못 했을 수도 있고, 다 마음속에만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건 아니야.  때로는, 그래서 더욱더 진짜가 되지.  때로는 어떤 쌍을 보면 서로 지독하게 따분해하는 것 같아.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을 거라고는, 그들이 아직도 함께 사는 확실한 이유가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어.  하지만 그들이 함께 사는 건 단지 습관이나 자기만족이나 관습이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야.  한때, 그들에게 사랑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야.  모두에게 있어.  그게 단 하나의 이야기야.” /p75~76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나중에 오는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현실성에 근접한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심장이 식었을 때 오는 것이다.  무아지경에 빠진 애인은 사랑을 ‘이해하고’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고 싶어하고, 그 강렬함, 사물의 초점이 또렷이 잡히는 느낌, 삶이 가속화하는 느낌,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는 이기주의, 욕정에 찬 자만심, 즐거운 호언, 차분한 진지함, 뜨거운 갈망, 확실성, 단순성, 복잡성, 진실, 진실, 사랑의 진실을 느끼고 싶어한다.  사랑과 진실, 그것이 나의 신조였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나는 진실을 본다.  그렇게 간단해야 한다.  /p141~142


    케이시 폴과 수전의 사랑 이야기가 파격적이라는 게 '나이차'때문이었던걸까?  분명 폴이 수전에게 반했던 부분도 있었을 테지만 이후 수전의 행동에서도 뭔가가 보였으면 했는데 그들의 도피 이후부터는 수전의 방황하는 모습들만 조명되었던 것 같다.  수전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녀를 이해하기엔 어린 나이였던 폴은 자신이 수전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그들의 사랑을 지켜낼 수 없다는 걸 직접 겪어냈던 시기를 서사하고 있다.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오래전 함께 사는 동거인의 형태로 바뀌어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차에 그녀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 앞에 속절없이 빠져든 수전, 차라리 온전히 폴에게 빠져들었다면 그녀는 행복할 수 있었을까?  사랑의 반짝임은 순간이고 남편과 폴 사이에서의 갈등은 그녀를 술에 빠지게 만들고, 그녀는 끝내 폴과 멀어지는 순간에도 술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된다.  수전이 술에 의존하는 걸 알면서도 약간의 시도를 하다가 이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상황을 정말 길게도 이야기했던 폴은 결국. 그녀로부터 도망쳐 긴긴 삶을 해외에서 살다가 그녀가 죽기 전 돌아와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면서 예전 그들의 찬란했던 시절의 수전을 잠시 기억하지만 이내 지극한 현실로 돌아오고 만다.  



    그는 가끔 자신에게 인생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에 어느 게 더 진실할까?  

    그는, 결국, 이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p289


     기억은 기억하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정리되고 걸러진다.  

    기억은 무엇이 되었든  기억을 갖고 사는 사람이 계속 살아가도록 돕는 데 가장 유용한 것을 우선시하는 듯하다. /39



    "다른 식으로 표현해보자.

    나는 열아홉이었고, 나는 사랑은 썩지 않는 것이라고, 시간과 퇴색에 내력이 있다고 믿었다.” /p102



    사랑에 대한 맹목적인 형태도 아주 잠시 볼 수 있었고 이들이 왜, ‘도주’까지 해서 자신들만의 공간을 필요로 했던 건지도 그러한 과정에서 ‘사랑’에 대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지 마지막까지 폴과 수전에게 집중하고 싶었지만 <연애의 기억>에서 무엇을 읽어냈어야 하는 건지 도돌이표처럼 돌아가게 하는 글이었다. '사랑'을 제3자가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들만의 이야기고 역사일테니... 하지만 중간중간 자신이 불리한 순간에만 자신은 열아홉이었다고 이야기하는 폴이 생각할수록 얄밉다.  수전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면 분명 달랐겠지. .. 열아홉과 마흔여덟, 소년과 가정이 있는 유부녀의 사랑, 도피, 파국이라는 시도는 뒤로하고 그들 간의 스토리만이라도 잘 풀어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짙어지는 글이었지만,  몇 문장들을 건졌으니 그것으로 만족해볼까 한다.  ‘사랑’이란 어렵고도 어렵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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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안의 기억을 흔드는 책...
    • 평점 5점 만점에 4점
    • jar*****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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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의견으로는, 모든 사랑은, 행복하든 불행하든, 일단 거기에 자신을 완전희 내어주게 되면 진짜 재난이 된다."


    줄리언 반스의 신간 #연애의기억 속에서 화자이자 주인공인 폴이 사랑에 관해 써놓은 글귀중 거의 마지막 까지 맘에 들어하는 한 구절이다. 물론 나도 마음에 들었던 글귀 이고 말이다. 왜 일까... 아마 폴도 나도 약간의 재난을 겪었던게 아닐까? 아 물론 난 폴만큼의 재난?은 아닌거 같지만 말이다.


    이번에 읽은 연애의 기억은 폴과 수잔이라는 나이차이가 많이나는 커플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 반쪽의 이야기이다. 폴이라는 사람의 기억속에서만 두 사람의 연애를 바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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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살이 되어 빈둥거리며 늦잠을 자는 것이 유일한 일인 약간 게으른 대학생 폴은 부모님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운으로 제비뽑힌 여성 수잔과 복식경기를 치르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수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중 폴은 사랑에 빠져 버린다. 20살 이상의 나이차이는 폴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19살이라는 본인은 이미 어른이라 생각하고 주변에서는 아직 아이라고 생각되는 몸과 정신이 완전히 성숙해지지 않은 나이. 폴은 수전에게 속수무책 너무나 빠른 속도로 빠져든다. 폴은 유부녀인 수전의 삶에 상관없이 그녀에게 빠져들고 남편이 있는 집에 아무 가책없이 자신과 나이 또래의 딸이 둘이 있는 그 집에 그녀를 만나기 위해 자주 찾아간다. 친구들까지 데려가고 그 둘의 관계는 나이를 넘어선 우정을 넘어 사랑에 빠진 연인이 되어서 육체적 관계를 맺게 된다. 폴은 점차 진지하게 이 관계를 생각하고 그녀를 남편으로 부터 벗어나 둘만의 도피를 하게 된다. 물론 폴은 20대 초반 대학생으로 경제적으로 힘이없어 그녀의 도주자금으로 부터 작은 아파트를 마련해서 살게된다. 이 엄청난 사랑은 결국 하나의 결말로 이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과 폴의 시점에서의 구술과 아예 제 3자 누군지 모를 화자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객관적이지만 친절하지도 않다. 폴의 입장에서 그의 사랑 이야기는 수잔을 아름답게 수잔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기억하지만 수잔의 생각은 알 수 없다. 어쩌다 이 40대 유부녀이자 두 아이의 엄마가 자기 딸들보다 어린 청년과 사랑에 빠져 집을 나오기 까지 하는건지 그를 정말 사랑했던 건지 단지 자신의 결혼생활의 괴로움에서 도망칠 구실을 원했던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의 강인함과 연약함 깊은 슬픔은 충분히 느껴지고 읽는 내내 아팠다. 그녀의 친구 조운과 주인공 폴이 제대로 이야기 하지 않는 주변인물들의 관계를 모두 겪었을 수잔. 잘라낼것도 없고 선택하고 희생할 것도 거의 없었을 폴과 너무나 많은것들을 내버려두고 감내했어야 하고 했던 수잔 그리고 그런 수잔이 겪었던 것들과 허무함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폴...


    이 소설에서는 한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폴 자신의 이야기 하지만 단 하나만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와 얽혀있고 그의 기억속에 속한 하나의 이야기 말고 다른 이의 단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수잔, 조운, 수잔의 남편 그리고 딸들... 폴의 친구 에릭 각자의 이야기와 스토리를 가지고 살아있던 사람들. 모두에게 자신만의 단 하나의 이야기가 있었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끝이 어딜까 하면서 읽었다. 이 둘의 상황은 비극일까 해피엔딩일까? 과연 어떻게 끝나길래 주인공은 이렇게 이야기 하는걸까... 중간부터 약간의 상황의 흐름으로 끝을 예상할 수 는 이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중요한건 그둘의 결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인간이 나약하고 이기적일 수 있는지 기억이란 것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건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이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과 기억의 합작이아닐지 하는 생각들이 가득찼다. 폴의 이야기 만큼 내 이야기와 내 기억들 을 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져왔다. 폴이 현실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에 내 대학생때가 생각나고 이랬음 저랬음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따라갈때 나의 과거의 행동을 이렇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변환되어있었다. 줄리언반스의 언어유희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읽으면서 따라갈 수 없었던게 슬펐지만 예쁜 혹은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에게 잔잔히 던진 파장이 일파만파 별의 별 생각으로 가득차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과연 기억의 진실 이야기의 진실은 어디있을까? 모든 이야기는 화자의 이야기이고 같은 사건을 겪었어도 모두 다를지도 모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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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삶, 인생 엄청난 사건을 겪어도 엄청난 사랑을 해도 상처가 있어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인생이 아닐까? 남의 이야기를 읽고 내 안이 흔들이고 들춰진 기분이 들었다. 잊고있던 기억들도 생각나고 먼 과거도 생각하고 싶지 않던 일도 너무나 소중한 기억도 떠 올랐다. 무언가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잊고 싶은게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기억하게 해 줄 책인것 같다. 그것이 행복했던 행복하지 않았던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심술궂게도 이 책을 누구에게나 읽어보라고 하고싶다. 당신도 한 번 기억속에 빠져 보았으면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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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둘의 대화중에는 이 대화를 맘에 들었했는데....

    수잔....그녀의 생각은 과연 어땟을까?

  • 연애의 기억
    • 평점 5점 만점에 3점
    • ky5***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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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대한,
    로맨스소설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게 느껴졌던 줄리언 반스의 소설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정확히는 언제인지는 기억 안나는데 몇 년 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그의 책을 읽은적이 있었다.
    그때는 어렸고 솔직히 나이를 떠나 작가가 글을 쓰는 스타일?이 좀 어려워서 이건 나중에 한번 더 읽어야겠다 생각만하고
    아직까지도 못 읽고 있는데 여튼 그 사이 정말 오랜만에 그의 신작 소설이 나왔다.


    연애의 기억이라는 제목을 보고 흠 이번에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연애소설이려나? 했는데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는해도 내 또래의 20대, 30대 작가가 아닌 무려 46년생...
    현재 70대인 여자도 아닌 남자 작가가 쓴 사랑이야기는 역시나, 어렵고 또 어려웠다.


    소설 속 이야기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살 대학생 폴은 방학이 되어 본가로 돌아오는데 엄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다니게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40대 후반(정확히 48세...)의 여성 수전 매클라우드와 팀을 이뤄 경기를 하게 되고 그 둘은 사랑에 빠진다.


    솔직히 19세 남자와 48세 남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놀랍지 않았다.
    이건 내 가족의 이야기도 아니고, 내 주변 사람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소설이니까.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했다.
    (다만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얼마나 이성적으로 매력이 있고 말이 잘 통해야 20년의 세월을 넘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궁금하긴 했다.)


    그런데 폴이 사랑에 빠진 이 중년 여성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남편이 있고 다 큰 딸이 둘 있다.
    하지만 이미 수전과 남편은 각방을 쓸 정도로 사이가 멀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관계는 더욱 깊어진다.
    폴은, 본인 뿐 아니라 심지어 자신의 친구들까지 매클라우드 가족이 사는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그곳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2018년 현재 한국에 사는 30대 초반 독자의 머리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이 소설속에서 계속 일어난다.


    개학을 한 후에도 폴은 꾸준히 수전을 만나러 빌리지로 돌아오고 두남녀는 결국 각자의 가족과 집을 떠나 도주를 한다.
    사실 어찌보면 수전은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 다른 거처가 필요하고 또 그것이 살 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19살의, 아직 학생인 그가 앞으로 다가올 현실적인 문제들 (어떻게 생활을 꾸려나갈 것인지)을 감수하고도 40대의 애인과
    부모까지 버리고 떠난 이 부분이 나로서는 굉장히 놀라웠다. 얼마나 상대를 사랑해야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또 한번 궁금해지던 순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애인과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살게된 수전은 자신의 남편처럼 술을 몰래몰래,
    그리고 점점 대놓고 입에 대기 시작하며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폴은 법을 공부하는데 수전을 위해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지만 모든 것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폴이 수전이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약을 먹으며 몽롱한 상태가 되는 상황에서도 전남편에게 돌려보내거나, 헤어지거나 하지 않는 것,
    중간중간 자기 또래의 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일을하며 돈을 벌고, 그러면서도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가는 애인의 손을 놓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놀라웠다.
    자신은 수전을 떠나지 않을거라는 믿음 전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 확신해 차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최악의 상황이 오기전까지는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책에서 작가는 끈임없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에 대해 정의를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맞도 저것도 맞는 이야기같다.
    그만큼 복잡하고 또 복잡해서 한 문장으로는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이 사랑이 아닐까?


    문득, 사랑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는 어찌 표현했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일이라고 나온다.
    소설 속에서 폴은 수전의 상태가 어떻든간에 (물론 분도하고 화도 나고 별의 별 감정을 다 겪지만) 어쨌든 그녀의 존재를 몹시 아낀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사전적 표현일 뿐 정의내리기에는 너무 복잡미묘한 것이 사랑 아닐까 싶다.


    '연애의 기억'은 총 3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가의 시점이 각각 다르다.
    첫번째 장에서는 1인칭으로 '나'로 표현하고 두번째 장에서는 2인칭으로, 세번째장에서는 3인칭으로...
    여기서 중요한건 수전과 폴이 한없이 행복하던 시절하는 내가 화자가 되어 그때의 설레고 좋은 기억을 떠올리듯,
    나이가 얼마나 차이가 나든 상관없이 특별한 꽁냥거림이 있는데 둘이 도주한 뒤 수전이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둘 사이가 멀어지며 좀더 멀리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둘 사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건 아무리 소설이라고해도 너무 비현실적일 것 같아 바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전이 정신병원에 침대에 누워 자고 있고 그 모습을 보며 과거를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차에 기름이 얼마나 남았고,
    자신이 판매하는 치즈의 매출에 대해 생각하고, 저녁에 티비에서는 뭘 하는지...
    이런 수전과는 상관없는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왠지 모르게 갑자기,
    수전이라는 여자에게 연민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가 폴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술 좋아하고 폭력적인 남편과 계속 살았다면? 그 누구와도 아니고 혼자 독립해 살았다면?
    그래도 자기 생의 결말이 정신병원 침대 위에서 끝났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가족과 살때 술은 딱 적당히만 마실 줄 아는 매력적이던 중년 여성이 새로운 사랑에 빠진 젊은 남자와 동거를하며
    알코올중독자가 되었다는게, 책에서 폴이라는 인물도 언급했지만 나 역시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찾아 떠난 곳에서 왜 그녀는 더 망가졌을까...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사랑이야기에 욕은 해서도 안 되고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은 든다.
    이 둘의 사랑에 해피엔딩은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내린 선택에 감히 맞다 틀리다 평가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수전과 폴이 수전의 친구 조운의 집에 찾아갔을때 조운이라는 친구가 뱉는 말에서 나온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대실패로 끝났을 수도 있고, 흐지부지되었을 수도 있고, 아예 시작조차 못 했을 수도 있고, 다 마음속에만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건 아니야. 때로는 그래서 더욱더 진짜가 되지."


    "때로는 어떤 쌍을 보면 서로 지독하게 따분해하는 것 같아.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을 거라고는 그들이 아직도 함께 확실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어.
    하지만 그들이 함께 사는건 단지 습관이나 자기만족이나 관습이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야.
    한때 그들에게 사랑이야기가 있었기 ˖문이야. 모두에게 있어. 그게 단 하나의 이야기야."


    이 문장을 읽다보면 어쩌면, 폴이 미쳐가는 수전을, 전과는 다른 모습의 수전을 떠나지 않을 이유를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단 하나의 이야기,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둘만의 사랑이야기 때문에 폴은 그녀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을 것 같다.


    남녀의 사랑이야기인데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사랑에 대한 소설보다 무게감 있었고 유치함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었던 소설이었다.
    그동안 읽었던, 사랑을 소재로한 소설들은 로맨스드라마 보는 것처럼 오글거리기는해도 위기를 헤쳐나가 해피엔딩에 이르는...
    스타일이었다면 '연애의 기억'은 오글거림 없음. 꽁냥거림 없음. 해피엔딩 없음. 이어도 '사랑'의 여러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결국은 정의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연인이든, 부부든...그들의 현재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 것.
    (예를 들면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 보고 저럴거면 왜 아직 같이 살지? 라고 생각하는 등)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는 단 하나의 이야기가 있으니까.

  • 사랑과 삶에 대한 고찰을 숙제로 남겨준 소설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sky****
    • 2018.09.20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작가, 줄리언 반스의 새 소설이 나왔습니다.


    <연애의 기억>


    "그의 단 하나의 연애소설"이라는 띠지에 적힌 문구는


    이 책을 읽고 보니 알겠어요.


    원제 "The Only Story" 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을~~!!!


    <시대의 소음> 으로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처음 만났고,


    그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를 구입했죠.


    어느새 그의 소설을 3권이나 소장하게 되었고


    이제는 책을 왠만큼 읽는 독자라면  망설임없이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추천할 것입니다.


    이번에 나온 줄리언 반스의 소설 <연애의 기억>에 담긴 스토리는


    찐한 몰입도는 물론이고 그 스토리를 실감나게 해주는 사랑의 진실과 삶의 슬픔에 대한 고찰이 있기에


    깊이있는 독서를 경험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29살 연상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 19살 남자.

     

    언제나 그렇듯 사랑에 빠지는 것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렇게 빠져들어가고

     

    그녀의 삶에 발을 담근 이후로는

     

    그녀와 행복한 삶을 꿈꾸게 되죠.

     

    세상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둘은 큰 용기를 내지만

     

    기존에 갖고 있던 삶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또 그들의 사랑은 생각지 못한 시간의 흐름속에 빨려 들어갑니다.

     

    그녀의 힘든 인생을 벗어나게 해주고자 스스로 구원해주는 이가 되어

     

    나이 어린 남자는 지켜주고자 하지만

     

    삶을 책으로부터 배운 남자는 삶을 경험으로 배운 여자를 지켜내기에

     

    많이 버거워 보여요.

     

    그래도 끝까지 헌신하며 그녀를 지켜내려는 남자는

     

    그러는 과정 속에서 어른다워지고 삶을 겪어내면서 배우고 성장합니다.

     

    남자에게는 실로 첫사랑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었어요.

     

    그의 힘겨웠던 첫사랑은 앞으로 그의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왠지 그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어요.

     

    남녀 둘의 사랑 이야기지만 전적으로 남자의 목소리에 의해 들려준 이 소설은

     

    알콜중독자로 아름다웠던 그녀의 삶을 마감하는 과정이

     

    한편 슬프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어요.

     

    눈물이 날 거 같은데 그 순간 다시 냉정을 되찾게 했던

     

    소설의 오묘한 매력, 역시 줄리언 반스의 필력을 새삼 경험합니다!

     

    깊이있는 소설이 고플 때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강추하고 싶어요.^^

     

  • 연애의 기억
    • 평점 5점 만점에 4점
    • gaz****
    • 2018.09.20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를 통해서 2016년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그 상의 이름과 의미가 더욱 많이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맨부커 상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 불리는 줄리언 반스의 신작이 다산책방을 통해서 국내에 출간되었다. 

     

    사실 줄리언 반스의 작품은 그의 명성에 비해 만나 본 책이 많지 않은데 이번에 선보인 신작 『연애의 기억』은 줄리언 반스가 쓴 유일한 연애소설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느껴졌던 책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초로의 나이가 된 폴이라는 한 남자가 자신의 첫사랑(무려 50여 년 전의 일이다.)과 마주하게 되면서이다. 날카로운 첫사랑의 추억은 일흔의 나이가 된 남자에게도 그 영향이 컸나 보다. 반 세기 전의 추억을 돌이켜보는 폴의 이야기는 총 3장에 걸쳐서 진행된다. 

     

    19살의 나이, 대학생이였던 폴은 여름방학을 위해 돌아온 집에서 수전 매클라우드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가 권한 테니스의 파트너였던 수전은 폴의 나이보다 훨씬 많아 48세로 이미 결혼을 해 두 명의 딸까지 둔 여성이다. 

     

    나이를 초월해 두 사람은 그야말로 대화가 통하는 상대였고 이런 감정들이 맞물려 둘은 그저 테니스 파트너에서 애정어린 관계로 깊어지게 된다. 아마도 이런 배경에는 폴에게는 첫사랑이였던 수전이 나이에 답지 않게 위트있고 또 서로 말이 너무나 잘 통한다는 것에 있어서일테고 수전 역시도 남편의 가정폭력으로부터 지쳐있던 중 폴의 애정으로부터 분명 위안 그 이상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어쩌면 그 끝이 정해진, 파국으로 치닫기에 충분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수전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폴과 함께 떠나는 것이다. 그 순간에 두 사람은 분명 행복한 미래를 꿈꿨을지도 모르고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닥쳐 올 결과를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영원히 행복할것 같았던 두 사람의 관계도 점차 혼란과 고통으로 이어진다.

     

    분명 그 스토리만 놓고 보면 다소 파격적이기는 하다. 두 사람의 나이도 그렇지만 그들의 상황도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통속적으로 보여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를 그저 통속소설로만 비춰지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줄리언 반스라는 명성에 걸맞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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