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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잠수함

이재량 지음
나무옆의자

2017년 12월 01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11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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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20MB)
ISBN 9791161570211
쪽수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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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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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작가 이재량의 첫 장편소설 『노란 잠수함』은 그 빛나는 한순간을 찾아가는 네 남녀의 수상한 여정과 모험담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그린 소설이다. 봉고차에 성인용품을 싣고 다니며 파는 한 청년이 어쩌다 두 노인과 한 여고생을 자신의 영업용 차에 태우고 원치 않는 여행길에 오르는데, 시작부터 상황이 절묘하게 꼬여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안산에서 출발해 부산, 순천, 무안을 거쳐 목포로 가는 동안 상황은 설상가상, 점입가경, 위기의 연속이다. 신인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인물들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구성은 치밀하고 정교하며, 이야기는 거침없이 내달린다. 혀에 착착 감기는 구성진 전라도 방언과 능청스러운 유머가 웃음을 자아내다가도 인물의 굴곡진 인생사와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을 들려줄 때는 그 아픔에 고스란히 이입되고 만다. 만만치 않은 흡입력에 빨려들어 읽다 보면 어느새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마지막 장의 여운에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게 된다.
소설의 제목은 비틀스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 (조지 더닝 작)에서 따왔다.
1부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
2부 지금 모두 함께(All Together Now)
3부 시간의 바다(Sea of Time)
4부 페퍼랜드(Pepperland)
에필로그
작가의 말

육봉 1호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디오에선 한 시간째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김 노인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내게 건넸다. 먼 길 가는데 음악이라도 듣자면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같은 노래만 무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육십 분짜리 녹음테이프엔 [Yellow Submarine]만 있었다. 링고 스타는 잠수함이 닳아 폐함될 때까지 노래할 기세였다. 나는 노란 잠수함 일당들 때문에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음악을 끄기라도 하면 나 노인과 모모가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개 떼에 둘러싸인 기분이었다. (61쪽)

병원으로 가는 길, 육봉 1호의 라디오에선 내 뉴스가 다시 나왔다. TV에서 빠졌던 소식이 하나 더 추가돼 있었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본좌’로 불리고 있었다. ‘이 본좌.’ 자취방에서 발견된 수천 편의 음란물 동영상 덕분이었다. 내가 그리도 혐오했던 무차별적 저질 동영상 유포자들과 같은 수준이 돼버린 것이다. 경찰이 동영상들 내용을 꼼꼼히 확인했더라면 나를 그자들과 동급으로 취급하지는 않았을 터다. 경찰에게 그런 섬세한 심미안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알지만, 이 년을 지켜온 내 직업적 순결성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입천장을 태울 것 같은 뜨거운 분노 때문에 코끝이 싸하게 아팠다. (103쪽)

육봉 1호로 돌아오는 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다. 제정신이 아닌 나 노인도 김 노인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다물었다. 모모마저도 말없이 땅바닥만 보고 걸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 기분도 왠지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였다. 누가 봐도 두 노인은 사기를 맞은 게 틀림없었다. 무슨 이유로 만화방까지 정리하며 배를 사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사정이야 안됐지만 지금 노인들 장단에 맞춰 처져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래 봐야 전국에 얼굴 다 팔린 나만 하겠는가. 중요한 건 이 노인들 계획이야 어찌 됐든 나는 안산으로 돌아가야 했다. 일단 누명부터 벗고. (111~112쪽)

“모모야, 사람이 뭐가 되는 것은 막 몇 년씩 준비하고 애쓰고 그래서 되는 거이 아니여. 어느 한순간, 지도 모르게 지나가는 고 한순간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어야. 그 순간이 지나믄 사람은 안 변한다. 그다음부턴 만들어진 그대로 평생 사는 것이제. 대체로 보믄 그 한순간은 참말로 좋은 때여. 나쁜 것은 사람을 만들덜 못해. 좋은 것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제. 그 좋은 순간을 안 잊아불고 맘속에 품고 있으믄 되는 거이다. 그라믄 뭐이 될라고 애쓰덜 안 해도 사람은 후회를 안 하는 것이여. 좋은 때는 누구한테나 오는 것잉께. 와도 못 알아보고 지나가불 수는 있어도.” (132쪽)

“가만, 뭔 얘기를 하다가 여까지 와부렀다냐? 그려, 노란 잠수함. 그란디 그날 저녁에 중대장이 만화영화 하나를 보여줬네. 젊은 사람들 넷이 주인공인디, 갸들이 노란 잠수함을 타고 깊은 바닷속에 있는 페퍼랜드라는 데를 가등만. 거가 침략을 받은 것이여. 젊은 네 사람이 나서서 사랑인지 뭐시기로 페퍼랜드를 구한다는 내용이드라고. 그 사람들이 비틀스고, 영화 제목이 ‘노란 잠수함’이라는 거이는 한참 뒤에야 알었제. 그란게, 우리 만화방 이름을 거그서 따온 거여. 솔직히 영화 내용은 말도 못하게 유치하드라고. 그래도 나는 그 영화에서 눈을 못 떼겄데. 왠지 우덜이랑 비슷해 보였응께. 낙원이란 거이 있다믄 여기 수이진 마을이제, 싶등만. 술도 있고, 콩까이도 있고, 평화를 위해 싸우고, 애국자까정 되았는디 왜 안 그렇겠나. 그날 밤 우덜은 코가 삐뚤어져갖고 다 같이 비틀스 성님의 옐로 서브마린을 목이 터져라 불렀제. 가사야 잘 몰라도 영화에서 수시로 나왔던 노래라 멜로디는 귓가에 남아 있었응께.” (138~139쪽)

“이, 이게 도대체 뭐예요?”
주사기에 불빛을 비춰보았다. 노란 액체가 채워져 있었다. 두 노인은 입을 열지 않았다.
“뭐냐고요, 이게?”
다시 소리를 쳤지만 노인들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뒹구는 약병을 주워 확인했다. ‘졸레틸’이라고 쓰여 있었다. 입이 떡 벌어졌다. 알고 있는 약이었다. 동물마취제지만 사람에게 쓰이면 환각제 구실을 한다. 간혹 육봉 1호에 오는 손님 중 찾는 이가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바닥에 풀어 헤쳐진 천에는 나 노인이 사용한 것 말고도 약병이 수두룩했다. 저 정도면 환각이 아니라 생명이 끊어지고도 남을 양이었다.
“이걸 왜 갖고 다니는 거예요?”
내 질문에 김 노인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할아버지들 목포에 배 타러 가는 거 아니죠?” (220~221쪽)

“우리 페퍼랜드에 갑시다. 노란 잠수함 타고…”
인생은 한 방! 그 빛나는 한순간을 찾아가는 수상한 동행

정유정, 정여울 추천! 주목받는 이야기꾼 이재량 첫 장편소설
책을 여는 순간, 독자는 수상쩍은 네 인물이 벌이는 거침없는 질주에 속절없이 끌려가게 될 것이다. _정유정(소설가)

이런 소설을 기다려왔다. 치밀하고 탄탄하며 강력하고 아름다운. _정여울(작가)

평생을 견디는 데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단 하루. 어쩌면 단 한순간. 그것이면 족하다. 2014년 『문학의오늘』로 등단한 신인 작가 이재량의 첫 장편소설 『노란 잠수함』은 그 빛나는 한순간을 찾아가는 네 남녀의 수상한 여정과 모험담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그린 소설이다.
봉고차에 성인용품을 싣고 다니며 파는 한 청년이 어쩌다 두 노인과 한 여고생을 자신의 영업용 차에 태우고 원치 않는 여행길에 오르는데, 시작부터 상황이 절묘하게 꼬여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안산에서 출발해 부산, 순천, 무안을 거쳐 목포로 가는 동안 상황은 설상가상, 점입가경, 위기의 연속이다. 신인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인물들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구성은 치밀하고 정교하며, 이야기는 거침없이 내달린다. 혀에 착착 감기는 구성진 전라도 방언과 능청스러운 유머가 웃음을 자아내다가도 인물의 굴곡진 인생사와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을 들려줄 때는 그 아픔에 고스란히 이입되고 만다. 만만치 않은 흡입력에 빨려들어 읽다 보면 어느새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마지막 장의 여운에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게 된다.
소설의 제목은 비틀스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 (조지 더닝 작)에서 따왔다.

야릇한 조합의 공동운명체, 달려라 ‘육봉 1호’야!
안산에 거주하며 ‘육봉 1호’라는 봉고에 포르노를 싣고 다니며 파는 성인용품업자 이현태. 개펄에 올라앉은 폐선처럼 비루하고 지루하고 평화롭던 그의 삶이 어느 날 단골 만화방인 ‘노란 잠수함’의 두 노인으로부터 이상한 제안을 받으면서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한다.
치매환자처럼 정신이 들락날락하는 만화방 주인 나해영과 하반신을 못 쓰는 동거인 김난조는 현태에게 거래를 제안해온다. 육봉 1호로 자신들을 부산까지 데려다주면 백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것. 그들은 여생을 바다낚시나 하면서 보낼 예정이며, 부산에서 낚싯배를 구해줄 옛 친구를 만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현태는 김 노인에게서 광기에 가까운 어떤 간절함을 감지한다. 저 간절함과 엮이지 말라고 속삭여오는 육감의 목소리를 좇아 그는 두 노인의 거래를 정중히 거절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그들의 간계에 휘말려 결국 동행 요구를 뿌리치지 못할 뿐 아니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네 문제아이며 아이돌 가수가 꿈인 가출 여고생 모모까지 합류하게 된다.
네 사람이 부산으로 떠나려는 그때, 때맞춰 안산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여행은 3차방정식만큼이나 복잡하게 꼬인다. CCTV에 찍힌 모모의 모습과 살인사건, 두 노인이 만화방 보증금을 빼서 사라진 시점 등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육봉 1호의 주인이자 포르노 장사치인 이현태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떠오른 것이다. 현태는 김 노인에게 경찰서에 가서 해명해달라고 하지만 그는 자신들의 ‘용무’가 먼저라며 거절한다. 모모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에게 쫓겨 가출까지 하게 됐는데 이제 와 돌아갈 수는 없다고. 죽이 척척 맞는 두 노인과 당돌한 소녀 때문에 현태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지만 별 도리가 없다.
그런데 부산에 도착하고 보니 두 노인이 철석같이 믿었던 ‘옛 친구’가 배 계약금을 쥐고 튀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연쇄살인 용의자인 현태를 쫓는 박 형사와 경찰의 본격적인 추적이 시작된다.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새 없이 꽁무니에 따라 붙은 경찰부터 따돌리고 봐야 하는 현태는 반신불수에 제정신이 아닌 노인들과 물불 안 가리는 문제 여고생을 태우고 일생일대의 질주를 감행한다. 자, 달려라 육봉 1호야!
이후 네 사람은 경찰의 표적이 된 육봉 1호를 버리고 기차에 오른다. 목적지는 김 노인의 사촌이 산다는 목포다. 목포는 현태의 고향으로 무화과 농사를 짓는 아버지가 있는 곳이다. 어린 시절의 ‘어떤 날’ 이후 늘 벗어나고자 했고, 두 번 다시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노인들이 배를 구하려면 반드시 그곳에 가야 한다.
목포로 가는 길도 결코 순조롭지 않다. 기차 안에서의 봉변, 순천역에서 벌어진 경찰과의 싸움 등을 거쳐 김 노인의 현란한 임기응변 덕에 간신히 무안에 당도했건만, 목포로 들어가려면 오밤중에 야산을 넘어야 한다. 저 산만 넘으면 두 노인은 배를 구하고 현태는 연쇄납치살인범이라는 용의 선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옥에서 보낸 한 철과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날
축제는 전쟁터 한가운데 있고 낙원은 지옥 한가운데 있다
소설은 야릇한 조합의 네 인물이 길 위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 사이사이로 그들의 지난 삶과 기억을 조금씩 풀어놓는다. 특히 여행의 시발점이 된 두 노인의 이야기는 일행이 가는 길의 진짜 의미와 맞닿아 있는데, 그 중심에 두 사람이 젊은 한 철을 보낸 베트남이 자리하고 있다. 나 노인과 김 노인은 젊은 시절 베트남전에 자원해 같은 부대에서 선임과 후임으로 만났다. 그들은 그곳에서 전쟁의 참상과 지옥을 겪었고, 이후의 삶도 전장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성치 않은 몸으로 살아가는 것도 전쟁에서 얻은 부상이자 후유증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옥 한가운데 낙원이 있었다. 수이진 마을과 그들이 사랑했던 여자 타잉. 인생에서 단 한 번 경험했던 가슴 벅차게 찬란했던 날. 그 낙원에서의 한순간이 그들을 지금껏 살게 했다.
무안에서 목포로 넘어가는 산중에서 나 노인과 김 노인이 털어놓은 과거사를 통해 그들이 왜 그토록 절실하게 배를 구하려 했는지가 비로소 드러난다. 그들은 인생의 빛나는 한순간을 보냈던 ‘수이진’에 갈 예정이었다. 그곳이 바로 그들이 타잉과 함께 관람했던 애니메이션 [노란 잠수함] 속 낙원 ‘페퍼랜드’였던 것이다.

‘옛날 옛적, 혹은 더 옛날에 우리 세상과는 다른 낙원이 있었다. 바로 페퍼랜드. 그곳은 저 깊은 바닷속에 있었다. 확신할 순 없지만 어쩌면 지금도 있을지 모른다.’ (261쪽)

이로써 여행은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이제 두 노인의 이야기는 현태의 여행을 촉발한다. 애초에 두 노인이 자신들을 부산까지 데려다줄 사람으로 현태를 지목한 것도 현태가 그들과 동류임을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현태는 온힘을 다해 도망쳤던 어린 시절의 어떤 날로 속절없이 끌려가고 만다. 다시 찾아온 악몽은 그 어떤 날과도 닿아 있었다. 결국 현태와 두 노인은 어떤 날, 한순간의 진실과 맞닥뜨린다. 이현태의 어떤 날의 진실은 그를 평생 도망치게 했고, 두 노인의 한순간은 그들을 평생 살게 했다.

현태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배를 구해 육봉 1호의 기원이 됐던 해안절벽의 육봉 바위에서 두 노인을 떠나보낸다. 나해영과 김난조 할아버지는 평생을 버티게 했던 ‘페퍼랜드’로 항해를 시작한다. 현태와 아버지와 모모는 황혼 속에서 멀어져 가는 배를 끝까지 지켜본다. 이 여행이 현태와 모모에게는 훗날 인생의 또 다른 한순간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소설 『노란 잠수함』은 한순간을 향해 돌아가려는 사람과 한순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람, 아직 한순간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만나 진정한 한순간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독자에게 새겨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싸우고 춤추고 웃는다. 운명을 살아내기 위해 싸우고 운명을 사랑하기 위해 춤춘다. 축제는 전쟁터 한가운데 있고 낙원은 지옥 한가운데 있다. 이 난장판이 나의 수이진이고 이 아수라장이 나의 페퍼랜드다. 그러니 어디로 떠날 수 있단 말인가. 어디에 있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293~294쪽)

[책속으로 추가]

“우리는 다시 수이진엘 가지 못했제. 그라고 이날 이때까정 나는 다리병신으로 해영이는 고엽제 환자로 살았네. 전부 월남에 가서 그리되아서 온 것이지. 그래도 후회는 안 하네. 월남에 간 것도, 이 꼴을 하고 지금까지 꾸역꾸역 산 것도 후회 안 한단 말이시. 우리한테는 그날이 있었응께. 타잉하고 보낸 그날. 그 하루의 기억으로 여지껏 버틴 것이고, 그것이먼 되네. 사람이 사는 데는 말이시, 하루먼 충분하다네. 인생에서 젤로 빛나는 하루, 그 하루만 있으믄 사람은 살 수가 있는 것이여.” (236쪽)

머릿속이 하얘졌다. 도망쳐야 했지만 다리가 여기 뿌리를 박겠다는 듯 꿈쩍도 안 했다. 이틀 동안 경찰들과 몇 번이나 마주했던가.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볼 때마다 두근거림은 새로웠다. 김 노인과 모모도 나와 비슷한 심정인 듯했다. 둘은 동시에 “니미”와 “시발”을 중얼거렸다. 단 한 명, 나 노인만이 저게 뭐야, 하며 신나 했다. 저게 뭐인지 보여주듯 경찰 차량의 문들이 일제히 열렸다. 제복을 입은 경관들과 사복형사들이 차에서 내려 개미 떼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오랜 동반자인 박 형사도 선두에 서서 한쪽 다리를 지난번보다 더 절룩거리며 달려왔다. 적게 잡아도 족히 열댓 명은 될 듯했다. 저 인간들은 지금쯤 김 노인의 사촌을 뒤쫓고 있어야 맞지 않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아버지 곁에 붙여둔 경관이나 형사가 연락을 취한 것 같았다. (282쪽)

그 여행이 난조 할아버지가 말한 한순간, 평생토록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삶을 견디게 하는 그 한순간일까. 알 수 없다. 나는 이제 서른이 되었다. 어떤 장소와 어떤 순간이

작가정보

저자(글) 이재량

저자 이재량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4년 『문학의오늘』 겨울호에 단편소설 「캐럴」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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