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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라는 짐승

  • 분야 : 인문 > 문학이론
  • 저자 : 고병권  지음
  • 출판사 :천년의상상
  • 2018년 12월 27일 출간 (종이책 기준)
  • 204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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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폐란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저것은 얼마짜리인가“

‘화폐’라는 짐승도, ‘국가’라는 괴물도 모두 ‘바깥’에서 왔습니다. 공동체의 ‘바깥’ 말입니다.
마르크스가 『자본』에서 끌어내는 이야기들은 우리 마음을 참 씁쓸하게 합니다.
사람을 볼 때도, 땅을 볼 때도, 심지어 행성을 볼 때도 저거 얼마짜리일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
모든 사물들에 가격표를 붙이려 들고, 가치눈금이 새겨진 눈으로 사물들과 세상을 보는 것.
여기가 자본주의죠. 여러분, 자본주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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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의 말-국경을 사유하기

1 상품소유자-상품을 소유한다는 것
○상품이 소유자의 손에 끌려간다 ○상품이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생체에 담긴 상품

2 화폐, 코뮨을 해체하다
○상품을 교환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타인이다 ○힘과 권세를 그 짐승에게 주더라 ○화폐는 철저한 평등주의자
○공동체가 끝나는 곳, 공동체들의 경계에서 ○상품보다 먼저 날아온 대포알 ○화폐의 마법이 은폐하는 것들

3 ‘화폐’를 기능별로 살핀다는 것
○‘가치’에서 ‘자본’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화폐의 기능적 현존 ○화폐는 기능별로 유래가 다르다

4 내 머릿속의 금화-가치척도로서 화폐
○‘가치를 가진 것’만이 가치를 잴 수 있다 ○머릿속의 금화, 관념 속의 금고 ○그의 이름이 야곱이라는 걸 안다 해도……
○가치에서 가격으로 바뀔 때 ○당신의 양심은 얼마짜리인가 ○됐고, 네 주머니에 그게 있는가 없는가?

5 상품과 화폐의 순탄치 않은 사랑-유통수단으로서 화폐
○아마포 직조공과 애주가의 거래 ○두 번의 탈바꿈-‘상품→화폐→상품’ ○유통에 필요한 화폐의 양은 얼마인가
○가격혁명에 대한 그릇된 해석-유통수단과 가치척도의 혼동 ○통화량 확대의 ‘시간 차’에서 생긴 이익은 누구에게 가는가?
○금으로 만든 돈과 종이로 만든 돈 ○권력자는 돈을 쓰고, 백성은 빚을 갚고, 자본가는 돈을 번다 ○돈이 돈다는 것

6 특별히 사랑스러운 화폐-화폐로서 화폐
○‘화폐로서 화폐’-화폐만의 매력 ○화폐를 갖고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화폐-절대적인 ‘사회적 부’의 형태 ○돈을 갚아라, 아니면 살덩이라도 내놓든지!
○종이와 연필만으로도 충분하다 ○목마른 사슴이 물을 갈망하듯
○세계화폐-화폐가 국민적 복장을 벗어버리면

부록노트
○I - 돈의 얼룩과 냄새
○II - 공동체와 화폐①: 공동체화폐
○III - 공동체와 화폐②: 노동시간전표와 노동화폐
○IV - 마르크스의 비유: ‘몸을 파는 여성’과 ‘가죽을 파는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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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북클럽 『자본』>이란?
천년의상상 출판사는 철학자 고병권이 ‘독자들과 함께’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어나가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그간 ‘난공불락의 텍스트’로 여겨지며 수많은 독자들을 중도 포기하게 만든, 그래서 늘 미련이 남는 책 마르크스의 『자본』(제1권)을 철학자 고병권의 오프라인 강의와 더불어 제대로 읽어나가려는 기획입니다. 2018년 8월부터 2년간 격월간으로 『자본』을 더 깊이 해석한 단행본이 먼저 출간되고, 책 출간 다음 달에는 오프라인 강의가 진행됩니다(이 강의는 온라인으로도 제공됩니다). 자세한 출간 일정은 책 속의 ‘일러두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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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폐는 어디서 온 것인가? 화폐는 ‘국경’에서 태어난 것
― 화폐가 해체한 공동체, 공동체가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화폐공동체’

철학자 고병권과 함께 마르크스의 『자본』을 더 촘촘하게 읽어보려는 기획 <북클럽 『자본』> 시리즈의 3권 『화폐라는 짐승』이 출간되었다. 시리즈의 2권 『마르크스의 특별한 눈』에서 저자 고병권은 『자본』 제1장 ‘상품’에 대한 남다른 해석력을 보여주었다. 시리즈의 3권 『화폐라는 짐승』에서는 『자본』 제2~3장, ‘교환’과 ‘상품유통’ 그리고 ‘화폐’라는 주제를 다룬다. ‘상품’에서 시작된 논의를, 상품을 ‘소유한다는 것’과 ‘교환하고 유통한다는 것’, 나아가 ‘화폐의 발생’까지 추적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자본』에 담긴 ‘상품의 교환과정’과 ‘화폐에 관한 논의’를 통해서도 저자 고병권은 다시금 마르크스의 섬세한 독해에 감탄한다. 마르크스가 ‘두 상품소유자의 만남’이라는 단순한 사실로부터 이전의 ‘공동체’와는 다른 ‘근대사회’ 인간관계의 특징을 읽어내고, 화폐가 가진 기능들이 전제하거나 수반하는 관계의 실체를 간파했으며 그 기능에 내재한, 자본주의사회에만 고유한 위기의 양상들까지 감지해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스미스가 상정한 ‘자유롭게 교환하는 개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애덤 스미스가…… 역사에 선행하도록 한 것은 오히려 역사의 산물이다.” 교환하는 개인들은 역사의 출발점이 아니라 결과물이라는 겁니다. ‘개인’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출현과 함께 ‘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인간은 “사회 속에서만 자신을 개별화할 수 있는 동물”입니다. 우리는 개인과 사회를 곧잘 대비해서 이해합니다만 개인과 사회는 ‘함께’ 탄생했습니다. - 본문 38쪽

저자 고병권은 ‘상품’이 태초부터 존재해온 ‘노동생산물’과 다르듯, ‘자유롭게 교환하는 개인’ 역시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교환하고 거래하고 교역하고 값을 치르는 풍경은 인간이 가진 자연스러운 본성의 결과물이 아니라, 언젠가 ‘생겨난 것’이다. 그것은 ‘사회’와 함께 출현한 것이며, 그때 ‘사회’와 함께 ‘개인’도 또 ‘화폐’도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화폐’란 공동체가 붕괴된 곳에서 탄생한 어떤 것이다.
저자 고병권에 따르면, 상품교환이 일반화되고 화폐가 ‘일반적 등가물’로 기능하는 곳에서 공동체는 해체될 수밖에 없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화폐 자신이 코뮨(Kommune)이 아닌 곳에서 화폐는 코뮨을 해체해야” 한다. 화폐는 공동체적 인간관계, 즉 코뮨을 해체하고 그 자신이 하나의 유대, 하나의 관계, 말하자면 하나의 ‘공동체’로서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고병권은, 어쩌면 근대사회란 공동체를 해체하면서 생겨난 ‘화폐공동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결국 화폐는 공동체적 관계의 발전을 통해서는 생겨날 수 없는 것, 공동체적 관계의 발전이 아니라 ‘해체’를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화폐가 ‘전제하는’ 인간관계 역시 공동체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적 인간관계란 바로 그런 것이다.


2. ‘화폐의 기원’을 통해 사유하는 인간학
― 화폐가 ‘전제하는’ 인간관계는 무엇인가? ‘사회적’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

마르크스는 ‘상품’도 ‘화폐의 거래’도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 그 경계에서 발생했음을 밝힌다. 공동체와 공동체의 경계란 각각의 공동체가 가진 규칙이 적용될 수 없는 곳이다. 규칙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 곳. 처음에는 공동체들 사이의 어떤 장소로 나가 이런 관계(상품의 교환관계)를 형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거듭 강조하듯이, “상품교환이 일반화되면 화폐의 출현은 필연적”이다.
그런데 상품과 화폐가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에서 연원했다면 그것이 전제하는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적’ 관계란 기실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에 존재하던 관계인 것이다. 공동체들 사이에서나 존재하던 인간관계가 공동체 내부에서도 일반적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구성원들 각자가 하나하나의 ‘독립된 공동체’처럼 존재한다는 뜻으로, 서로가 서로를 마치 다른 부족 대하듯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라고, 저자 고병권은 지적한다.
고병권에 따르면, 마르크스에게 이 ‘사회적’이라는 말은 “한 무리의 공통 규칙들을 공유하지 않는 공동체들 사이의 교환이 지니는 고유한 특징”을 가리켰다. 시장에서 어떤 상품을 가진 사람이 다른 상품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라는 것은 그런 의미다. 즉 각자는 저마다의 사정과 저마다의 규칙에 따라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가지고 나간다. 하지만 그것은 각자의 사정일 뿐 그와 관련해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내 사정에 의해 내 물건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사정, 사회적 필요에 따라 내 물건의 가격과 가치가 정해진다는 이야기다.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규칙’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개인들은 이제 각자도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공황 같은 위기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공동의 운명’처럼 들이닥친다는 역설을 겪어야 한다. 결국 공동체에서 벗어난 사회 속 개인의 처지는 이렇게 뒤바뀌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그러한 개인의 처지를, 여전히 ‘국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유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 화폐의 세 가지 ‘기능적 현존’과 화폐 그 자체가 목적인 화폐
― 마르크스는 왜 화폐를 ‘기능별’로 살피고 따져보았는가

『자본』 제1장에서 마르크스는 상품교환에 이미 화폐가 들어 있음을 논증했다. 상품의 가치는 우리가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있는 게 아니고 항상 그것과 교환되는 다른 상품의 모습으로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은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화폐도 마찬가지로 갖고 있다. 화폐는 상품 A와 교환됨으로써 상품 A의 가치를 표현하는 상품 B와 같다. 다만 화폐가 좀 특별하다면 다른 모든 상품에 대해서도 그런 역할을 한다는 점, 즉 교환의 ‘일반적 등가물’이라는 점에서다. 따라서 상품들이 교환되는 한, 하나의 상품은 다른 상품의 화폐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상품들의 교환’에 이미 화폐가 내재해 있다. 그리고 『자본』 제2장에서 마르크스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화폐가 특수한 인간관계를 전제함을 논증한다. 화폐는 공동체적 인간관계가 작동하지 않는 곳, 즉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저자 고병권은 마르크스가 말하는 이 ‘화폐’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가치의 현상형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치의 증식을 설명하는 ‘출발점’임을 짚는다. 증식하는 가치가 곧 ‘자본’이지만, ‘화폐’ 자체가 ‘자본’은 아니다. 예를 들어 농부가 배추를 팔고 받은 돈으로 자전거를 샀다면 그 돈은 ‘자본’이 아니라 그저 상품을 교환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다. ‘화폐로 사용되는 화폐’와 ‘자본으로서 화폐’는 다른 것이며, 그래서 마르크스는 화폐가 그냥 ‘화폐로 기능하는 것’과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본』 제3장에서 마르크스는 그러한 구분을 이해시키고자 화폐의 일반적 기능을 하나씩 살핀다.

『자본』 제3장은 ‘가치’에 대한 설명에서 ‘자본’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는 대목입니다. 『자본』 제1편의 제목이 ‘상품과 화폐’였는데요. 상품과 화폐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부’(富) 즉 ‘가치’가 우리에게 ‘나타나는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가치의 현상형태’라고 불렀죠. ‘화폐’는 특히 그렇습니다. 화폐만 놓고 보면 가치 자체가 독립해서 우리 앞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가치의 현상형태’가 아니라 ‘가치 자체’라는 착각이 들 정도죠. 그래서 사람들은 금고에 쌓인 돈 자체를 부의 축적, 가치의 축적으로 봅니다. 가치는 ‘사물’이 아니라 ‘관계’라는 점을 잊는 겁니다. ‘화폐 물신’에 빠진 거죠. - 본문 68쪽

‘화폐의 기능적 현존(funktionelles Dasein)’은 마르크스가 『자본』 제3장에서 쓰는 표현으로, 화폐의 ‘물질적 현존’과 대비되는 표현이다. 저자 고병권의 설명에 따르면, 화폐의 ‘물질적 현존’은 화폐를 소재 측면에서 보는 것이다. 화폐가 금의 형태로 존재하느냐, 종이 형태로 존재하느냐 하는 것. 반면 화폐가 어떤 ‘기능’으로 존재하는지, 이를테면 가치척도로 존재하느냐, 유통수단으로 존재하느냐를 구별하는 것이 바로 ‘기능적 현존’이다. 예컨대 국가가 발행하는 ‘지폐’와 도매상이 유통시키는 ‘어음’은 소재는 모두 종이 형태로 되어 있으나 그 기능도 그 역사도 매우 다르다. 그리하여 마르크스는 화폐를 세 가지 ‘기능적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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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고병권
서울대에서 화학을 공부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사회사상과 사회운동에 늘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왔다. 오랫동안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생활했고 지금은 노들장애학궁리소 회원이다. 그동안 『화폐, 마법의 사중주』, 『언더그라운드 니체』, 『다이너마이트 니체』, 『생각한다는 것』, 『점거, 새로운 거번먼트』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을 1991년에 처음 우리말 번역본으로 읽었다. 그 시절 한국은 민주주의 열망이 불붙던 시기다. 어느덧 30여 년이 지나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러나 아직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으며, ‘그 달라지지 않은 것’을 사유하고자 다시 『자본』을 읽어야 하는 시대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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