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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처럼 소통하라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정창권 지음
사우

2018년 07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8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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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75MB)
ECN 0111-2019-000-000413552
쪽수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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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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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대가은 어떻게 편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정적마저 내 편으로 만든 정조의 비밀 편지
상사를 감동시킨 이순신의 휴가요청서
남편을 변화시킨 강정일당의 쪽지편지
존경받는 아버지 연암 박지원이 아들에게 쓴 편지

그들은 어떻게 편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소통의 대가들에게 배우는 태도와 지혜

이 책은 정조, 이순신, 연암 박지원, 정약용, 이황, 명성황후, 선조 등 다양한 신분과 직업을 가진 12명의 편지를 통해 옛사람들이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소통했는지를 보여준다. 가히 소통의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이들의 편지 속에는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소중한 지혜가 가득 들어 있다.
저자는 각 인물의 캐릭터를 살려 ‘스토리텔링형 글쓰기’로 흥미진진하게 소통과 불통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물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되살려낸 덕분에 독자는 역사 속 인물에 감정이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의 본질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 어머니이자 아내로서는 어떻게 소통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프롤로그: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01 편지정치의 달인, 정조
신하·백성과 활발하게 소통하고자 했던 조선의 왕들/인간미 넘치는 정조의 한글 편지/편지로 신하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다/‘정적’ 심환지와 주고받은 비밀 편지/막후정치의 실체/솔직함과 친근함으로 신하의 마음을 사로잡다

02 이 부부의 평등한 소통법, 군관 나신걸
전근 가는 군관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아내가 농사일로 고생할 것이 마음에 걸려/아내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가득 담아 쓰다

03 남편을 변화시킨 쪽지편지, 강정일당
바느질하며 귀동냥으로 경전을 공부한 여성 성리학자/여자라도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남편에게 스승 같은 존재/쪽지편지의 힘/칭찬하면서 가르치기/어떤 사람을 사귀어야 할까/서당 일에 대한 조언/잔소리를 하려거든 이렇게/아내의 문집을 간행한 보기 드문 남편

04 영혼을 매료시킨 감성적 소통의 대가, 이순신
타고난 무인 기질/승전의 비결은 소통 능력/당대 최고의 작가!/한 편의 시 같은 감사 편지/유성룡에게 보낸 기밀 편지/상사를 설득한 감동적인 휴가 요청서

05 살림하는 남자, 퇴계 이황
지적 장애인 아내에게 예를 다하다/퇴계가 3000통이 넘는 편지를 쓴 이유/극성스러운 자식교육/손자 안도에게 거는 기대/용의주도한 살림의 달인/집안에선 평범한 가장

06 존경받는 아버지, 연암 박지원
가난하지만 강직하고 거침없는 삶/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며/고추장을 직접 담가 보내는 아버지/“과거 공부나 하는 쩨쩨한 선비는 되지 말거라”/며느리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소통은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07 배려하되 단호하게, 명성황후
명성황후에 대한 엇갈린 평가/파란만장한 인생사/편지는 주요한 정치적 소통수단/가족을 걱정하는 평범한 아내이자 어머니/네 자녀를 잃고/폭탄테러로 생긴 불면증/명성황후와 대원군의 대립과 견제/배려심과 단호함

08 엄격하고 깐깐한 아버지, 다산 정약용
다산초당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폐족의 처지가 되었으니 진정으로 독서할 때/난리를 당한 집안에서 이름난 학자가 나오는 법/공부 안 하는 자식들에게 내린 지시/술은 절대 마시지 말 것/아들에게 의사를 그만두라는 ‘실학자’ 아버지/“수익이 좋은 뽕나무를 심어라”/근면과 검소, 평생 쓰고도 남는 최고의 유산/다산초당에 남겨진 두 여자

09 딸바보, 선조
한글 편지를 가장 많이 남긴 왕/딸들과 자주 편지를 주고받은 섬세한 아버지

10 외롭고 쓸쓸한 왕비, 인선황후
적막한 궁궐생활/시집간 딸들을 기다리며/손자를 돌보는 기쁨/소설 애호가이자 후원자/솔직한 감정 표현

11 노부부의 사랑과 전쟁, 신천강씨
시집간 딸에게 수많은 편지를 보낸 사연/첩을 두려는 남편과 벌인 치열한 부부싸움/질투 때문에 화병이 나고/남편을 뺏기고 싶지 않은 심정/남편의 벼슬이 큰 해가 될 줄이야/화해와 반전

12 불통의 고통, 곽주
자기 말만 하는 가부장적 남편/손님 접대 준비를 꼼꼼하게 지시/철저한 집안 단속/아내는 왜 없애라는 편지를 무덤까지 갖고 갔을까?/아내를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요구/아내의 마음고생

에필로그: 소통, 관계의 예술
참고자료

정조의 편지에서는 ‘껄껄’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이는데, 이는 한자어 ‘가가(呵呵)’를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요즘 우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자주 쓰는 ‘ㅋㅋ’와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정조는 이미 18세기 후반에 오늘날의 카카오톡과 같은 ‘가가오톡’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정조는 비밀을 지키지 않은 심환지를 질책하면서 ‘이 떡을 먹고 이 말을 말아라’라는 속담, ‘경은 이제 늙어서 머리가 세었다’, ‘경은 과연 생각 없는 늙은이라 하겠다’ 같은 비속어를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다. 정조는 신하들과 소통함에 있어서 왕의 권위를 내려놓고 아주 솔직하게 얘기했던 것이다. - ‘편지정치의 달인, 정조’ 중에서

“소식이 갑자기 끊겼는데 경은 그동안 자고 있었는가? 술에 취해 있었는가? 아니면 어디로 갔었기에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는가? 혹시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아 그러했던 것인가? 나는 소식이 없어 아쉬웠다. 이렇게 사람을 통해 모과를 보내니 아름다운 옥(시)을 받을 수 있겠는가?”
심환지에게서 한동안 소식이 없자, 정조가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며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고는 모과 하나를 보내며 그에 관한 시 한 수를 써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심환지는 자신을 마치 친구나 연인처럼 대하는 왕의 태도에 순간 당황스러웠을 듯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임금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편지정치의 달인, 정조’ 중에서

2011년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안정나씨 문중의 분묘를 이장하던 중 목관 속에서 한 여인의 미라가 발견되었다. 조선시대엔 회곽묘(목관 주위에 회반죽을 발라 완전히 밀폐시킨 무덤)라는 독특한 장례풍습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시신이 썩지 않은 미라가 계속 발굴되고 있다. 또한 목관에서는 의복 140여 점과 백자 등이 출토되었고, 머리맡에서는 남편 나신걸이 쓴 한글 편지도 발견되었다.
확인 결과, 나신걸은 15세기 중반에서 16세기 전반에 살았던 사람으로 대전 부근 회덕에서 군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편지는 1490년대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나신걸의 한글 편지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편지로 판명되었다.
나신걸은 현대의 부부보다도 더 애정 표현을 솔직히 하고 있다.“집에도 다녀가지 못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울고 가네”, “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을까”라고 하면서 아내가 보고 싶다거나 울고 싶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나신걸은 아내를 매우 존중하고 있다. 그는 편지에서 계속 ‘~하소’, ‘~하네’라고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다. 편지 끝부분에서도‘아내에게 올립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 부부의 평등한 소통법’ 중에서

정일당은 오늘날의 문자 메시지와 같이 짧게 쓴 쪽지편지라는 독특한 소통수단을 통해 남편의 멘토 역할을 했다. 당시는 남존여비의 엄격한 가부장제 사회였고 남편이 바깥채에서 서당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쪽지편지는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를 조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그 내용도 성격이나 생활습관, 학문, 스승, 인간관계, 손님 접대, 서당 일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남편을 변화시킨 쪽지편지’중에서

정일당은 수많은 쪽지편지를 통해 남편 윤광연의 멘토 역할을 해주었다. 어찌 보면 쪽지편지는 아내의 잔소리와도 같은 것인데, 신기하게도 전혀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일당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다양한 소통법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남에겐 관대했던 진정한 유학자였다. - 남편을 변화시킨 쪽지편지’중에서

이순신은 체찰사 이원익에게 휴가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는 이순신의 군사적 소통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야말로 수작(秀作)이다. 편지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 늙으신 어머니가 순천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계시는데 근처에 음흉한 왜적들이 진을 치고 있어 늘 걱정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장수로서의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항상 걱정만 할 뿐 벌써 3년째 가보지 못했습니다.
· 얼마 전 어머니가 편지를 보내오길 죽기 전에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간절히 말했습니다.
· 과거 함경도 권관으로 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때도 살아생전에 약 한 첩 해드리지 못하여 평생에 한이 되었습니다.
· 이제 어머니는 여든한 살이 되셨는데, 만약 이번에 어머니를 뵙지 못하면 다시는 모실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 다행히 지금은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입니다. 고로 며칠 휴가를 얻어 늙으신 어머니를 뵙고 오고자 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면 곧장 진지로 복귀하겠습니다.

이처럼 이순신은 왜 지금 휴가를 가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그와 함

정적마저 내 편으로 만든 정조의 비밀 편지
상사를 감동시킨 이순신의 휴가요청서
남편을 변화시킨 강정일당의 쪽지편지
존경받는 아버지 연암 박지원이 아들에게 쓴 편지
그들은 어떻게 편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소통의 본질과 태도
누구나 소통의 중요성을 말한다. 가정이건 조직이건 소통이 원활할 때 구성원 모두가 행복과 기쁨을 느끼고, 불통이 만연할 때 갈등과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소통 수단이 나날이 발전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즉시 소통이 가능한 시대다. 심지어 많은 사람과 동시에 소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불통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소통 수단은 점점 다양해지고 발달하는데, 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더 많아지고 있을까?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할까?
저자 정창권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옛사람들이 쓴 편지에 주목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옛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오로지 손편지밖에 없었다. 그러니 오랫동안 생각한 내용을 자세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써내려갔다. 옛사람들이 주고받은 편지 속에는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이고,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소통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한글 편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시 한문이 양반사대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면 한글은 신분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공유물이었다. 그래서 남성도 부인이나 딸들에게는 반드시 한글 편지를 쓰곤 했다. 한글 편지는 가족들 사이에 주고받은 것이었기에 당시의 생활상과 개개인의 솔직한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또 구어체로 평상시 대화하는 것처럼 썼기 때문에 옛사람들의 소통법을 살펴보기에 아주 유리하다.”

이 책은 정조, 이순신, 연암 박지원, 정약용, 이황, 명성황후, 선조 등 다양한 신분과 직업을 가진 12명의 편지를 통해 옛사람들이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소통했는지를 보여준다. 가히 소통의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이들의 편지 속에는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소중한 지혜가 가득 들어 있다.
저자는 각 인물의 캐릭터를 살려 ‘스토리텔링형 글쓰기’로 흥미진진하게 소통과 불통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물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되살려낸 덕분에 독자는 역사 속 인물에 감정이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의 본질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 어머니이자 아내로서는 어떻게 소통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순신의 승전 비결은 소통 능력
이순신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수로 손꼽힌다. 이순신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백전백승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몇 가지 비결 중 하나로 이순신의 소통 능력을 꼽는다. 그는 고을 어부들을 통해 바다의 물길을 알아내 효율적인 전술을 짤 수 있었다. 또 수군 병사와 군관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거북선이나 화포 같은 무기를 개발했다. 이순신은 언변도 뛰어나서 병사들을 잘 통솔하고 전쟁터에서 사기를 진작시켰다.
이순신은 뛰어난 장수였을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다. 그가 일가친척과 주고받은 사적인 편지뿐만 아니라 조정의 임금이나 신하들과 주고받은 공적인 편지에서도 감성적 소통 능력이 잘 드러난다. 이순신이 친척에게 쓴 감사편지는 한 편의 시와 같고, 상사에게 보낸 휴가 요청서는 감동적이다. 이 책에서 영혼을 매료시킨 이순신의 특별한 소통 능력을 자세히 만나볼 수 있다.

200년 전 정조가 쓴 ‘가가오톡’
- 유머러스하고 솔직하게 소통하다
우리의 예상과 달리 옛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매우 솔직하게 표현했다. 정조는 신하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신하와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군왕은 친밀하지 않으면 신하를 잃는다. 현명한 신하를 사사로이 대하는 까닭은 사사로이 대하지 않으면 일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조는 왕의 권위를 내려놓고 격식 없는 말투로 신하들에게 편지를 썼다. 특히 정조가 정치적 라이벌 관계에 있던 심환지에게 쓴 편지를 보면 비속어도 등장하고 ‘껄껄’이라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 ‘껄껄’은 우리가 요즘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ㅋㅋ’와 같은 의미다. 정조는 200년 전에 이미 카카오톡과 같은 ‘가가오톡’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조는 속담과 비속어, ‘껄껄’ 같은 유머를 거침없이 사용하며 적대적 관계에 있는 신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내에게 올립니다.”
- 조선시대 어느 공처가의 편지
저자는 옛사람들의 첫 번째 소통 비결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든다. 군관 나신걸은 아내에게 경어체로 편지를 쓰고, 마지막에 “아내에게 올립니다”라고 적는다. 남편은 멀리 근무지에 가 있고, 아내 혼자 집안을 보살펴야 하니 아내가 고생할 것이 마음에 걸려 걱정이 많다.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이 편지 곳곳에 가득하다.
또한 나신걸은 애정 표현도 솔직하게 하고 있다. “집에도 다녀가지 못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울고 가네”“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을까”
라고 하며 아내가 보고 싶다거나 울고 싶다는 감정을 드러낸다. 나신걸의 편지를 통해 우리는 조선시대‘공처가’를 만나볼 수 있다.

[책속으로 이어서]
“이제 너희들은 망한 집안의 자손이다. 그러므로 더욱 잘 처신하여 본래보다 훌륭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특하고 좋은 일이 되지 않겠느냐?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왜냐하면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 수가 없는 것이다. 반드시 벼슬하는 집안의 자제로서 어려서부터 듣고 본 바도 있는 데다 중간에 재난을 만난 너희 같은 젊은이들만이 진정한 독서를 하기에 가장 좋은 것이다. 그네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도 모르면서 그냥 책만 읽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엄격하고 깐깐한 아버지, 다산 정약용’중에서

선조는 한글을 잘 구사했고, 평소 자주 사용했다. 조선시대 임금의 교서는 대부분 한문으로 작성되었는데, 선조는 임진왜란 도중 양반뿐만 아니라 평민들까지 볼 수 있도록 교서 전체를 한글로 써서 반포하기도 했다. 그래서 모든 백성들에게 왜적을 잡아오거나 적의 정보를 캐오면 상을 주겠다고 했다.
선조는 또한 역대 왕 가운데 한글 편지를 가장 많이 남긴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만 해도 22통이나 된다. 이러한 선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이후 효종, 현종, 숙종, 정조 등도 한글 편지를 남기곤 했다. 선조의 한글 편지에는 무엇보다 왕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모습과 소통법이 잘 나타나 있는데, 특히 선조는 ‘딸 바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상한 아버지였다. - ‘딸바보, 선조’ 중에서

1977년 봄 충북 청원군 북일면에서 비행장 건립을 위해 순천 김씨의 묘를 이장하던 중 마치 살아 있는 듯한 40대 여성의 미라와 함께 신발, 의복, 버선 등이 발굴되었다. 또 내관과 시신 사이에서 총 192통의 편지가 나왔는데, 바로 묘의 주인인 순천김씨가 생전에 여러 가족들에게 받아 보관하던 것들이었다. 순천김씨가 평생 동안 받은 편지를 불태우거나 재활용하지 않고 무덤까지 가지고 간 것이다.
편지의 발신자를 조사해보니 순천김씨의 친정어머니인 신천강씨가 보낸 것이 118통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남편, 기타 아버지와 남동생이 보낸 것이었다. 특히 어머니 신천 강씨가 보낸 편지는 양도 많을 뿐 아니라 모두 한글로 쓰여 있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럼 이토록 많은 편지를 딸에게 보낸 신천강씨는 과연 누구이고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 ‘노부부의 사랑과 전쟁, 신천강씨’ 중에서

신천강씨의 한글 편지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남편 김훈이 첩을 얻은 후 생긴 치열한 부부싸움이다. 16세기인 조선 중기만 해도 여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었기 때문에 남편의 첩에 대해 아내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치열한 부부싸움을 벌였다. 성리학적 가부장제가 정착한 조선 후기와는 상황이 많이 달랐던 것이다. 신천강씨의 한글 편지에는 첩을 두고자 하는 남편에게 맹렬히 반발하는 부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의원이 말하되‘마음을 편히 먹지 않으면 이 병이 중하게 되고, 마음에 용심만 없으면 1년 내로 약을 장복하면 좋으시겠다’하니, 용심이 없게 너희 아버님이 잘 건사하기를 바란다. 지극하게 하면 그년을 버릴 법도 하거니와, 그렇다고 음악하고 술 먹는 년이니 데리고서 술과 음악을 하고 종일 꽃밭에서 있으니, 나야 이미 박절하게 되니 죽는다고 한들 생각이나 하겠느냐? 다만 자식들이 가자면 그리하여 볼 것이다. 예전에도 첩들을 경험하였지만, 이제는 내가 아주 좋지 않게 되니 이렇게 서러워 다 못 쓰겠구나.”

신천강씨의 답장은 아주 당당하고 솔직하다. 자신의 병은 용심 때문에 생긴 것인데, 그것을 없애는 방법은 남편이 처신을 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술과 음악을 하는 기생첩을 포기하면 금방 나을 병이라는 것이다. 또 김훈은 과거에도 첩을 들이려 한 적이 있다고 폭로하고 있다. -‘노부부의 사랑과 전쟁, 신천강씨’중에

작가정보

저자(글) 정창권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초빙교수이자 인문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박물관협회 평가 및 자문위원. 서울시청 평가 및 자문위원, 서울시교육청 고전인문아카데미(‘고인돌’),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길 위의 인문학 강의를 진행했으며 2015년~2018년 석탑강의상을 수상했다.
역사 속 소외 계층인 여성, 장애인, 기타 하층민 관련 교양서, 어린이책을 집필하여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향랑, 산유화로 지다』,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조선의 부부에게 사랑법을 묻다』,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 장애인사』, 『소설로 장애 읽기』(1?2)),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 『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 『포도대장 장붕익, 검계를 소탕하다』, 『한쪽 눈의 괴짜화가 최북』, 『물도사 수선, 한양의 물장수가 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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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정조처럼 소통하라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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