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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

  • 분야 : 인문 > 독서법/독서지도
  • 저자 : 장성수 , 고동호 , 고형진 , 곽병창 김규남  지음
  • 출판사 :소라주
  • 2014년 02월 20일 출간 (종이책 기준)
  • 566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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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신의 소설이 궁금하다!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은 수십 년 동안 문학을 연구하고 전공한 전국의 대학교수와 시인, 작가 50명이 각자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을 선정해 소개한 책이다. 총 5부에 걸쳐 국내외의 고전과 근·현대 작품을 아우르며, 텍스트를 깊이 있게 해독한다. 아울러,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설 미학을 자신들의 인생사를 통해 아름답게 풀어쓰는 등 소설의 다각적인 부분을 기술한다.

예컨대,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시인 김용택은 ‘소설의 숲에서 시를 꽃 피웠노라’고 고백하는가 하면, 문학세계작가상·이상문학상 특별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 문순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애정 어린 독서평을 전한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 삶에 커다란 궤적을 남긴 소설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고, 종래에는 자기 인생의 한 편의 소설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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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장성수
저자 : 장성수
저자 장성수는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며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졸업했고, 미국 브링검 영 대학교 교환교수,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장,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회 회장, 전북대학교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했다.

저자 : 고동호
저자 고동호는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도쿄외국어대학 객원 조교수, 전북대학교 인문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알타이학회에서 발간하는 알타이학보 편집진을 겸하고 있다. 주 전공은 역사비교언어학과 만주 퉁구스 언어이다. 공저로 『Materials of spoken Manchu』(2008), 『중국의 다구르어와 어웡키어의 문법?어휘 연구』(2010)가 있다. 또한 관심 분야인 알타이어와 만주-퉁구스어 분야에서 만주어 문어와 구어, 어웡키어(Ewenki), 시베어(Sibe), 헤체어(Hezhe) 등에 관한 연구서와 논문이 있다.

저자 : 고형진
저자 고형진은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UC 버클리 객원교수를 지냈고, 2013년 현재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회장, 한국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시인의 샘』, 『현대시의 서사지향성과 미적 구조』, 『또하나의 실재』, 『백석 시 바로 읽기』, 『백석 시를 읽는다는 것』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 『정본 백석 시집』이 있다. 2001년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 곽병창
저자 곽병창은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며 현재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작극회 대표, 창작소극장 대표,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희곡집 『강 건너 안개 숲』, 『필례, 미친 꽃』, 평론집 『연희, 극, 축제』 등이 있다.

저자 : 김규남
저자 김규남은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사회방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주중앙여자고등학교 교사, 전북대 전주교대 군산대 우석대 강사를 거쳐, 전라북도 언어문화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지명으로 보는 전주 백년』, 『언어와 대중매체』(공저), 역서로는 『언어 변이와 변화』(공역), 『눈 오는 날 싸박싸박 비 오는 날 장감장감 - 전라도 말의 꽃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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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의 비밀에 대하여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jju***
    • 2014.04.04
    “언제부턴가 소설 안의 상황이 내 상황이 되고 내가 겪는 삶의 문제들이 소설 속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바로 내 삶이요 내 문제가 되었다.”
    본 책에서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소개한 윤석민의 말이다…
    “언제부턴가 소설 안의 상황이 내 상황이 되고 내가 겪는 삶의 문제들이 소설 속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바로 내 삶이요 내 문제가 되었다.”
    본 책에서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소개한 윤석민의 말이다. 이 책의 많은 구절 중에서 이 문장이 눈에 띄었던 것은 이 한 마디가 소설의 비밀을 밝혀주었기 때문이다. ‘소설이 무엇인가?’ 에 대해 탐구하는 책들은 많다.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이 거장들의 작품을 탐구하여 소설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려주는 프랜신 프로즈의 「소설 어떻게 쓰는가」의 한국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도라면 필히 읽어야하는, 국내외 거장들의 문학적인 기교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창작 지침서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장을 넘길수록 사라졌다. 총 5부로 나누어 진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독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마주한다. 전혀 다른 주제로 전혀 다른 50여명의 저자가 책을 소개하면서 말이다. ‘소설에서 작가를 발견한다.’는 테마의 1부에서 우리는 저자가 직접 겪은 김승옥에 대해 듣게 된다. 김승옥의 소설 맨 앞장 또는 끄트머리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그의 짧고 굵었던 약력이 아닌 실제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나는 책을 구입할 때마다 작가의 약력을 먼저 읽고 독서를 시작하는 버릇이 있다. 작가의 삶이 소설의 투영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오뎅과 군참새와 세 가지 종류의 술들을 파는 선술집에서 1964년의 소설을 구상했을 김승옥과 더불어,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피츠제럴드를 소개하는 장 또한 흥미롭다. 피츠제럴드의 휘황찬란했던 삶과 함께 소설을 조명하는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작가의 삶이 소설의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소설을 마주하는 방법으로 작가의 삶을 가장 먼저 다룬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2부에서는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삶이 아닌, 독자인 나 자신을 발견하는데 주력한다. 항상 책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소설을 적용해보는 시도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글 몇 줄에 울고 웃는 이유도, 흔히 말하는 심금을 울리는 글이라는 것도 결국 ‘공감’이라는 상징적 메시지 때문에 생겨난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도 그렇다. 결국 소설을 배운다는 것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공감의 힘’에 대해 배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교적인 장치는 단순하고 쉽게 익힐 수 있지만, 한 독자의 삶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작가와 교수, 예술가 등 여러 분야에서 조명 받는 50여명은 일련의 약속이라도 한 것 같다. 백과사전식으로 소설을 파헤치지 않고, 처음 책을 접했던 그 때의 겸손한, 본연의 자세로 소설을 마주하라고 말이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소설과 관련된 나의 일화를 돌아보게 해준다. 1부와 2부에 이어서 3부-‘이 소설을 말한다’, 4부-‘나는 이렇게 읽었다’, 5부-‘소설은 늘 우리 곁에 있다’.는 장 또한 소설과 얽힌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며, 또 다른 소설에 대해 쓸 수 있게 해주는 열쇠를 제공한다. 일명 모티브 말이다. “작품은 그 전체가 폐쇄이지만, 통로이며, 비밀이지만 그 비밀의 열쇠이다.”고 말했던 장 루소의 말도 이에 상통할 것이다.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닌 순수한 독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바라볼 때 비로소 소설의 비밀을 얻게 된다는 걸 배운 책이었다. 소설 본연의 것을 알고 싶은 사람이거나, 진실로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문학계 50인이 말하는 '내가 읽은 소설'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han*****
    • 2014.03.29
    학창 시절 책을 좋아는 하지만 즐겨있는 편은 아니었다. 이야기라는 형식은 그나마 책 속으로 들어가기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하기도 쉬웠다. 그래서 소설을주로 읽었던 것 같다. 그나마도 학업이라는 핑계를 대며 거의 맛보기 이상의 수준을 넘어가지 못햇지만. 그러다…
    학창 시절 책을 좋아는 하지만 즐겨있는 편은 아니었다. 이야기라는 형식은 그나마 책 속으로 들어가기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하기도 쉬웠다. 그래서 소설을 주로 읽었던 것 같다. 그나마도 학업이라는 핑계를 대며 거의 맛보기 이상의 수준을 넘어가지 못햇지만.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책과는 점점 멀어졌었다. 그뒤로는 왠지 울적하면 에세이 같은 감성적인 책을 읽거나, 앞으로 내달리기 위한 자기계발서 정도가 독서의 전부였다.
    정말 아득하게 멀리....소설은 나의 일상에서 사라져갔다. 딱히 왜 내가 소설을 멀리하게 되었는 지는 모르겠다. 소설을 이해하는 것이 힘이 들어서였는지 아니면 소설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 어려워서였는지.
     
    어쩌면 그 속의 이야기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였을 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인물과 사건, 갈등... 그게 도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을 헤쳐나가는 것도 버거운데, 그 수많은 인물들의 그것도 가상의 이야기가 도대체 나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있는 일도 해결하기 바쁜데, 작가의 머릿 속에서 나온 픽션의 상황까지 고민하고 아파할 여유가 없었는 지도 모르겠다. 근사하게 포장을 한다면. 책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나에는 몇 시간을 꼬박 바쳐야 하는 시간 낭비로도 생각되었던 것 같다. 책을 별로 읽지 않았으니 고르는 안목도 없었을 것이고, 많은 부분 실패를 했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도 소설을 선호하지 않는 습관이 남아 있고, 이제 그 습관은 굳어져 버린 것 같다. 책을 선택할 때 소설이 거의 위시리스트에 담겨지지 않는 것을 보면.
    글을 쓰다 보니 이유가 어렴풋하게 윤곽이 잡힌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사람의 아들』,『레테의 연가』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답답함.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텍스트만 쫓아내려가던 암담함. 읽어도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끝나도 도대체 이 이야기가 왜 필요한 지 답답했던 그 기억이...그냥 나는 소설을 이해할 정도의 그릇은 아닌가 보다라는 결론을 스스로에게 내렸던 것 같다. 갑작스레 그때의 기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른다.
     
    그런데 책에 대한 관심도, 책을 읽는 시간도 많아진 요즘 소설을 읽고 싶다는, 아니 읽어야겠다는 갈망이 조금씩 시작되었다. 피하고 외면하고 살았던 부분에 대한 미련도 있겠지만, 세상을 어느 정도 살다 보니 이제사 소설이 주는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설 속에서 인간을, 삶을 발견할 수 있는 경험과 연륜이 쌓이지 않았을까. 지금 읽는다해도 문학적인 기호를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소설을 통해서 나를, 사람을, 세상을, 삶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직설적인 언어로 표현된 세상이 아닌 은유의 언어로 공감하고 싶고, 이해받고 싶다. 그것이 내가 지금 소설을 읽고 싶은 이유다.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은 그래서 선택한 책이다. 나에게 소설은 정의조차 할 수 없는 영역이었는데, 문학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소설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읽는 것이 제대로 읽는 것일까?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까? 소설에 대한 나의 갑갑증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55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두께의 책이지만 50명의 시선으로 보는 50개 아니 중복된 소설을 빼면 48개의 소설을 접하다 보니 시간 가는 것을 잊는다. 개인적인 의미이든, 사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든 간에 1인이 단 한 편의 소설을 꼽는 형식으도 되어 있다 보니 언급된 소설들 대부분이 묵직하고 무게감있는 소설들이다. 여기에 실린 소설들만 읽어도 소설이란 무엇인지, 그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를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더 많은 도움이 된 것은 바로, '소설'을 읽는데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소설'을 교과서처럼 학문처럼 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타인에게 의미있는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주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냥 수많은 소설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소설을 언제 어떻게 만나게 될 지는 아무도, 심지어 나도 모른다. 그러므로 그냥 읽으면 된다.
     
    "내 앞에 닥칠 시간들과 그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삶의 경관이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내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나는 나대로 궁금증이 향하는 곳을 바라볼 것이고, 다른 이들은 각자 자신이 선 자리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흘러가는 시간과 사람을 바라볼 것이다. 작가들이란 그 궁금증이 어떻게 출발하여 마침내 어디에 당도하였는지를, 정돈된 언어로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내게 소설을 읽는다는 일은 다양한 형태의 발견에 지속적으로 동참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p.7 <책을 펴내며> 中
     
    재미있는 것은 처음 책을 펼쳐 들고, 본문을 읽어 내려가기도 전에 소설을 대하는 법, 읽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용택 시인의 '덧붙이는 글'을 읽으며 내용으로서의 소설 뿐만 아니라 글로서의 소설의 역할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독서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을 통한 독서의 방법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은 시인에게 그렇게 우연히 찾아와 그렇게 그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그런 우연을 만난 시인이 부러웠고, 그런 결정적인 시기를 공허하게 놓쳐버린 내 젊은 시절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꼭 무언가 되어서가 아니라, 그토록 미치게 빠져볼 수 있었던 그 경험이 부럽다. 그것이 소설이어서 더욱.
     
    소설을 읽는데 정한 법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책의 구성은 1부 '소설에서 작가를 발견하다', 2부 '소설에서 나를 발견하다'와 같이 소설에서 작가를 보기도 하고, 나를 발견하기도 하는 등 형식보다는 '인간'에 맞춘 관점으로 소설을 보는가 하면, , 3부 '이 소설을 말한다', 4부 '나는 이렇게 읽었다'처럼 소설의 구성과 문체, 사회적인 의미 등과 같은 분석적인 방법으로 읽기도 한다. <구운몽>과 같은 고전소설은 물론 <태백산맥> <임꺽정>과 같은 대하소설 뿐 아니라 5부 '소설은 늘 우리 곁에 있다'에서는 황정은의 <百의 그림자>, 정유정의 <7년의 밤>과 같은 현대로 이어지는 소설도 만나볼 수 있다.
     
     
     
    소설이라는 이름의 대하 서사시를 보는 것만 같은 축복의 시간이었다. 비록 내가 읽은 책은 극소수지만 아니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그래서 이 책에서 필자들이 전달하고 싶은 말을 절반도 이해할 수 없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소설을 마주 대하고, 그속으로 빨려들어갈 준비를 마친 것 같다. 이제 제대로 된 길을 뚜벅뚜벅 걸어서 가려한다. 아무리 힘들고 지리한 여행이 될 지라도 가는 길을 즐길 것이고, 우연히 어느 곳에 당도한다면 그 기쁨 그대로를 누릴 것이다. 나는 지금 '소설'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 있다.
  • 소설의 안팎에서 도사리고 있는 인간의 삶의 이야기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bee******
    • 2014.03.13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대학교수, 작가, 예술인 50인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은 소설에 대한 독서 에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최고의 작품성을 갖춘 소설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600페이지에 가까운 지면을 할애하지 않는다. 요컨대 소설의 안팎에서 도사리고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해서 술회하는 것이다. 문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50인의 저자들은,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을 통해서 소설가의 삶, 소설 속 등장인물의 삶, 독자이자 전문가로서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저자들의 초점을 맞춘 삶에 따라서 이 책은 총 5부로 나눠진다.(1: 소설에서 작가를 발견하다, 2: 소설에서 나를 발견하다, 3: 이 소설을 말한다, 4: 나는 이렇게 읽었다, 5: 소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문학계에서 차지하는 저자들의 위치를 생각하면, 또한 각각의 에세이가 담고 있는 인생의 무게를 생각하면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의 힘을 뺀 서술 방식은 상당히 이채롭다. 예컨대 이 책의 대표 저자이자 편집자인 장성수씨는 황순원의 을 통해서 고인이 된 누이의 이야기를 서술한다. 황순원의 의 주제적 가치를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 쉽게 전달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인 송하춘씨는 인도 교포와, 이북 동포와의 만남을 서술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최인훈 광장속 문제의식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조심스럽게 전달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작가와 독자의 시·공간적 거리를 생각해 볼 때,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온 저자의 에세이는 보다 친근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예컨대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서 등장하는 카바이트 불은 현재의 독자들에겐 낯선 단어지자 감수성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의 저자인 김춘섭씨는 김승옥 소설의 열렬한 독자이자 김승옥을 직접 대면했던 문학적 동지로서, 자신의 체험을 서술하고 독자들과의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비록 작가와 시·공간을 함께하진 않았지만 전문 지식을 지녔다는 점에서 새로운 공감대는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의 곳곳에서 형성된다. 예컨대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1920년대 미국의 재즈의 시대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이종민씨는 재즈의 새대에 대한 해설과 더불어, 재즈의 시대 속에서 호흡했던 피츠제럴드의 삶을 소개한다. 결국 개츠비의 낯선 삶을 변모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렇듯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을 통해서 우리는 간단하게 설명될 수 없는 인생의 여러 국면을 조우할 수 있다. 또한 소설에 대한 식견을 새롭게 확장시킬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 지금 서점에서 책을 읽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01c******
    • 2014.03.13
    지금 서점에서 책을 읽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지금 서점에서 책을 읽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특히 소설이라는 분야에서 책을 읽고자 하는 누군가는 인터넷에서 책 추천을 검색할 지도 모르고, 베스트셀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그 곳에서 한 권을 꺼내 들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자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어떤 것을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인터넷에서 분야별 추천도서 목록을 찾아 볼 수도 있겠지만 목록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그리고 추천한 본인이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그런 소설에 대한 길라잡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혹자는 책 추천이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책들만 골라보려고 하는, 게으른 사람들에게나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게으름을 반성하고 그 게으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책을 추천해주는 교수, 작가, 예술인들은 굉장히 구체적이면서도 압축적이게 자신이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이 익숙지가 않아서 긴 글에 자신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해당 소설을 읽기 전에 좋은 연습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목차가 각각 다른 것이 중심이 되어 책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첫 부분에서는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유명한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그 소설을 쓴 작가들을 위주로 풀어놓았다. 그리고 두 번째 부분에서는 소설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를 위주로 소설들을 풀어놓았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으로 소설에 접근하는 방법은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너무나 뻔한,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들과는 굉장히 다르다.
    나는 수많은 장르 중에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며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주인공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그것이 내 삶에 위안을 주고 더 나아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당신에게 혹자가 소설에 대해 묻는다면, 당신 역시 당신의 소설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소설이 무엇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SHA**
    • 2014.02.28

    음악을 들으면서, 여러 음악들을 듣게 되…

    음악을 들으면서, 여러 음악들을 듣게 되지 않고, 영화 한 편을 보고 수십 편의 영화를 찾아보진 않지만, 책만은 책 한 권을 읽고 수십 권의 책을 찾아 읽게 되곤 한다. 책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기 때문에, 책이 책을 부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언제나 재미있고 흥미롭다. 이 책 역시 수십 편의 소설들을 소개한다.
    최근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읽으면서 소설 속에 나온 여러 소설들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그 전에 문학소녀 시리즈도 마찬가지였지만)
    예를 들면,
    김연수의 [원더보이]는 평이 안 좋아서 안 읽을 생각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꼭 한 번 읽을 것이다. 그만큼 명문장으로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어쩌면 소설을 막상 읽고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읽겠다는 결심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시대를 관통한 대하소설의 미덕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권수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던 소설들도 다시 재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지, 태백산맥, 혼불 같이 이 책에서 또다시 추천된, 한국 문학사에 남을 소설들을 꼭 살아가면서 독파해야겠다는 결심이다.
    내가 읽었던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저자를 만나서 반갑기도 했다.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는 나 역시 담담하면서도 사회의 부조리를 놓치지 않는 작가의 시선이 놀라웠다. 비슷한 감상은 공감대를 느꼈고, 어쩐지 위안으로 다가왔다.
    여러 책 소개하는 책들이 나왔다. 그 중에서는 짧게 책 소개 가이드 역할만 하는 책들도 많았다. 그런 책들 역시 정보로써 유용하지만, 소설을 읽는 깊이로는 수박 겉핥기 같은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은 대부분 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교수들이 썼기 때문에 전공 지식이 깊게 들어가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뻔히 아는 감상이나 해석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새로움을 배우는 재미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50가지의 시선이 50가지의 소설 읽기에 대한 특강을 듣는 기분이기도 하다. 그만큼 소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깊숙이 소설을 파헤친다. 짧은 단편임에도 심층 구조가 있고, 어떤 상징이 있다는 것, 소설이 왜 그런 식으로 가는지 해체한 글들이 재미있었다.
    이를테면,
    교과서에서 읽고 문체는 아름다울지 모르나, 내용은 그저 그런 게 아닌가 했던 이효석의 [메밀 꽃 필 무렵] 같은 단편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당나귀와 허생원을 동일시한 시각이라든가, 작가의 말을 빌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면서, 이 소설이 전통담론에 닿아있다는 문장에서는 감탄이 나왔다. 왜 예술에서 해석이 필요한지, 이 책이 증명하는 듯했다. 여러 소설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 글들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었다. 그냥 재미있는 고소설로만 여겼던 [구운몽]이 왜 당대에 충격을 줬고, 아직까지 고전으로 불리는지도 새삼 생각하게 되었으며, 신경숙의 [부석사] 같은 단편이 어떤 점에서 이상문학상까지 수상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이제 소설을 읽을 때, 구조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알지 못했던 소설가들을 만나게 된 것은 또 다른 소득이었다. 처음 알게 된 윤정은, 서권 소설가 등은 작품을 찾아 읽어볼 생각을 갖게 되었다. 현재 시점으로 탈북자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오래된 약속] 같은 작품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
    또한 이 책이 아니었다면, [시골무사 이성계]를 남기고 홀연 세상을 뜬, 서권 같은 작가의 존재를 영영 몰랐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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