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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

이코노미스트가 본 근대조선
최성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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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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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9.81MB)
ISBN 9791196793593
쪽수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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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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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를 주 텍스트로 인용하며 개화기 조선의 역사를 그려낸 책 『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에는 당시 제국주의 서구권 국가의 왜곡된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편견으로 해석한 결과다. 게다가 조선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는 일제가 거짓으로 배포한 내용이 상당수 들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왜곡된 시각을 진지하게 분석하는 일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화보-4
『이코노미스트』에 대해서-17
들어가는 글-23

제1장 조선의 개항
조선을 너무나 사랑했던 범죄자, 오페르트의 두 얼굴-31
보이지만 갈 수는 없는 세계 최후의 개방국-39
수천 년을 이어온 중계 무역의 종말-46
◆ 조선의 산은 민둥산-52
◆ 지나치게 유능했던 조선 관료의 부패-56

제2장 서구 제국주의
목표는 완전한 시장 개방-63
아시아 국가와의 통상은 왜 군대 파견으로 귀결되나-70
서구인과 아시아인은 다르다--76
백인의 시대는 끝나간다--84
서양이 패배한 전쟁, 병인양요-89
영국과는 정반대인 일본의 제국주의-94
◆ 부산이 일본의 식민지였다고--98

제3장 조선의 경제
조선의 세관 책임자는 외국인-105
먹고살기 힘든 조선의 수출품, 쌀-111
일본은 조선의 주요 무역 파트너, 그러면 조선은 일본에게 어떤 무역 파트너--117

제4장 청나라와 조선
서양인들은 청일전쟁을 어떻게 예상했나-123
왜 청일전쟁을 한국전쟁이라 부를까-129
일본은 이제 전쟁을 끝내라는 서양의 요구-135
삼국간섭과 일본의 분노-140
일본의 식량 공급지-포모사-145
청나라 이홍장과 서구 열강의 이권-148

제5장 러시아와 조선
아관파천, 두 갈래 길에 놓인 조선의 운명-157
예고되는 러일전쟁-163
러시아의 만주 점령-169
영일 동맹-174
◆ 러일전쟁을 둘러싼 막후 관계-179

제6장 한일 합방
일본의 조선 지배에 대한 『이코노미스트』의 시각-185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192
한일병합-198
◆ 1870년대의 조선과 1900년대의 조선-203

나가는 글-208
연표-212
연도별 사건-213

때는 제국주의의 시대였다. 해외의 식민지가 제공하는 저렴한 원료와 헐값이나 다름없는 인건비를 제물로 삼아 산업의 시대를 먼저 열어젖힌 제국주의 국가 앞에 뒤쳐진 국가들은 보기 좋은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조선은 세계인의 인식으로는 거의 마지막 남은 미개방 국가였다. 이 마지막 먹이를 두고 청나라 그리고 일본의 상인들이 중계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큰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이에 맞서야 할 조선의 상인들은 부족한 자본, 부족한 기술에 정부의 부족한 인식과 부패에 얽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 『조선의 개항』 중에서

조선 관료들은 정보력이 뛰어났던 것 같다. 백성들 중 누가 돈이 있고 없는지, 누가 최근 돈을 벌었는지를 모두 파악했다. 또 돈이 있는 사람의 친척이 누구인지도 알고, 이 사람을 건드려도 되는지 안 되는지도 파악했다. 그런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백성 개개인의 일상생활들을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조선 관료들은 자기 관할 지역의 백성들을 굉장히 많이 아는 편이었다. 조선 관료들은 무능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런 밀착 정보들을 백성들을 착취하는 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 ?지나치게 유능했던 조선 관료의 부패? 중에서

원래 중국에서 발생한 아편전쟁도, 애로우호전쟁도, 일본에서 발생한 사쓰에이전쟁도 서양 군대가 열심히 싸우진 않았다. 보통은 전함에서 대포를 쏘아대는 것으로 전투가 끝났으니 목숨을 걸고 총격전을 하거나 백병전을 할 필요가 없었다. 우월한 장비를 바탕으로 한 일방적인 유린이었다.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이 아시아 등의 국가에서 벌인 전쟁은 대부분 그런 식이었다. 서양 제국주의는 항상 이겼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패한 전쟁이 바로 병인양요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의 패배를 재난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를 서양 힘의 약화를 보여주는 증거로 보았다.
- ?서양이 패배한 전쟁, 병인양요? 중에서

재정 상태는 좋지 않고, 부정부패는 횡행했다. 5백 년을 지탱했던 우수한 관료제와 행정조직은 정권의 비호와 묵인 아래 부패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변질됐다. 전략물자인 쌀은 수출로 새어나가고, 국가의 기본 요소인 농지는 일본인의 것이 되어가고 있으며, 많은 자원이 외국인의 소유로 넘어가는 가운데 국가의 빚은 점점 더 많아졌다. 하지만 당시는 국가의 대부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국가의 주권도, 국가의 경제도 위험한 상황이지만 조선의 지배층이 골몰했던 것은 오직 정권다툼뿐이었다.
- ?조선의 경제? 중에서

이 기사가 실린 1894년 12월은 아직 청일전쟁이 진행될 때이다. 그런데 『이코노미스트』는 벌써부터 전쟁으로 일본이 얻을 이익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선의 독립, 타이완의 할양, 배상금이다. 실제 청일전쟁 후 맺어진 시모노세키조약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준 것도 바로 이 세 가지다. 요동반도도 일본이 차지했지만 러시아, 독일, 프랑스의 삼국간섭으로 도로 토해내게 된다. 결국 이때 『이코노미스트』가 언급한 화평 조건이 실제로도 일본의 전리품이 된다.
- ?청나라와 조선? 중에서

러일전쟁이 아니었다면 아마 러시아가 조선을 차지했을 것이다. 이것은 그 당시 『이코노미스트』, 그리고 서구 열강에서 일반적으로 예측하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될 경우 조선은 러시아의 위성국가가 될 수는 있겠지만 나라가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조선이 위성국이 되든, 식민지가 되든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러시아의 세력권으로 포섭되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러시아의 남하 저지라는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이들은 결국 전쟁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감수하기로 결정한다.
- ?러일전쟁을 둘러싼 막후 관계? 중에서

조선의 국정은 희망이 없는 혼란 상태이다. 정부는 부패했고, 국민들은 노력을 하고자 하는 자극이 전혀 없다. 조선의 화폐 시스템에서는 정직한 거래가 불가능하다. (...) 일본의 통치에 대해서는 『이코노미스트』만이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이런 인식은 일본의 부단한 선전 덕분이기도 했다. 일본은 서구열강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동등한 지위를 얻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열강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국가 목표로 보일 정도였다. 일본은 자기들이 조선에서 이렇게 잘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 홍보하고 광고했다. 자신들의 치적에 관한 자료를 영어, 프랑스어 등 서양 열강의 언어로 만들어서 널리 소개했다.
- ?한일 합방? 중에서

1870년대부터 1910년까지, 『이코노미스트』에 한국인 이름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조선의 왕, 조선의 재무장관 등 직책은 나와도 개인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인에게 죽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만, 그 한국인의 이름이 안중근이라는 사실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을미사

부끄럽지만 마주봐야 할 우리의 참된 역사
영국 정론지 『이코노미스트』가 본 개화기 조선의 모습

“조선은 차라리 외국으로부터 현대적 행정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조선 국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이코노미스트』 1909년 10월 30일자 기사

책이 묘사하는 개화기 조선의 모습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읽기에 불편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행정은 부패하고 권력층은 정권 다툼에만 몰두하며 민중은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린 나라.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주변국들의 정세에 휘말려 운명이 결정되고야 말 허약한 나라가 바로 조선의 모습이었다. 개항 이후 조선의 경제는 일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일본은 가망 없는 조선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손해 보는 투자를 한다고도 했다. 심지어 지배층에 착취당하는 조선 민중에게는 일제의 국권 침탈조차 오히려 약이 될 거라는 신랄한 평가마저 내려버린다. 저자가 친일파라서, 혹은 한국에 억한 심정이 있어 이렇게 적은 것은 아니다. 당혹스럽지만, 이것이 당시 서구 사회가 조선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그 자체였다. 책에서 저자가 메인 텍스트로 인용하는 영국의 정론지, 『이코노미스트』 지가 개화기 조선에 내린 평가이기도 했다.

비단 조선의 기사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이코노미스트』에는 당시 서구 사회가 조선과 중국, 일본 등 동양권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은 병인양요에서 프랑스군의 패배를 보며 훗날 동양인이 자기네와 동등한 무기를 입수할 미래를 걱정하기도 하고, 새로이 함대를 건설한 중국의 모습에서 걱정스런 미래가 드디어 가시화되었음을 지적하며 중국이 서양을 무력으로 몰아내는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청일전쟁으로 드러난 중국 군대의 현실과 일본 군대의 역량을 평가하며, 조선을 둘러싼 러시아, 중국, 일본 간 대립의 결과를 여러 방향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동양인의 잠재력을 두려워하면서도, 끝내 그들은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르다는 차별적 심리를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한다. 동양인은 서구의 우월한 기술을 입수해 휘두를 때만 위협일 뿐, 근본적으로는 열등하다는 제국주의다운 선입견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동양인은 서구의 기술과 문화, 정치를 받아들여 서구화를 이루어야만 비로소 열등함을 벗어던질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보기에 그 가장 큰 성공작이자 모범생은 청과 러시아를 물리치고 조선을 손에 넣은 제국주의의 막내, 일본이었다.

이렇듯 『이코노미스트』를 주 텍스트로 인용하며 개화기 조선의 역사를 그려낸 책, 『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에는 당시 제국주의 서구권 국가의 왜곡된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편견으로 해석한 결과다. 게다가 조선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는 일제가 거짓으로 배포한 내용이 상당수 들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왜곡된 시각을 진지하게 분석하는 일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진실이야 어떻든 그 시각은 당시 서구권 국가들이 조선을 바라보는 시각이었으며, 이들의 협조와 무관심 속에 마침내 국권을 뺏기고 만 당시 조선의 역사에서는 이 왜곡된 시각이 미래의 운명을 결정한 중요한 시각이었다는 것이다.
조선이 빼앗긴 건 근대화 개혁이 아니라 근대화 개혁의 주도권이다

그래도 정작 『이코노미스트』가 보여주는 당시 조선의 모습과 평가를 자세히 살펴보자니, 현실을 파악한다는 기쁨보다는 암울함과 서글픔만이 더욱 더 몰려온다. 변화를 거부하고, 이권과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는 지배층의 모습, 노력으로 성공할 희망조차 버릴 정도로 민중을 착취하는 중간관리들과, 발전은 고사하고 생활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든 기초 인프라, 거기에 우리를 둘러싼 국가들의 야욕과 무관심…. 정말 당시 조선은 답이 안 나올 정도로 무능과 무책임만 가득한, 지배 받아 마땅한 나라였을까? 일제의 지배가 아니었다면 정치와 경제적 발전은 꿈도 꿀 수 없는 후진국이었다는 게 진정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역사적 사실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이 가장 많이 변한 시기는 1960~1990년의 고도성장기도, 1910~1945년의 일제강점기도 아니라 그 이전인 1870년대~1900년대의 30년간이었다며, 한일합방 이전에 이미 이루어지고 있던 우리 사회의 활발한 변화를 이야기한다. 저자가 거듭 강조하지만, “조선이 결국 근대화 개혁에 실패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버렸다고 해서, 조선이 변화하지 않고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평가는 부당하다”. 1870년대 이전의 조선 사람과 1900년대의 조선 사람은 여느 개방 국가의 국민들이 그렇듯 사고방식도 생활도 완전히 달라진 사람들이었다.

1870년대 한양은 해가 져서 타종이 울리면 통행금지가 시작됐다. 남자들은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대신 장옷을 쓴 여자들이 하인을 데리고 한양 거리를 오가며 마실을 다녔다. 이 모습은 한양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주요한 볼거리였다. 그런데 1900년대 한양은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밤거리를 오가는 도시로 변모한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수백 년간의 지엄한 유교 교리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반면 저자는 변하지 않은 것은 따로 있다며, 조선의 부패한 정치, 관료 시스템에 대해 날선 비판을 숨기지 않는다. 실제로 『이코노미스트』든 다른 서구의 문헌이든, 조선 정부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평가만은 늘 한결같았다. 고종은 1863년부터 40년 넘게 조선의 왕으로 군림했지만, 그의 치세의 부정적 특징은 천지개벽하는 세상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거의 바뀌지 않았다. 조선은 근대화에 노력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며 변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1870년대의 조선은 분명 전통 사회로서의 조선이었지만 1900년대의 조선은 이미 근대 사회로서의 조선이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상이 태동할 여지도 충분히 잠재했다. 하지만 “조선 지배층의 의식은 이 기간 동안에도 화석처럼 변하”지 않았고, 그와 함께 변혁의 주도권 역시 우리가 아닌 타국의 손에 들어가 버렸다. 국가의 권한은 주변 국가들의 분쟁 끝에 전리품처럼 하나하나 일본의 손에 넘어갔다. 동시에 의식도 생활도 이미 변화해가던 민중들은 권력을 쥔 일제의 잔혹한 통치 앞에 새 시대를 열거나 외세의 폭거에 저항할 의지마저 차츰 상실해갔다. 한일병합 이틀 전 쓰인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이런 현실을 그저 담담히 고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몇 년간 이뤄진 일제의 가혹한 군국주의 통치는 원래부터 거친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은자의 나라의 국민에게서 반항할 만한 기질과 여력을 모두 빼앗아 가버렸다. (...) “이제 일본은 명목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대륙의 권력자가 됐다.”
- 『이코노미스트』 1910년 8월 27일자 기사
분노를 넘어, 긍정의 역사관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는 조선의 근대를 우리의 시각에서 배운다. 조선의 근대사도 당연히 한국인의 시각에서 배운다. 그러나 스스로가 정리하고 평가한 역사는 자긍심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완벽하게 객관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일본과 중국의 시각으로 조선 근대사를 보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일본과 청은 조선의 근대사에서 제3자가 아니다. 조선의 패권을 놓고 전쟁까지 벌이기도 했다. 게다가 일본은 개항 초기부터 조선 침략을 목표로 했고, 이를 위해 왜곡된 조선의 이미지를 만들어 전파시키기까지 한 국가였다. 편향성과 사실 여부를 떠나 한, 중, 일 모두 지극히 자기 편의적으로 근대 조선을 묘사할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자인 것이다.

반면 『이코노미스트』가 다루는 건 직접적 이해관계자는 아닌 서구 사회의 평가다. 서구 국가들이 전 세계를 좌우하던 제국주의 시대이니 서구 사회의 평가는 곧 전 세계의 평가라고 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록 그것이 일제의 악의적 선전에 의한 결과였더라도 『이코노미스트』가 보는 조선이 바로 대외적으로 비치는 조선의 이미지 그 자체였던 셈이다. 서구 국가들은 바로 그 이미지에 따라 조선 앞에 놓인 현실을 평가했고, 조선이 멸망하는 데 찬성 혹은 묵인을 표했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가 발행되는 영국은 당시 시대의 주류이던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국가였다. 영국이 보는 시선은 곧 당시 세계의 주류가 보는 시선이기도 했다. 복잡한 정세가 얽힌 당시 조선의 역사를 보는 데 『이코노미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퍼즐의 한 조각인 셈이다.

“역사를 모르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라고도 한다. “과거를 아는 것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라는 말도 있다. 물론 역사를 배우는 목적에는 우리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면도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우리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하며 과거의 아픈 속살을 우리 앞에 과감히 드러낸 중요한 이유이다.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이를 통한 미래의 길을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성락

초등학생 때 읽었던 『장발장』에서, 자베르 경감은 착한 장발장을 집요하게 뒤쫓는 나쁜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완역본으로 다시 읽은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 경감은 그저 악당이라고만 부르기에는 복잡한 사람이었다. 그는 경찰로서의 자기 의무에 충실한 사람이었고, 시대의 한 부분을 대표하는 비중 있는 주인공이었다. 요약본인 『장발장』과 완역판인 『레미제라블』은 그렇게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소설 말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원래 경제학과 행정-정책학을 전공했다. 이런 분야에서도 요약본이나 개론서를 읽는 것과 원본을 한 줄 한 줄 읽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 원본이 요약본 등으로 가공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저자의 시각에 따라 변질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이런 경향이 가장 큰 것은 역사 관련 서적인 것 같다.
서점에는 전공자들이 쓴 역사책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비전공자의 입장에서, 전공자가 쓴 역사 분야의 개론서나 요약본은 마치 적힌 내용 ‘모두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쉽다. 박식한 저자가 복잡한 내용을 명쾌하게 정리해놓은 결과물로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된 ‘역사의 상식’이란 것이 과연 진실이었을까 자문해보면 회의가 들 때도 많다. 원전과 완역본을 챙겨 읽게 된 요즘에 와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원래 필자의 전공은 역사가 아니지만, 그렇게 원전을 한 권 두 권 쌓아가고, 질문을 하나 둘 모아두다 보니 어느덧 역사 관련해서 3번째 책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원전도 만능은 아니다. 원전도 나름의 시각을 독자에게 강요한다. 다만 현대에 만들어진 책의 시각과는 달리 원전이 강요하는 시각은 현대가 아닌 그 시대의 시각이라 사료적 가치가 있다. 원전을 읽는 것만으로 세상에 대한, 특히 역사에 대한 객관적 진실을 알고 구성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독자로서는 역사를 보는 시각과 관점을 늘려간다는 점에서 마냥 비관할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역사를 찾아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이 역사의 즐거움을 찾고 역사의 다양한 시각, 관점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의 첫 책은 드라마 〈오로라 공주〉로 보는 한국 사회 대중심리를 연구한 『우리는 왜 막장드라마에 열광하는가』이다. 그 뒤 『경영학은 쉽다』라는 경영학 입문서를 집필하고 『대한민국 규제백과』,『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로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짚었다. 한때 사학도를 꿈꾸었고, 경영학 교수가 된 뒤에도 『조선왕조실록』 400권을 완독할 정도로 역사를 향한 변함없는 열정은 『말하지 않는 한국사』와 『말하지 않는 세계사』의 집필로 이어졌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Assist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양미래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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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
    이코노미스트가 본 근대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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