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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분야 : 역사/풍속/신화 > 역사일반
  • 저자 :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 정미나옮김
  • 출판사 :을유문화사
  • 2018년 06월 30일 출간 (종이책 기준)
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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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바다 그리고 사람. 우리가 놓치고 있던 새로운 인류의 문명 이야기!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고고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이 지금까지 다루지 않은 소재, 즉 바다와 고기잡이로 인류사를 새롭게 본 책이 을유문화사에서 나왔다. 고대의 3대 식량 획득 방법은 채집, 수렵, 고기잡이다. 인류가 발전하면서 채집은 농경으로, 수렵은 목축으로 바뀌었으나 ‘고기잡이(fishing)’는 유일하게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이 직접 항해할 만큼 바다를 좋아하는 브라이언 페이건은 고고학계에 몸담은 이후로 50년 넘게 바다에 관심을 가져왔고, 드디어 학계에서 그동안 놓쳤던 ‘바다와 고기잡이’가 인류를 어떻게 바꾸고 먹여 살렸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발굴한 대작을 내놓았다.

인류가 연안과 강어귀, 호수, 강 등에서 뛰어난 적응력과 기회주의식 고기잡이를 선보이며 살아간 이야기, 수천 년 동안 문명을 꽃피우고, 도시를 먹여 살리고, 세계를 이어준 어부와 고기잡이 이야기, 로마 제국의 붕괴라는 사회적 변화와 중세온난기라는 환경적 변화 속에서 어부들은 어떻게 적응하였고, 이후 인류는 바다를 어떤 방식으로 오늘날까지 이용해 왔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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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1. 풍성한 바다

제1부 기회주의적 어부들
2. 시초
3.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4. 조개를 먹는 사람들
5. 빙하시대 이후 발트해와 도나우강
6. 줄무늬가 있는 토기를 쓰는 어부들
7. 위대한 여정
8. 태평양 북서부 연안의 어부들
9. 에덴동산의 신화
10. 칼루사족: 얕은 물과 해초
11. 대물 물고기가 등장하다

제2부 얕은 물의 어부들
12. 파라오를 위한 배급 식량
13. 지중해의 고기잡이
14. 비늘 달린 무리
15. 물고기 먹는 사람들
16. 에뤼드라해
17. 잉어와 크메르족
18. 안초비와 문명

제3부 풍요로움의 종말
19. 바다의 개미
20. 바다의 소고기
21. “고갈될 줄 모르는 만나”
22. 고갈
23. 무한한 바다?

감사의 말
용어 풀이
주 및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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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부와 어부가 잡은 물고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곡물을 재배하기 전까지 인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식량을 획득하였다. 바로 사냥, 채집, 고기잡이다. 이중에서 사냥과 채집은 인류가 발전하면서 각각 인간에게 길들여진 형태인 목축과 농경에 그 자리를 내 주었다. 하지만 고기잡이만은 200만 년 넘게 식량 획득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식량원으로서 의존도가 높아졌다.
브라이언 페이건은 “인류가 야생에서 최후에 기댈 만큼 중요한 식량원은 역사적 관점으로 다가가 볼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 이는 우리가 식량원으로서 물고기의 역할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오랜 역사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 하나가 단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잡이를 이끈 어부와 어부 사회는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어부들은 바다에서 쌓은 견문을 가슴에만 묻어 두었고, 무명의 존재로 조용히 살다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어부의 역사를 쓰려면 비전(秘傳)되거나 한정된 출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기잡이 역사의 상당 부분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과 함께 사라졌다. 어부들은 자신의 운명과 고통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거칠고 걷잡을 수 없는 세계에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람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이유도 바로 “그런 어부들이 현대 세계가 세워지는 데 어떻게 이바지했는지 보여 주고 싶어서”라고 한다.

인류사가 지금껏 놓친 바다와 바다 사람들, 세계 4대 문명 뒤에 숨은 이야기를 만난다

어부와 어부가 잡은 물고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파라오는 기자(Giza)의 피라미드를 세우지 못했을 테고, 캄보디아의 그 웅장한 앙코르와트 사원도 현재와 같은 위용을 뿜지 못했을 것이다. 페루 북부 연안에 있는 모체(Moche)의 왕들은 연안의 안초비잡이 어부에게 크게 의존했는데, 만약 그 어부들이 없었다면 황금으로 뒤덮인 장엄한 국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초기 문명은 대부분 강어귀, 호수, 연안 아니면 대양에 접근하기 쉬운 자리에서 꽃피었다. 왜냐하면 작은 무리에서 마을, 도시, 제국, 국가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을 먹여 살릴 식량이 중요한데, 강어귀나 호수 등은 어부들이 식량원을 지속적으로 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시 외곽에서 바닷사람들이 물고기를 대 주지 않았다면 수많은 고대 문명은 아마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피싱』은 취미가 아닌 생존 활동으로서의 고기잡이 역사를 통해 고기잡이가 농경에 필적할 만큼 인류의 문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펼쳤음을 보여 준다. 아무리 고고학계의 거장이라 하더라도 읽고 쓸 줄 모르던 옛 어부들을 파헤치기는 어려웠을 텐데, 80대 노(老)학자는 평생에 걸쳐 세계의 주요 유적을 둘러보고, 고고학, 인류학, 역사, 해양생물학, 고기후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고기잡이 역사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바다와 고기잡이’라는 새로운 렌즈로 인류의 역사가 그동안 놓친 이야기를 세상에 선보이며 말한다.
“나는 내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평생에 걸쳐 이 책을 작업해 왔다. 어부와 배들 근처를 평생 맴돌면서 나의 뇌리 한 편에서는 이 이야기를 엮으려고 조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 이 책은 고고학 및 역사부터 고기잡이 전략, 고기잡이용 덫, 연체류 채집 같은 신비한 세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다소 비학문적 분야를 두루두루 바탕으로 삼았다. 이런 자료를 재료로 삼아 복잡하게 뒤얽힌 역사의 퍼즐을 짜 맞추는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다.”

농경과 목축이 인간의 정착을 이끌었다면 고기잡이는 교역ㆍ탐험ㆍ이동하는 삶을 자극했다

인류사에서 농경과 목축이 인간에게 정착 생활을 부추겼다면 고기잡이는 탐험, 교역, 항해 등 인간의 이동 생활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다. 물가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은 물고기나 조개 등 바다 식량원이 고갈되거나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부터 식량처가 훼손되면 풍요로운 어장을 찾아 계속 이동했다. 또한 고기잡이에 수반된 기술, 그중에서도 배와 관련된 기술은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고 대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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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브라이언 M. 페이건
저자 : 브라이언 페이건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현재 캘리포니아대학 고고학과 명예교수다. 세계적인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로 손꼽히는 저자는 그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고고학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그의 역사 강연과 집필은 항상 인기가 많고, 세계적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 그는 여덟 살 때부터 배를 탔고, 영국 해협과 북해에서 유람 항해술을 익히기도 했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1979년에 쓴 『캘리포니아 중남부에서의 유람 항해 가이드The Cruising Guide to Central and Southern California』는 지금까지도 권위 있는 항해 지침서로 널리 읽히고 있다.
그 밖에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뜨거운 지구, 역사를 뒤흔들다』, 『크로마뇽』, 『위대한 공존』, 『인류의 대항해』, 『바다의 습격』 등 수많은 책을 썼다.

역자 : 정미나
출판사 편집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퀘스트』, 『스피치 세계사』, 『평균의 종말』, 『인생학교』 시리즈(시간 편, 정신 편, 섹스 편), 『작가와 술』, 『놀랍다! 탐험과 항해의 세계사 7』, 『스캔들의 심리학』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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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미진진 인문학
    • 평점 5점 만점에 4점
    • tyc*******
    • 2018.07.06


    요즘 예능 하는 낚시가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찍고 있다


    요즘 예능 하는 낚시가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찍고 있다. 태어나서 낚시라곤 밖에 해본 적이 없고, 낚시대의 모르는 나는 항상 프로그램을 보며 궁금했었다. 대체 낚시가 주는 재미는 뭘까. 낚시가 뭐길래?


    책을 펼쳐든 것도 사실 단순 호기심이었다. 낚시로 풀어낸 인문학이라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자는 속셈이었다. 사실은 가벼운 책은 아니었지만ㅎㅎㅎㅎ(두께도, 내용도!)


    테마를 잡아 역사를 기술한 점도 신선했고, 테마가 고기잡이라는 것도 신선했다. ’고기잡이 인류역사에 이런 영향을 주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해봤기에 읽는 내내 흥미 진진했다. 두께가 있는 편이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역사의 핵심만 짚었다고 생각하면 두꺼운 편도 아니라 생각이 든다.


    혼자 읽기 보다는 북토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거나 여럿이서 읽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회식으로 스시나 생선구이 요리를 먹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 인간, 바다 그리고 물고기 《피싱 Fishing》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zzo******
    • 2018.07.06

    한권의 책은 책을 쓴 작가의 욕망 혹은 소망을 드러내는 행위의 증거이다. 저자는 《피싱》을 통해 바다와 낚시가 재평가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 어마어마한 걸 뭍으로 드러냈으니 욕망의 스케일은 말다했다.

     

    한권의 책은 책을 쓴 작가의 욕망 혹은 소망을 드러내는 행위의 증거이다. 저자는 《피싱》을 통해 바다와 낚시가 재평가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 어마어마한 걸 뭍으로 드러냈으니 욕망의 스케일은 말다했다.


     

    IMG_7765.jpg


    최초의 물고기잡이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 고인 물에 갇힌 생선을 잡아먹는데서 출발한 낚시는 직접 포획을 나서면서부터 크게 달라진다. 해안가를 따라 분포되어 있는 잡기 쉽고 영양가 있는 먹이는 최초의 인류에게 절대적인 존재였다.

    주거와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았던 인류에게 어류는 위로마저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해안가 너머 드넓은 바다에서 희망을 보았고, 누군가는 이를 행동으로 옮겨 물고기를 낚았다.

     
    바로 잡아서 날 것 채로 먹다, 구워먹고, 쪄먹다가 건조시키고 훈제하는 기술이 생기면서 생선은 더 멀리까지 옮겨질 수 있었다. (염장은 인류가 유럽, 아시아로 퍼져 나가면서 생겼다.) 문명의 발달로 생선이 상품이 되면서 사람들의 삶이 달라졌다. 일은 분업화됐고 생선은 부유층에게, 도시로, 전쟁터로 퍼져갔다.


    "피라미드를 세웠던 장인, 사제, 평민 들은 빵과 맥주 그리고 나일강에서 잡아 말린 수백 만 마리의 생선으로 연명했다. 이런 식량은 철저한 배급 과정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또 다른 노동층이 생겨났다."


    어부들은 건기와 우기, 알을 낳으러 돌아오는 주기를 수차례 경험하며 계절을, 시간을 읽어나갔다. 도구와 미끼를 사용하고, 배를 만들고, 생선 기름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벽돌책을 쓴 저자조차도 누가, 어디서, 언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장신구.

    장신구를 처음 만든 사람은 아마 남자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여자에게 "내 널 평생 배곪지 않게 해 주겠다!"는 당대로썬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방법의 프로포즈 도구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

    셀프도 가능했겠지만, 위험이 도처에 널려있던 당시의 생활양식을 봐선 멋부림은 미친 짓에 가까웠을 것 같다. 그리고 목걸이든 뭐든 만들려면 도구와 기술이 필요했을텐데 기술도 힘도 남자들이 우세했을테고, 훗날 귀족들에게 옮겨간걸 보면 결혼 혼수로나 받을 수 있었을만큼 귀했던 것이었겠다.는 나의 순전한 상상력에서 나온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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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바다, 낚시는 무한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두려운 존재인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바다, 낚시와 닮았다. 낯선 세계를 들어다보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 낯선 단어의 설명을 읽으며 두근거려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용어 설명이 아주 잘 되어 있다. bb)

    450쪽을 넘어가면서부터 나온 암울한 어업 현실에 잠시 울적해지긴 했지만, 다분히 학구적인데 단순한 구석이 많은 성격인 사람인지라 가마우지 낚시법(물고기가 물고기를 낚는!) 하나에도 즐거움을 감출 수 없어 아이에게 아는 척 해야 했다.

    이 두꺼운 책을 눈 앞에 두고 할 소린 아닌 것 같지만 어쩐지 무한한 상상이 가능한 글 없는 그림책을 한 권 본 기분이다. 글이 많은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책이 무거우니 꼭 독서대를 이용하시길. :)
  • 농경과는 다른 포획의 역사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und*******
    • 2018.07.02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월요일 새벽 세 시였고 지금은 네 시 이십분이다. 책을 다 읽자마자 노릇한 삼치구이를 곁들여 소주 한 병…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월요일 새벽 세 시였고 지금은 네 시 이십분이다. 책을 다 읽자마자 노릇한 삼치구이를 곁들여 소주 한 병을 못 견디게 마시고 싶어졌고 삼십 분간 근처의 24시간 생선구이집 따위를 검색했으며(있을 리가 없잖아! 동태탕도 아니고!!) 삼십 분간은 이불에 누워 잠을 자려 안간힘을 썼다. 안간힘을 쓰며 생각했다. 왜 난 지금 생선구이를 먹으면 안 되는가. 대회나간다고 감량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일 아침 출근해야 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1분 거리의 gs25에선 가끔 간편 삼치구이를 팔고, 냉동실에는 훈제연어가 있다(훈제연어 구이도 조금 짜지만 먹을 만 하다). 결국 수면에 실패한 채 네 시에 일어나 gs25에 갔고, 삼치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돌아와 훈제연어를 구웠다. 새벽 네 시 이십분, 구운 훈제연어에 소주를 마시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나는 인문서를 읽고 안주를 생각하는 나를 후려갈기고 싶다. 일단 훈제연어를 다 먹고 갈겨보겠다.

     

    어린 시절 할머니댁이 충남 태안에 있었다. 읍내도 아니고,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다니는 깡촌이었다. 할머니댁에서 나와 왼쪽으로 오 분 걸어가면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나왔고, 오른쪽으로 삼 분 걸어가면 돌과 바위가 가득한 바닷가가 나왔다. 차례상 위에 육고기라곤 말라비틀어진 산적밖에 없었지만 생선은 넘쳐났다. 꼬리와 머리가 구분가지 않는 못생긴 아이들, 손으로 죽죽 찢어 먹으면 고릿한 손 냄새가 이틀은 가는 아이들. 내 세대는 듣도 보도 못했을 생선과 조리법들을 어려서부터 당연한 듯 보고 자랐다(이 동네 사람들은 생선 머리, , 꼬리를 발효시킨 후 하얗게 고아 먹는다. 어촌 버전 곰탕인 셈인데, 도시 아파트에서 끓이면 냄새 때문에 항의가 들어온다). 생일이 되면 할머니가 직접 딴 자연산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여 먹었는데, 마트에서 파는 미역과는 자체가 다른 느낌이었다. 반투명한 빛깔에 혀에 얹으면 그대로 녹으며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씹지 않아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 ‘바다의 풀이라기 보단 차라리 아주 부드러운 멍게 같은 식감의 자연산 미역을 먹었다. 그땐 그게 그렇게 귀한 것인지도 몰랐지만. 이제 다시는 먹을 수 없지만.

    지금 내 나이대의 친구들 중에서 해산물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걸 생각하면 어촌에 익숙한 나는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육고기보단 생선이지.

    생선이 가지는 매력 중의 하나는, 저자인 브라이언 페이건이 이야기했듯 그것이 인간의 기회주의적 속성에 기댄산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양식되는 종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현대사회에서도 생선은 포획되는대상이다. 우리가 소나 돼지를 사냥해서 먹어야 한다고 상상했을 때 오는 막연함과 절박함이, 기원전에서부터 생선을 대상으로는 당연시되어왔던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마 지금까지도 물고기라는 식량을 더욱 흥미롭게(혹은 입맛을 들이기 함들게) 만드는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그 속성 때문에, 기회를 잡아 포획해야만 누릴 수 있는 속성 때문에 다른 식재료와는 조금 차별화된 방식으로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 발전해온 방향을 논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안데르탈인, 국사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조개무지, 발트해와 도나우강, 이집트, 지중해, 크메르족, 아메리카 대륙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아우르며 어획이라는 키워드로 인류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무엇보다 쉽고 재미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사흘만에 모두 읽을 정도. 번역 또한 난해하지 않고 매끄럽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문서의 미덕이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아마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는 매우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까도 이야기했듯, 사람의 의도대로 성장하고 얻게 되는 식재료와, 생선처럼 운이 좋아야얻을 수 있는 식재료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의 삶과 인류의 발전은 전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종족별로, 연대별로 다른 생선 포획 방법에 대한 상세한 안내도 매우 흥미롭고, 가끔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 매력적인 인문서의 후반부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바다의 위기로 결말지어진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페이건은 어장량을 회복하려면 전세계가 아직까지 유례없는 높은 수준의 정치적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일갈하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쩌면 한두세대 이후 우리의 자손들은 해산물의 기름지면서도 상쾌한 바다 맛을 모르게 될 수도 있다. 절망적이다.

     

    딱딱하지 않은 인문서, 흡인력 있는 인문서로 추천한다. 실은 저는 앞으로 글을 쓸 건데 이런 책도 많이 읽어서 최대한 많은 글감을 얻고 싶습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출판사에서 책을 받았다. 정말 거짓된 이유다, 나 자신이 가증스럽다, 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얻은 정보로 습작을 두 편이나 썼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 피싱:인간과 바다 그리고 물고기 / 브라이언 페니건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dkr*****
    • 2018.07.02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을유문화사에서 「피싱」/브라이언 페니건 서평단으로 채택되어 읽게 되었다. 
    내심 기대가 있었던지라, 고고학자인 저자가 어떤 시각으로 바다에 대해, 그리고 문명과 세계사에 대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중점으로 두고 읽어보았다.

    본 책은 일종의 수렵, 고기잡이, 어부들의 고고학 사적인 이야기이다. 뒤표지에 '너무 얕지도, 너무 깊지도 않은 딱 적절한 학술적 깊이로(...) 여러 사회의 발전에 고기잡이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펼친 과정을 흡인력 있게 풀어내 주고 있다. - 「카커스리뷰 Kirdus Reviews」

    책 뒤 겉표지에서 가장 공감이 되는 리뷰였다. 기본적으로 바다에 대한 관심이나 역사, 세계사, 문명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교양서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의 차례는 1. 기회주의적 어부들 2. 얕은 물의 어부들 3. 풍요로움의 종말로 크게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붙여본 소제목을 소개해보자면, 1. 기회주의적 어부들 - 구석기시대부터 수렵으로 시작된 문화 2. 얕은 물의 어부들 - 도시 문명 발달의 원동력, 고기잡이 3. 풍요로움의 종말 - 어업과 근대사회이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3. 풍요로움의 종말이 제일 익숙했고, 익숙했기 때문에 읽기 쉬웠다.)

    본 도서는 과거부터 시작된 고기잡이의 방법과 어떤 고기를 잡았는지, 그로 인해 어떻게 문명 발달에 기여하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문명사에 대한 궁금증이나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어우러 보기에 좋은 책이다.
    물론 문명이나 세계사, 아울러 고기잡이에 대한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읽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번 읽어보고자 한다면 개인 적인 팁 하나를 제안해보고 싶다. 

    때는 176만 년 전이고, 장소는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이다(지도 1 참조). 물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는 호수는 쨍쨍한 햇살을 받아 반짝하고, 오후의 뙤약볕 아래에서 해안선은 날마다 뒤로 물러나고 있다. 단신의 호미닌족 무리는 물이 빠르게 줄어들어 웅덩이 안에 갇힌 메기를 주시하면서 수심이 얕은 물가를 따라 조심조심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악취에 아랑곳하지 않고 뭍으로 밀려나와 진흙탕에 뒤범벅되어 썩어 가는 메기에게 접근 중이다. 한 남자가 물속으로 재빨리 손을 뻗어 포동포동한 메기 한 마리를 붙잡는다. 뒤이어 다른 남자가 마른 땅바닥에 메기를 능숙하게 내던지자 한 동료가 묵직한 막대기로 메기의 숨통을 끊는다. 무리 중 몇 사람이 다른 웅덩이로 향하더니, 가만히 서서 발끝까지 물고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잠시 후, 물고기의 꼬리가 드러나자 숙달된 솜씨로 물고기를 붙잡아 올려서 또다시 마른 땅으로 내던진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는 뙤약볕에서 금세 썩는다는 사실을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아는 터라, 호미닌족 무리는 물고기를 바로 토막 내어 날것 그대로 입안에 쑤셔 넣는다. 이때 하이에나와 자칼이 썩어가는 물고기 찌꺼기를 먹으려고 어슬렁어슬렁 다가온다.  p.54 본문 인용 

    이런 장면들을 먼저 읽으며 상상해 보는 것이 개인적인 제안이다. 
    위 본문의 인용 내용을 보면, 다큐멘터리에서 재구성한 것처럼 단순히 어떤 설명과 나열이 아닌 상황에 대한 재구성으로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덕분에 이런 장면 재구성을 읽어보면, 뒤에 펼쳐진 내용들을 기대하며 읽어나갈 수 있다. 

    출처 : 본 도서 p.57 지도 1.









    상황 설정을 읽고 나서 지도도 함께 곁들인다면, 이해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오래된 해양과학소설 「메그」가 떠올라서였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메그는, 실제 멸종된 메갈로돈이 인간이 갈 수 없는 심해에 살아 있는 것을 설정으로 한 리얼리티가 뛰어난 해양과학소설이다. 
    **메갈로돈(Carcharocles megalodon)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했으리라고 여겨지는 육식성 상어로 신생대의 대표적인 화석



    메갈로돈은 메그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심해로 내려가는 잠수정을 타고 내려간 박사가 사고로 인해 해수면까지 메그를 끌어올리면서 생긴 사고와 수습 과정을 그린다. 영화 <죠스>가 떠오르는데, 고고학적인 배경이 탄탄한 메그는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궁금증을 안겨준다.
     
    메그에서 멸종된 해양 포식자 메갈로돈의 뼈를 가지고 연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인디아나 존스>시리즈 다음으로 고고학에 흥미를 붙인 장면이었다. 본 책 피싱에 대한 애착을 형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준 메그도 혹시 읽어볼 수 있다면, 재미있는 독서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본 책으로 돌아가서, 피싱을 읽으며 바다에 대한 한층 더 깊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세계사나 문명사에서 돈, 권력, 전쟁과 같은 관점이 익숙한 나에게 '고기잡이'를 통한 인류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이공계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문명사를 또 다른 분야로 접할 수밖에 없다. 어떤 자료를 보아도 자료의 주체적인 관점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개인적인 경험이었다. 그래서 인간이 오래전부터 탐구하고 더불어 살았던 해양과 해안의 생태계에 대해 과거의 흔적부터 찬찬히 정리한 책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내가 더 다양한 책을 아직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든 생각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고기잡이의 방식과 어종에 대한 설명이 많은데 어종 관련 사진이 있었다면 아이들에게도 설명하기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책의 분량이 더 많아지게 되면 압도되는 양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테지만, 지도보다 흥미 있는 그림이 되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학술적인 서적에 낯선 독자라면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또 다른 교양적 관점과 개인이 가진 세계사적 관점을 접목시킨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본 리뷰는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dream_story_cm)에 업로드한 글을 중복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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