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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

만렙 집돌이의 방구석 탈출기
김재주 지음
한국경제신문

2018년 10월 29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9월 14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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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51MB)
ISBN 9788947595698
쪽수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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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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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가 방에서만 보낸 시간이다.
사람들은 나를 ‘은둔형 외톨이’라고 불렀다.”
10년간 방 안에서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다가 밖으로 나온 한 사람의 에세이. 방을 나오고 집 밖으로 나서는 자연스러운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버거웠던 그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방에 들어온 걸까’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하면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한 저자의 고백이다. 감히 10년의 구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마치 이 책을 써내기 위해 그간 수련을 쌓은 듯 자신과 세상에 대한 예리한 관찰, 궁상과 비루함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재치, 처절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유별난 사람일지 모르는 그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피식피식 웃다가 마음 한켠이 먹먹해지는 건 왜일까. 우리 모두 외로움과 힘겨움을 짊어진 채 각자의 경기를 치르고 있기 때문일까. 저자가 풀어내는 진솔한 말이 예외적인 이야기이자 동시에 보편적인 이야기인 이유다.
프롤로그: 분명, 이런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텐데

1부 방 안에 끼인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전철 자동문|소름 끼치는 명함|워크숍 가는 길|건너편 청년|어머니의 속옷|십덕후|방구석MSG|1분이면 족해|날 보러 와요|3만 원짜리 고객|않으니까|방의 말|4978|그 형|색약|십덕후 2|십덕후 3|눈치 게임|부러웠습니다|데이|늙어버린 젊음|사진|자각|방에 갇힌 나는 문제가 있다|만남의 광장에서의 10분|많이 늦었으니까|고치|은둔자|소멸의 순간|독거노인

2부 어쩌다 히키코모리가 되어
“와타시와 히키코모리 데스”|구룡포 해수욕장|벌레로 변한 세일즈맨 그레고르|드래곤볼|장래희망|바로 나였다|어른 아이|분갈이|사소함의 조각|그년놈들: 재주가 재주에게|추천받은 삶 1: 직장 비긴즈|추천받은 삶 2: 다크 세일즈|추천받은 삶2.5: 중간관리자|추천받은 삶 3: 인내심라이즈|추천받은 삶4: 중국에서 찾은 꿈?|추천받은 삶5: 어쩌다 히키코모리가 되어|씁쓸한 미식가 시즌 10|해보면 안다|난 지금 누구에게 말하는 걸까|비보호좌회전|연금술사|시크릿|그래서 늘 방 안이야|영화의 숨은 뜻|욕|대화PART 1|대화PART 2|대화PART 3|대화PART 4|대화PART 5

3부 멀리서 보면 비극, 가까이서 보면 희극?
당신은 절대 야동을 이길 수 없다|배다른 형제들|백수의 피서지|쌍벽의 만남|미니 추리소설: 밀실 은둔 사건|신발|내게 너무 무거웠던 그녀|문화서로77길|혼연일체|모임의 목적|왕따|공인인증서|트렌드세터|절대 권력자|거짓말|재주의 반주|연습|혼자가 편하다|조카의 가르침|간지 나는 아침|운동|헛된 희망|방 탈출 게임|타임머신|창피함|16,540분을 보고 배운 것|척척 박사|내방에 사는 사람들|이모|워커홀릭|사치|진격의 거인|하찮은 사연|혼잣말|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Color

4부 어느 날 방문을 열고 나오며
간주 점프 금지|자존감 교실|SK 와이번스|열두 척의 배|노 답? No Doubt!|B급 인생|전철 손잡이|무한도전|기한의 증거|내딛고, 레디 고, 렛 잇 고|희망|컬링|안녕하세요|공통점|봉투 네 장|이미 늦었는지도 모르지만|롱테이크 기법|대항해시대|제공|키보드|ㅇㅈ?|정신차릴 지혜|세 가지 장애물|경고|큐브|휴게소|자기 최면|맛집|운전병

에필로그_어제의 이야기이자 오늘의 이야기

외톨이들은 혼자일 때는 외롭고, 함께일 때는 초조하고 불안하다. 결국 차악인 외로움을 선택한다. 사방이 차단됐으니 그들은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다. 밖으로 나온 지금이야 ‘그들’이라 부르고 있지만, 그 안에 있을 때는 세상에 이런 유형의 인간이 오로지 나 하나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지독하게 외로웠다. 그 믿음이 참담했고 스스로를 고립되게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분명 이런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텐데. 나는 찾아봤다. 스스로를 사회에서 격리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한두 권쯤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을 위로하는 책은 없었다.
나뿐만이 아닐 텐데,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세상에 수없이 많을 텐데….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프롤로그: 분명, 이런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텐데], 4쪽

“지금 흘리는 땀이 10년 뒤 나의 명함이 됩니다.”
예전에 이런 멘트가 나오는 공익광고가 있었다.
은둔자 생활을 할 때 늘 이 멘트가 거슬렸다.
그럼 나는 뭐란 말인가? 무더운 여름 날 방문을 닫고 그 안에
서 종일 게임과 야동을 보며 흘리는 땀밖에 없는데, 10년 뒤 무슨 명함을 갖게 된다는 거야?
이렇게 생각한 적이 수도 없다.
소름끼치게도 10년 뒤, 나는 정말 ‘은둔자’라는 명함을 획득할 수 있었다.
-[소름 끼치는 명함], 12쪽

“죄송합니다. 커피를 사본 적이 없어요. 사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조금 있어 커피를 부탁했던 사람이 왔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커피도 사기 싫어하는 짠돌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출발하는 차 안에서 그가 물었다.
“재주 씨, 아까 보낸 문자. 커피를 사본 적 없다는 거. 그게 무슨 말인가요?”
차 안에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잠시 뒤, 그는 편의점 앞에 차를 세우고 내게 커피 사는 법을 알려줬다.
-[워크숍 가는 길], 85쪽

고모는 부평에서 꽤 잘나가는 미용실 원장님이다. 조카 된 도리로 한 달에 한 번은 찾아가서 커트나 펌, 염색 등을 번갈아 한다. 일종의 바깥 세상 체험이다. 커트 1만 5,000원, 염색과 펌이 각각 5만 원이다. 사실 조금 버겁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어머니의 심부름 용돈을 열심히 모은다.
(…) 1년에 두 번. 반드시 가야 하는 날이 있다. 바로 명절 전이다. 구정과 추석 전에는 친척 어른들에게 방구석 폐인인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정말로 세련되게 꾸며야 한다. 잠깐 동안 페이크를 쓰는 것이다. 그 외 열 달은 별 의미가 없고, 돈도 좀 아깝다.
왜냐고?
밖에 나가질 않으니까.
-[않으니까], 31쪽

은둔자였을 때 나는 나를 탐구한 것이다. 나를 성찰하고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누구보다도 신중하게 이상과 목표를 찾아갔던 것이다. 그 시간이 길었지만 결국은 치유됐고, 온전한 내 모습으로 조심스럽게 완성해나갈 것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했던가?
내 멋대로 해석한 것이지만 굳게 믿어보련다. 은둔자의 의미를….
-[은둔자], 66쪽

단순히 집에 틀어박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만 히키코모리일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낮아진 자존감에 심하게 외로움을 타는 사람, 스스로 나약하다고 자책하며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어 숨으려는 사람, 타인에게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남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은밀히 숨어드는 그들만의 공간이 있다면, 그곳이 집이든 차든 상관없이 그들 또한 히키코모리라고 생각한다.
방에 있는 시간이 제일 많았지만, 타의로라도 사회생활을 하려 노력했다. 그랬다고 해서 은둔의 삶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잠시 착각은 했다. 사회로 나오고 사회의 일원이 됐다고 믿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중력에 이끌리듯 방으로 다시 끌려 들어왔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웜홀처럼 방으로 들어왔더니 시간이 휙 지나가버렸다.
혹시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보인다면 ,도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을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었으면 한다. 10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10년을 그 안에서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나름의 사연이 있고, 상처가 있다. 상처가 너무 아픈 것뿐이다.
-[“와타시와 히키코모리 데스”], 74쪽

그런데 얼마 전, 친구 J가 술이 얼큰하게 취해 뜬금없이 나에게 추억의 질문을 던졌다.
“넌 장래 희망이 뭐냐?”
나는 한참 생각하다 “지금이 장래 아니냐?”라고 나름 멋들어지게 받아쳤다.
친구 J는 순간 움찔 놀라면서도 지기 싫은 듯 이렇게 받아쳤다.
“그러네. 우리에게 장래는 지금이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너 장례 치를 때까지 이러고 살면 어떡하냐.”
-[장래 희망], 87쪽

희망이라는 돛이 꺾인 채 절망이라는 바다를 표류하던 놈.
바로 나였다.
‘땀 흘리지 않는 자,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
그래서 눈물을 흘린 놈.
바로 나였다.(…) 난 여태껏 변명의 여지를 남기는 행위만 해왔다.
그게 바로 나였다.
-[바로 나였다], 88쪽

“전 별거 있는 사람입니다. 히키코모리라고요! 이런 저를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배울 게 있다면 억지로라도 배우세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을 멋대로 멋지게 해석해주세요. 어떤 단어나 말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것을 절대 놓치지 말고 메모라도 해가세요. 저는 저만의 사소한 조각들의 총합입니다!”
-[사소함의 조각], 93쪽

“사실 이런 것들 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속 시원히 말하면 서로 깔끔하게 이해되고 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또 다른 방면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나를 방으로 이끈 이유 전부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분명 게으름이나 나태, 게임과 야동 중독, ‘이대로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이한 생각도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10년이나 이러고 있었던 것은 비겁한 핑계와 변명 때문이라는 것을.
‘커다란 이유가 있을 거야’ 하고 기대하신 분이 계셨다면 죄송하다. 이게 솔직한 답변이자 진심이다.
어쩌다 보니 편하고 안전한 장소인 방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 생활을 즐겼다. 그렇게 히키코모리가 되었고,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추천받은 삶 5: 어쩌다 히키코모리가 되어], 111쪽

나는 미식가였나 보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모님 등골을 빼먹고 있으니….
-[씁쓸한 미식가 시즌 10], 113쪽

친구들이 저녁 일곱 시에 대학로에서 만나 술을 먹자고 한다.
인천 밖으로 안 나가는 나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준다고 한다.
“대학로가 어디야?`”
“성균관대 근처야.”
“거기 역이 있어?`”
“어.”
난 시간 맞춰 성균관대역으로 향했고, 친구들은 혜화역으로 향했다. 성균관대역에 도착한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대학로가 어디인지 물었다.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알았다. 수원에는 대학로가 없다는 것을.
나는 왕따당한 걸까? 왕따시킨 걸까?
-[왕따], 161쪽

언제부터인지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가 돼버렸다.
‘방에만 있는 나는 안전한 건가? 그렇겠지?’
그렇게 하나둘씩 둔감해진다.
-[미세먼지], 164쪽

찾아 나서면
쉽게 목격되지 않지만
이쪽저쪽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더 자주 목격되고 싶은
내 꿈은 UFO.
-[UFO], 164쪽

나는 지금부터 2절을 부르려 한다. 나와 같은 노래방에 있다면
정지 버튼을 누르지 말아달라.
이 곡만은 끝까지 부르고 싶으니….
-[간주 점프 금지], 208쪽

우리는 모두 백마흔여덟 번 마음의 상처를 받고, 남은 자존심과 마음까지 크게 다칠까 공포심과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열두 척, 세상을 피해 도망만 다니는 내 안의 바닷속 어딘가 있는 이 열두 척의 배. 내가 죽기를 각오하고 목표를 향해 세상이라는 녀석과 한 번 부딪쳐 싸워볼 만한 무기.
내게 열두 척의 배는 시간과 같았다. 열두 척의 배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 배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게임과 은둔의 생활로 도망치지 말자. 열두 척의 배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 이제 나만의 열두 척을 꺼내자. 결심해본다. 저 멀리서 장군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열두 척의 배], 215쪽

나의 희망은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몇 분은 감히 네 놈 따위가 희망을 운운한다고 질타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희망이란 녀석이 원래 부유하고, 건강하고, 정상적인 사람들보다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인다. 오히려 희망이 먼저 찾아올 때도 있다.
-[희망], 229쪽

비슷비슷한 노래를 들으면서 20분을 걷다, 전철을 20분 타고, 여전히 흥이 나는 노래를 따라 불러가며 전철을 바꿔 다시 30분을 내달린다. 짜증 나는 신도림역에서 마지막으로 전철을 옮겨 타 다시 30분을 가면 목적지에 도착하고, 이내 나를 반겨줄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둘 보인다.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 가볍게 목례를 나누면서 두 손으로 긴 시간 같이 와준 이어폰을 귀에서 조심스럽게 빼낸다. 내 귀에만 들리도록 희미하게 노래가 흘러나온다.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자기최면], 253쪽

10년 동안 방 안에 숨겨놨던, 어느 히키코모리의 이야기
“저는 은둔형 외톨이였다가 용기 내어 밖으로 나온 사람입니다”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오지 않았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는 매일 방에서 나와 집 밖으로 나간다. 학교를 가거나, 회사에 출근을 하거나, 친구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방 밖으로 나서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고 방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하루의 마무리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다.
그들은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이 이야기 역시 방 밖으로 나가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지구를 옮기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던 한 사람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인 그는 어느 날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의기소침, 어둠, 음습, 왕따, 루저, 외톨이, 우울함. 히키코모리를 머릿속을 그렸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일 것이다. 혹 우연하게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거부감이 먼저 드는 유형의 사람 중 하나로 꼽힐 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아마 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방 안에만 있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뭇사람들의 온갖 상상이 더해지고 덧칠해진다. 위와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 것 역시 아마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히키코모리였던 과거의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남들 눈에는 그게 그거다. 히키코모리든 백수든 게임 폐인이든 심각한 오타쿠든 말이다”라며 멀리서 볼 때는 모두 거기서 거기인 QR코드와 같다고. 그래서일까, ‘나’로 시작하는 고백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나, 10년째 방 안에서 뭐 하냐?”
유쾌함과 먹먹함,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이야기

경제활동 안 함, 유일한 대화 상대는 부모님과 조카, 날로 불어가는 체중, 가족 외에 가끔 만나는 사람은 친구 J뿐, 외부활동이라곤 PC방이 전부. 도대체 어떻게 사는가 싶다. 그 역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 뭐 하냐?”
어떻게 보면 여기에 실린 모든 이야기는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물음은 방 안에 있는 자신, 나아가 가족, 친구, 과거, 미래로 확장되어간다. 10년의 시간 동안 아들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은 부모님, 묵묵히 옆에서 자리를 지켜준 친구 J, 방에 틀어박히기 전 자신의 모습, 방 안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 그리고 방 안에 있는 자신의 모습, 모든 것이 그의 이야깃거리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방 안에 웅크리고 있었던 저자는 마치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은둔생활을 했던 것 마냥 자신이 겪은 사건사고, 방 안에서 했던 몽상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마치 “너도 잠시나마 우울하고 외로웠던 시절이 있었지? 이 느낌 뭔지 알지?” 하며 능청스럽게 묻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저자의 능청맞음과 뻔뻔함에 슬몃 미소가 지어진다. ‘이 사람, 골 때리네.’
자신의 궁상과 비루함을 유머 소재로 활용하며 풀어나가는 부분이 냉탕이라면, 저자는 당연히 온탕도 느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마음이 먹먹해지는 온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밖으로 나오고 나서 그가 숱하게 들은 말은 “왜?”다. 왜 방에 들어갔느냐, 그렇게 오랫동안 왜 방 안에서 나오지 못했느냐…. 대부분의 일이 그러하듯,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애인과의 문제, 직장에서서의 문제, 건강상의 문제가 연속되고 쌓이다 결국 어쩌다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고 저자는 말한다. “나름의 사연이 있고, 상처가 있다. 상처가 너무 아픈 것뿐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생각이 스쳐간다. ‘히키코모리가 이런 사람이었어?’ 그리고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 하면 떠올리는 모습의 대부분이 편견이었음을, 그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재단하고 판단했었음을 깨닫게 된다. 모든 사람이 각각의 생각과 고유한 모습을 갖고 있다면, 히키코모리도 예외는 아니다. 쓰레기로 가득한 방 안, 부모님과의 불화, 몇 년간 자르지 않아 덥수룩해진 머리, 이러한 모습이 히키코모리를 떠올렸을 때 상상되는 모습이고 실제로 이러한 사람도 있겠지만, 또 아닌 경우도 있다. 공감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저자의 진솔한 고백은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을 이끈다.

1절은 끝나버렸지만, 아직 2절이 남아 있으니…

방에서 나온 히키코모리. 어떻게 보면 지금의 모습 역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 직업이 없는 것은 여전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직도 서투르다. 그러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분명 전과 다르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 화목한 분위기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금연, 운동을 통한 자기관리,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더 이상 과거를 그리워하지 않는 것. 어제보다 오늘을, 다가올 내일을 보다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
“히키코모리가 히키코모리를 만나려고 하면 히키코모리이기를 그만둬야 한다.” 영화 〈도쿄!〉에 나오는 대사다. 어떤 면에서 보면 많은 사람들은 부분적으로 히키코모리인지도 모른다.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게 어려운 사람, 일에 빠진 사람, 말 못할 상처로 인해 스스로를 계속 감추는 사람, 모두 ‘자발적 외톨이’들이다. 저자는 밖으로 나와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경기 열심히 치르고 있다고, 1절이 허무하게 끝났을지언정 아직 2절이 남아 있다고 말이다. “나는 지금부터 2절을 부르려 한다. 나와 같은 노래방에 있다면 정지 버튼을 누르지 말아달라. 이 곡만은 끝까지 부르고 싶으니….” 저자 스스로에게 전하는 말이자,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응원과 용기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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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재주

저자 김재주
‘저자소개’를 읽는 사람이 다 있다니 놀랍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주의 깊게 본 적이 없다.
혹 저자의 사진이라도 있을라치면 눈이라도 마주칠까 아예 피했다.
그런 내가 저자가 됐다. 큰일이다.
사진으로 채울까 고민해봤지만, 그것도 그것대로 힘들다.

게임 폐인, PC방 ‘죽돌이’, 나잇값 못하는 녀석, 자존감 제로, 철 지난 노총각, 늘 말뿐인 놈, 의지박약의 패배주의자, 침대와 자웅동체, 365일 중 364일을 집에 있는 놈, 심하게 아껴서 얻은 별명 ‘좀팽이’, 심야 인간, 휴대폰에 연락처가 저장된 사람이 스무 명이 안 되는 녀석, 망상의 낙천주의자 등등….

모두 나를 가리키는 말들이다. 걱정과 달리 쓸 것이 있었다. 그런데 기분은 뭔가 더 안 좋아졌다. 그런데 그뿐이다. 어쩌면 내 인생의 전반기는 쓸 만한 내용이 이 정도였나 보다.
왜냐고? 이 책을 읽어 보면 알겠지!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할 이야기가 늘어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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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
    만렙 집돌이의 방구석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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