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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오기 전에

  • 분야 : 시/에세이 > 에세이
  • 저자 : 사이먼 피츠모리스  지음 | 정성민옮김
  • 출판사 :흐름출판
  • 2018년 08월 10일 출간 (종이책 기준)
  • 216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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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고, 가슴 아프면서도 뭉클한, 강렬하고 감동적인 삶에 대한 실화!

선댄스영화제 및 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서른다섯 살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 사이먼 피츠모리스. 신예 예술가로서 막 나래를 펼치려던 어느 날, 그에게 4년이라는 시한부의 시간이 선고된다. 『어둠이 오기 전에』는 한 사람의 남편으로, 다섯 아이의 아버지로, 영화를 사랑하는 예술인으로서, 그리고 누구보다도 삶을 뜨겁게 사랑했던 인간 사이먼 피츠모리스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몸이 서서히 굳어 스스로 호흡조차 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죽음에 이르는 희귀질환 MND(Motor neuron disease, 운동뉴런증). 루게릭병의 일종인 이 병을 진단을 받으면서 그의 행복한 인생은 산산이 조각난다. 이 책은 그가 서서히 굳어가는 몸으로 동공을 추적하는 컴퓨터 기술인 아이게이즈를 이용해 한 글자, 한 글자씩 자신의 생을 반추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완성한 단 한 권의 회고록이다.

자신이 과거 평범했던 생활로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한때 친숙했던 이 세계와 사람들과 결별해야 함을 알게 된 그는 죽음이 언제 자신을 덮칠지 알 수 없는 현실을 담담히 인정하고, 그 어둠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지금 이 순간, 그 소중함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영화배우 콜렌 파렐이 내레이션을 맡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2017 에든버러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제28회 골웨이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2017 선댄스영화제 및 2017 EBS 국제다큐영화제에도 출품되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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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두려움 없는 사람들
숨 참기
베것 스트리트 브릿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이름을 부르다
노스코티지
선댄스
통증
달리기
그가 내게 말한다
희망에 찬 사람들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
아덴
우리 삶을 비추는 햇살
피자
떠나야 할 때
공포
나의 나라
생명
크리스마스
오늘

2부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무
네 장의 종이
하얀 자전거
베를린의 겨울
드라마
가장 크고, 가장 두껍고, 가장 무거운 사전
냉동고의 한기
도마뱀붙이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어둠이 오기 전에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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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음을 울리는, 살아 있음에 대한 격렬한 찬사!”

제임스 조이스의 나라, 아일랜드의 영화감독 사이먼 피츠모리스의 감동적인 삶의 기록!
2017년 선댄스영화제, 2017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상영된 다큐영화의 원작을 만난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어둠이 삶에 드리워진 순간,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선댄스영화제 및 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서른다섯 살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 사이먼 피츠모리스. 신예 예술가로서 막 나래를 펼치려던 어느 날, 그에게 4년이라는 시한부의 시간이 선고된다. 몸이 서서히 굳어 스스로 호흡조차 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죽음에 이르는 희귀질환 MND(Motor neuron disease, 운동뉴런증). 절망과 슬픔, 고통과 분노의 나날 속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출간 즉시 아일랜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 <어둠이 오기 전에>는 한 사람의 남편으로, 다섯 아이의 아버지로, 영화를 사랑하는 예술인으로서, 그리고 누구보다도 삶을 뜨겁게 사랑했던 인간 사이먼 피츠모리스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은 움직일 수도,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스스로 숨 쉬지도 못하는 사이먼 피츠모리스가 동공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인 ‘아이게이즈’를 통해 한 글자씩 찍어 내려간 영혼의 필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화배우 콜렌 파렐이 내레이션을 맡은 동명의 영화는 2017 에든버러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제28회 골웨이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2017 선댄스영화제 및 2017 EBS 국제다큐영화제에도 출품되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고, 가슴 아프면서도 뭉클한, 강렬하고 감동적인 삶에 대한 실화이다!

출간 즉시 아일랜드 베스트셀러 1위!
2017년 선댄스영화제, 2017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상영된 다큐영화의 원작!
한 예술가가 죽음의 문턱에서 쏘아 올린 삶을 향한 용기와 사랑의 메시지!

어린 시절, 시를 사랑했던 한 소년은 자라서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의 꿈을 이룬다. 평생 기다려온 운명의 사랑을 만나 결혼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다섯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 사이먼 피츠모리스. 아일랜드 출신의 촉망 받던 신예 예술가.
사이먼 피츠모리스가 대학 졸업작품으로 만든 단편영화 <풀 서클>은 제48회 코크국제영화제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두 번째로 만든 <세상 소리들> 역시 선댄스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행복한 인생은 어느 날, 루게릭병의 일종인 운동뉴런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산산이 조각난다. 4년이라는 시한부 티켓을 받아든 사이먼. 이 책은 그가 서서히 굳어가는 몸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완성한 단 한 권의 회고록이다.
이 책 <어둠이 오기 전에>는 출간되자마자 아일랜드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이후 제작자 프랭키 펜턴에 의해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다.
영화는 2017년 선댄스영화제, 2017년 에든버러국제영화제, 2017년 EBS 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선보여졌고, 사이먼 피츠모리스의 삶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는 아일랜드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사이먼의 신체는 여느 루게릭병 환자들처럼 천천히 마비되어 갔다. 운동뉴런증은 그에게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빼앗고, 그의 말을 빼앗았으며, 그가 스스로 호흡할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종국에 그는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 호흡을 도와주는 호스를 목에 꽂은 채, 보고, 듣고, 느낄 수만 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이 과거 평범했던 생활로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한때 친숙했던 이 세계와 사람들과 그는 결별해야 함을, 그는 알게 된다.

“나는 이방인이다. 당신과는 다른. 당신 사이에 섞여 있지만, 다르다. 당신과 나는 같지 않다. 같다고 할수록 내겐 고통만이 남는다. 그럼에도 나는 여기에 있다. 당신과 다르면서도 나는 같다. 나는 당신처럼 살아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당신에게 나는 이방인이다.” _ 본문 중에서

루게릭병과 싸워나가는 사이먼의 삶은 마치 “엄청난 재해를 뚫고 나온” 것처럼 참혹하고 처참하다. “창백하고 하얀 낯빛의 유령들”처럼 사이먼과 아내, 그 가족들은 절망과 희망의 사이를 초 단위로 오가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는 죽음이 언제 자신을 덮칠지 알 수 없는 현실을 담담히 인정하고, 그 어둠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살아 있다’는 지금 이 순간, 그 소중함을 사이먼은 잊지 않는다.

“나는 비극의 주인공이 아니다. 나는 연민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나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희망은 삶의 방식이고 인생은 특권이다.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게 희망이다.” _ 본문 중에서

사이먼은 다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연출을 하고 촬영을 한다. 그리고 영화를 완성한다. 사이먼은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선택하고 앞으로 다시 나아간다.
그가 병을 앓으면서 만들어낸 최초의 장편영화 <내 이름은 에밀리>는 선댄스영화제 및 에든버러영화제 등에 초청되었으면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죽음을 그림자처럼 매달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든, 삶에 대한 사이먼의 격렬한 긍정과 찬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동공을 추적하는 기술 ‘아이게이즈’를 통해 써내려간 영혼의 문장들!
한 편의 시처럼, 삶에 영감을 선사하는 최고의 에세이!

이 책 <어둠이 오기 전에>는 온 몸이 마비되고 말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사이먼 피츠모리스가 동공을 추적하는 컴퓨터 기술인 아이게이즈를 이용해 한 글자, 한 글자씩 자신의 생을 반추하며 써내려간 것이다.
진지하면서도 뛰어난 상상력과 재기발랄함을 갖춘 사이먼 특유의 밝은 성격은 죽음을 앞두고 쓴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표현된다. 문학과 영화에 빠진 유년기에서부터 진정한 사랑을 꿈꾸던 청소년기,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자신의 영혼에 끊임없이 질문하며 사색하던 청년 시절의 이야기, 아내 루스를 만나 다섯 아이의 아버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또 루게릭병의 투병 과정까지, 사이먼은 이 책에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의 온갖 장르를 담아내기라도 할 것처럼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또한 웃음과 유머, 운명적 이야기와 로맨스, 슬픔과 두려움, 연민과 감동이 담긴, 한 편의 시처럼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듯한 짧고 강렬한 문장들은 예술가인 사이먼의 진면목을 느끼게 한다. 용감하면서도 진실한 사이먼의 이야기는 서글프고 동시에 더 강렬하게 독자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죽음. 정해진 시간 안에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그리고 삶은 ‘마지막 순간’에 지배당한다. 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이번이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마지막일까? 마지막이 아니라면, 얼마나 더 읽어줄 수 있을까? 몇 번이나? 모든 것이 고조된다. 나는 내 삶의 안에도 있고, 바깥에도 있다. 매 순간에 충실하며, 모든 순간의 소중함을 의식한다. 다행이다. 그리고 나는 이 순간을 기억한다.” _ 본문 중에서

영화 내레이션을 맡은 영화배우 콜린 파렐은 “생존을 다루는 이야기의 본질은 생존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삶을 끝까지 밀고 나가게 하는가에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 책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루게릭병을 진단 받은 이후 사이먼 피츠모리스의 삶은 ‘살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투쟁’에 가까울 정도로 처절하고 참혹하다. 사이먼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스스로 호흡조차 할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사이먼이 영화를 완성하고 끊임없이 글을 쓰고 살아가는 시간을 즐기고 기뻐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삶에 바로 ‘사랑’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삶을 사랑하는 사이먼, 그런 사이먼을 사랑하는 아내,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 사이먼을 지탱해주고 보살펴주는 친구들, 그 사랑이 사이먼으로 하여금 이 기적 같은 일들을 가능하게 했다. 사이먼 피츠모리스에게 결국 진정한 삶이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꿈을 향해 내딛는 지금 이 순간의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다. 어둠이 오기 전까지, 사이먼의 삶은 환한 빛 속에 휩싸여 있다.

“간혹 누군가가 말한다. ‘당신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어요. 상태는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인데 왜 살기를 바라는 거죠?’ 우리들은 모두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죽는다고 해서, 지금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건가? 무엇이 인생에 의미를 주는가? 의미 있는 삶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어떤 삶을 다른 삶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가? 우리는 각자 자기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왜 살기를 선택하는지 묻지 않는 것은, 삶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내게 자살을 선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니면 안락사에 동의하기를 바란다. 나는 거절한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고 싶다.” _ 본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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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사이먼 피츠모리스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그의 단편영화 〈세상 소리들(The Sound of People)〉은 선댄스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사이먼은 영국-아일랜드 문학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 이론과 제작 등 두 개의 석사 과정을 장학생으로 마쳤다.
아이게이즈 컴퓨터를 사용해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감독을 맡은 그의 첫 장편영화 〈내 이름은 에밀리(My Name Is Emily)〉는 2017년 2월에 영국과 미국에서 개봉했으며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 책과 동명인 다큐멘터리 〈어둠이 오기 전에〉는 2017년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었고, 2017년 EIDF(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도 상영되었다. 사이먼은 2017년 10월 26일, 마흔세 살의 나이로 가족들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역자 : 정성민
대학에서 문학을 배우고,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영어를 공부했다.
책 만드는 일을 하며 아이들 책을 번역하다가, 지금은 소바 만드는 일을 하며 번역을 하고 있다. 『공부 못해도 잘나가는 법』, 『오늘부터 공부 파업』, 『피트 밀라노의 영화배우 되는 법(가제)』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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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이 오기 전에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kka*****
    • 2018.09.05
    우리는 행복을 갈망한다. 행복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미디어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계시를 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부응하여 살 수 없다. 그렇게 살고 싶을 뿐이다. 행복을 우리 삶에서 느끼고 싶어 한다. 계시에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은…
    우리는 행복을 갈망한다. 행복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미디어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계시를 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부응하여 살 수 없다. 그렇게 살고 싶을 뿐이다. 행복을 우리 삶에서 느끼고 싶어 한다. 계시에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나는 움직일 수 있기를 선망하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게 무엇인지 한 때는 나도 알았다. 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구성 요소들이 균형이 잡힌 상태. 행복해지려고 몸부림치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지금 진정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구성 요소들이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졌을 때는 쉽지 않다. 행복은 물 위에 떠 있는 순간이다. 내 말을 귀담아 듣기를, 나는 지금 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으니까.(p117)


    살아있는 존재는 언젠가는 죽음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동물이던, 식물이던, 사람이던 공통적인 숙명이다. 인간이 영원한 삶을 얻고자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죽음에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그 몸부림이 커질 수록 그 비참함은 정비례한다. 죽음 앞애서 진시황이 영원한 삶을 누리기 위해 해왔던 행위들, 이집트의 왕들이 거대한 피라미드를 지었던 이유도 인간이 가지는 죽음에 대한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 권력을 가지지 못한 일반인들이 살면서 무언가 남기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의미, 그 의미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게 되고, 그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끊임없이 의미를 찾아 헤매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루게릭 병이 걸렸던 사이먼 피츠모리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은 고작해야 3년~4년 정도였다. 자신에게 놓여진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되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감각이 사라져 가고 있었고,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렸다. 사라진다는 것은 아픔이었고 슬픔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사이먼은 할 수 없었다. 근육이 위축되면서 ,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사이먼의 분신이 태어나는 그 순간이었다. 아내 루스와 결혼하고 잭, 라이피, 아덴을 낳게 된 사이먼은 영화제작자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된다. 비록 혼자서 움직일 수 없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각들이 사라지면서, 온전히 눈동자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사이먼이지만, 삶에 대한 의미는 사라지지 않았던 거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이먼은 스스로 찾아냈다. 


    이 책을 읽으면 사이먼이 앓고 있는 루게릭 병보다, 사이먼의 인생 그 자체에 대해 바라보게 된다. 살아온 날보다 남아있는 날이 현저히 적은 사이먼에게,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그리고 사이먼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게 되고, 대조하게 된다. 나는 사이먼보다 할 수 있는게 많고, 해야 하는 일도 많다. 사이먼은 행복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가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반면 나는 그렇지 못하다. 당연히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사이먼이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소중함이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사이먼보다 더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나 스스로 그 행복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 [서평] 어둠이 오기 전에 - 죽음보다 더 강렬한 삶에 대한 욕구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umj**
    •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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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오기 전에 /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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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오기 전에 / 사이먼 피츠모리스 지음 ; 정성민 옮김 / 흐름출판사
    - 죽음 앞에서 더 눈부셨던 한 예술가 이야기
    - 죽음이라는 어둠이 삶에 드리워질 때 우리는 무엇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불치병이 걸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이나 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통해 종종 접하게 된다.
    감히 그들의 고통을 나눈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생으로 연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느끼는 바가 많아지게 된다.
    이번에 읽게 된 책도 그 연장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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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는 사이먼 피츠모리스로 지금부터 10년 전 루게릭병 진단과 함께 4년의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모든 운동 신경을 잃었음에도 그는 죽음보다 더한 삶에 대한 욕구, 가족에 대한 사랑,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 등으로 자신의 삶을 연명해 나가는 모습이 여실히 나타나있다.


    이 책에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따로 없다.
    담담한 어조를 바탕으로 간결체를 쓰고 있는 수필 형식의 책이다.
    책의 첫 문장부터 마음이 먹먹해지게 만든다.

     

    나는 이방인이다.
    당신과는 다른. 당신 사이에 섞여 있지만, 다르다.
    당신과 나는, 같지 않다.
    같다고 할수록 내겐 고통만이 남는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
    당신과 다르면서도 나는 당신과 같다.
    나는 당신처럼 살아 있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루게릭 병이 무엇인지는 대부분 알 것 같다.
    불치병, 희귀병 어떤 수식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이 병이다.
    어느 날 불시에 찾아온 이 병은 어린 시절 바라던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는 한 젊은 감독의 인생을 다르게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루게릭 병과 싸워 나가며 슬픔과 절망에서 허우적거리다 다시 희망으로 재정비하는 모습을 담담히 서술해 나가고 있다.
    책을 읽어갈수록 점차 궁금했다.
    근육이 마비되어 갔을 텐데 어떻게 책을 쓸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동공을 추적하는 현대의 기술 '아이게이즈'를 통해서 완성되었음을 말이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방식으로 책을 완성한 것이었다.
    비록 투병기라고 할 수 있지만, 내용이 그리 무거운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힘이 되어준 다섯 명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자신의 병을 알게 된 시점에서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더 낳는 저자를 보게 된다.  
    그것을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하나의 징표로 삼고 있었다.
    우리 정서, 아니 가까운 나조차도 조금 이해되지 않던 장면이기도 했다.
    병의 경중을 아는 이상 남은 사람과 그를 기억하게 될 더 많은 사람을 생각해서 가족을 늘리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닌가 보다.
    그로 인해 그는 삶에 대한 의지를 더 굳건히 하며 삶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마치 한 편의 시를 보듯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았다.

     

    사랑 없는 고통은 없다. 고통 없는 사랑도 없다.
    우리는 죽음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죽음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죽음은 우리 안에 있지 않다.
    우리는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죽음에 대해 당당히 맞서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둠이 오기전까지, 사이먼은 지금의 행복한 삶을 지켜나갈 것이다.

    지금 그는 작년에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것이 그의 하나뿐인 유작으로 남게 되어 매우 유감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생에 대한 감동을 선사할 것 같다.

  • 어둠이 오기 전에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new*******
    • 2018.08.22

    어둠을 단지 어둠으로만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어둠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을 갖는다.
    바로 우리 삶에 있어서의 밝음과 어둠에 대한 의미는 정신적 성장을 멈춘이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그 상징적 의미론을 알거나 이해한다고 볼 수 있다.
    삶에 그늘이 드리운다…

    어둠을 단지 어둠으로만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어둠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을 갖는다.
    바로 우리 삶에 있어서의 밝음과 어둠에 대한 의미는 정신적 성장을 멈춘이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그 상징적 의미론을 알거나 이해한다고 볼 수 있다.
    삶에 그늘이 드리운다는것, 어둠은 하루의 찬란한 태양이 소리소문 없이 산마루를 넘어
    가듯 그 낌새를 알아차릴 수 없게 우리의 삶에 끼어든다.
    도무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세력이 바로 어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덮쳐오는 것이다.


    이 책 "어둠이 오기전에"는 루게릭병 진단으로 4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저자의
    인간에게 주어진 생에 대한 찬미를 스스로 껴안고 죽음이라는 어둠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한 사랑, 예술, 인간의 정신적 모습을 강하게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루게릭병,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희망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그 당사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의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질병을 보기보다는
    사람을 먼저 보라는 깨우침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시시각각 어둠의 그림자에 가까이 다가서는 자신들의 모습에 고통과
    좌절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건만 저자 시이먼 피츠모리스는 우리의 생각을 깨고 그의
    삶에는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고 전하는데 놀라운 자기 긍정이 아니고서는 가질 수 없는
    사유라는 생각이 든다.
    삶의 주인공은 병이 있든 없든 우리 모두이다.
    다만 삶의 방향이 다를뿐 희극과 비극의 주인공아 따로 있는것은 아니기에 그가 보여주는
    자긍심과 삶에 대한 애착은 멀쩡한 육신과 생각을 할 수 있는 우리에겐 그야말로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삶의 끝자락에 다다를 때 까지 글을 쓰며 살겠다는 저자의 소중한 희망은 이 세상 누구나
    맞이 할 수 있는 어둠이 오기전에 누릴 수 있는 , 향유할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좀더 깊이 고민하고 어떤 삶을 구축해 나갈것이며 어떤 자세로 삶과 인생을 넘어야 하는
    지를 깨닫게 해준다.

  • 삶을 향한 결연의 찬가, ‘어둠이 오기 전에’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box***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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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실에서 의사가 말한다. 빛의 방을 빠져나간다. 공기도, 소리도, 시간도 빠져나간다. 내 몸은 의사의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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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실에서 의사가 말한다. 빛의 방을 빠져나간다. 공기도, 소리도, 시간도 빠져나간다. 내 몸은 의사의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지만, 의식은 한없이 멀어져가고 있다. 나는 심연의 바닥에까지 내려간다. 그 및에서 길고 좁은 터늘을 통해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빛을 올려다본다.
    "삼사 년쯤 남았습니다."

    -
    누구에게나 ‘생’(生)은 유한하다. 하지만 그 기간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세 시대라 명명도리만큼 장수를 누릴 수 있는 반면, 불의의 사고나 갑작스레 발병한 병으로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사이먼은 어느 날 찾아온 루게릭병으로 인해 ‘유한한 삶’을 진단받는다. 길어봤자 3, 4년 안에 그의 생이 마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막 셋째 아이를 가진 터였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그의 영화 인생이 점점 빛을 발하려던 순간이었다. 그는 순간 절망한다. 아마 누구든 자신에게 갑작스레 불어 닥친 죽음의 그림자에 마주하면 그런 감정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먼은 생에 대한 끈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와 가족들은 점점 잃어가는 감각들, 마비되어 가는 신체를 보며 그것이 멈출 수 있게, 혹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용하다는 곳을 찾아다닌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았다. 병은 상대를 봐주지 않는다. 자신만의 속도로 침범을 계속해나간다.

     


    -
    우리들은 모두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죽는다고 해서, 지금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걸까?
    -
    아일랜드는 법적으로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지 않는다. 고통에 잠식되어 가는 모습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죽음 앞에 당도하기를 바란다. 사이먼 역시 병원으로부터 인공호흡기를 달아줄 수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반문한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죽는다고 하여 지금 스스로 그 생을 마감해야하는 거냐고 말이다.

     

    계속 살고자하는 사람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 아일랜드 법에 대해 그는 저항 아닌 저항을 한다. 와중 그의 큰 누나가 알아온 것들로 그는 개인적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게 되고 동공을 추적하는 기술 ‘아이게이즈’를 선사받는다.

     

    그리고 그는 3~4년 밖에 살 수 없다던 €몸의 상태가 나빠지고 인공호흡기를 때었다고 가정했을 때 아마 이정도 삶을 연명했을 것이라고 그는 일러 둔다- 생명을 더욱 연장한다. 그리고 4, 5번째 아이€무려 쌍둥이-를 가진다. 그는 그러한 사람에 기쁨을 느끼며 자신이 보통의 사람들처럼 인공호흡기를 떼어내고 삶을 포기했으면 이러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어질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 그는 기술한다.

     


    -
    삶의 중심이 되는 무언가를 잃는다면, 그것에 대한 추억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미치지 않고 살 수 있으니가. 그래야 내가 느끼는 고통에 상응할 만한 것, "그건 진짜였어."라는 걸 명확히 말해줄 수 있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하든 슬프든 추억을 영원히 간직한다.
    -
    책은 총 1,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사이먼이 아내인 루스를 만나 결혼 생활을 이어가며 루게릭병을 얻고 병원을 전전하는 모습을 그린다. 2부는 아이 시절의 사이먼이 이야기로부터 어른이 되기까지의 일생을 요약하듯 보여주다 후반에는 1부에 이어지는 내용들이 그려진다.

     

    책은 삶에 대한 기록이자 의지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여느 책들과 같이 어둡고 적막하며 쓸쓸하지 않다. 그의 책은 마지막 줄에 적힌 것처럼 여전히 평온한 음악 안에서 평안하고 즐거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들의 사랑 안에서 그가 삶을 바라고 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루 만에 다 읽어 내려갈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데다 열심히 나의 생을 꾸려나가야겠다고 다짐이 들만큼 좋은 책이었다.  (끝)

     

     

    -
    희망은 질병의 치료법을 찾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다. 희망은 삶의 방식이다. 인생은 특권이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권리가 아니다.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게 희망이다.

  •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책
    • 평점 5점 만점에 5점
    • zar*****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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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과 관련된 자서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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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과 관련된 자서전은 그만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좋았고 영화인이라는 그의 이력이 나를 사로잡았다. 사이먼 피츠모리스는 아일랜드의 신예 예술가였다.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했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그를 지탱하고 있었다.

    삶은 예측할 수 없다. 행복을 질투하듯 불현듯 불행이 생을 감싼다. 운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건 얼마나 큰 고통일까. 병이 가해 오는 통증보다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

    남들과는 다른 인생의 거리. 남은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긴 사이먼에게 그는 이방인 같은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다. 그에겐 모든 순간이 마지막 같다.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생명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만 무의미하다. 이제는 눈앞의 상황들에 집중해야 한다. 놓칠 수 없는 순간들. 어쩌면 마지막이 돼버릴 순간들. 언제 무너져버릴는지 모를 지금에 대한 궁금증이 대신 들어찬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지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혹은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은 순간을 소중하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 그에겐 매 순간이 설렘이다.

    그는 추억하고 또 추억한다. 잠깐 엇나갔던 학창시절, 현기증 나던 첫 키스, 아버지와 함께 본 영화 대부, 영화를 위해 글을 쓰기로 결심한 순간, 그를 흥분시킨 베를린, 건축 현장에서 벽돌을 놓친 그 아찔했던 순간, 그리고 아내 루스를 만난 그 짜릿한 순간까지도 아름답다. 그가 기억을 추억하듯 남겨진 이들도 그를 추억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멋진 아빠이자 남편으로 남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내게 선택지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거나
    무언가 시도하며 다시 삶을 살 수 있었다. -p.201

     

     

    몸은 제 기능을 잃어갔어도 영화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않는다. 병을 이겨낼 수는 없었지만 문명의 수혜자였다. 눈빛을 읽어내는 컴퓨터로 시나리오도 집필하고 영화도 제작한다. 짧은 생을 선고받았지만 그는 더 살아내고 제작 현장에서 열정을 쏟아낸다. 기적 같은 일상은 아내가 있기에 가능했다. 늘 생기 넘치던 루스는 그의 인생을 더욱 빛내주었다. 그에게 다섯 아이를 선물하였고 언제나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다. 게다가 사이먼을 둘러싸고 있던 단단한 가족애는 힘들었을 루스에게도 큰 힘이었다. 세상을 나누고 있는 우리라는 울타리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존재들임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세상과 사랑에 빠졌던 남자는 2017년  4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이먼은 죽어가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얼마를 더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했다. 그는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시기가 언제든 우리는 죽는다. 죽음을 떠올리면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달라진다. 인간은 늘 한계에 도전한다. 병을 이겨낼 수는 없었어도 삶의 테두리 안에서 그는 삶의 한계를 극복했다.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라면 인간은 불굴의 의지로 한계를 극복하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 이 두 가지 선택지에서 우리는 살아야 한다.

    마치 그의 글은 사진첩을 들여다보며 추억하듯 읽힌다. 영화인 다운 문체에 독립 영화를 본 듯하다. 주저리 나열하지 않은 문장들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저려오는 통증은 인생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깨달음이다. 그래서 한 인간의 생이 아름다워 보였다.

    국내에서도 그의 투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영상에서 만난 그의 눈빛은 정말 살고픈 열망이 강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이름은 에밀리]라는 장편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이 가장 뭉클했다.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삶을 몸소 가르치고 싶었다던 그가 정말 자랑스러웠다.
    검색 중 아내 루스의 책 [어쩌면 끝이 정해진 이야기라 해도]에 대한 리뷰를 보았다. 그를 지켜내는 동안 그녀의 심경이 어땠을지 느껴볼 수 있겠다. 그녀의 이야기도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니 사이먼의 떠났지만 그는 가족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오래도록 추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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