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리나라 임금님

어두운 밤에 도깨비가...
" 비 오는 밤 으슥한 산길, 주위엔 정적이 감돌고 가끔씩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들렸지. 어디선가 '홱'하니 불빛이 지나가고, 걸음아 나 살려라 달려보지만, 언제나 제 자리 걸음이었어... "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께 듣던 여름밤의 귀신이야기. 그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빼놓지 않은 소재가 바로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다. 도깨비에게 홀려 밤새도록 산을 헤맸다는 사람의 이야기, 묘지 위의 도깨비불 이야기 등등 이마에 땀이 흐르는 오싹한 이야기를 듣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도깨비는 공포의 존재라기보다는 귀여운 캐릭터로 그 성격이 전환되고 있다. 때론 공포의 존재로, 때론 앙증맞은 캐릭터로 자리잡은 도깨비, 그 정체는 무엇일까.

<두두리 나라 임금님>이 지닌 미덕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번뜩이는 재치'가 담긴 이야기라는 점이다. 전래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권선징악... 하지만, <두두리 나라 임금님>의 주제는 분명 권선징악과는 그것을 달리한다. "꺽다리, 뚱뚱보, 콩새" 이 세 도깨비들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마치 모험이야기 같다.


줄거리
두두리산 깊은 골짜기에 평화로운 도깨비 마을. 어느 날, 도깨비나라 임금님이 병이 들어 눕는다. 이유는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었기 때문! 인간 세상에서 50년 전에 먹었던 '호메오'(호박떡, 메밀묵, 오곡밥)가 다시 먹고 싶어진 도깨비 임금님. 병을 고치는 길은 인간 세상에 나가서 직접 호메오를 구해오는 것.

임금님의 주치의는 도깨비나라에 사는 3형제 '꺽다리, 뚱뚱보, 콩새'를 불러 인간 세상에 나가 호메오를 구해오라고 한다. 그들은 '도깨비전'을 읽고, 인간 세상에 대한 공부를 한 다음 호메오를 구하러 내려가지만,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여우골 처녀귀신, 호랑이 등을 만나 어려움을 겪지만, 도깨비전에서 배운 대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인간의 마을에 도착한다. 호랑이에게 잡혀가는 아이들을 구해 준 세 도깨비는 착한 일을 한 덕분에 호메오를 잘 만드는 할머니를 만나 도깨비 임금님에게 호메오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지혜와 기지를 발휘하여 임금님이 먹고 싶어하는 "호메오(호박떡, 메밀묵, 오곡밥)"를 구하려는 3명의 용사! 그들이 이 일을 해내기까지 인간나라에서 벌이는 흥미로운 해프닝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진진함을 제공해주며, 스스로 지혜로움을 터득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