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사회

1장 영상 문화를 바라보는 사회학적 눈





1.


오
늘날 회자하는 ‘나는 본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식 표현은 멀티미디어 영상의 시대에 있어서 이미지와 시각 인식의 중요성을 바로 보여준다. 현대인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시각체계로서의 이미지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개인은 이미지를 인식하는 시각적 주체이고 이미지를 소비하는 소비 주체이다. 그리고 현대적 시각체계 구성에 영향을 주고 있는 영상 미디어들, 즉 사진, 영화, 비디오, TV 방송, 인터넷, 스마트 폰, 광고, 애니메이션, 게임, 컴퓨터 그래픽 등의 영역은 상호 간 기술적, 문화적 분화와 통합을 통해 빠르고 새로운 양상으로 이미지를 조직화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복합적 기술과 융합적 영상 디자인 연출에 의한 영상 이미지는 인간의 눈을 새롭게 개안시켜 가고 있다. 즉 새로운 이미지는 새로운 지각의 방식을 요구한다. 여기서 새로운 이미지의 창조(생산)와 인식(소비)은 사회문화적 변화의 요소를 담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합리성과 주체성의 차원에서 현대성을 시각 중심주의로 본다. 본다는 것은 현대성의 문화적 학습과 내재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대성의 이미지는 점차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었다. 그렇다면 탈 현대성으로도 정의되는 오늘날에 우리는 어떻게 이미지에서 사물과 현상의 본질적 의미를 알게 되는가. 오늘날 새로운 이미지를 본다는 것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정보 및 새로운 미학을 감각적으로 인지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렇게 멀티 영상 매체의 이미지는 기술적, 문화적, 미학적, 사회적 의미가 있다.




2.


멀
티미디어 시대에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힘입어 영상이 그 중요성과 위력을 보여주는 사회문화적 기능 가운데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다. 영상의 시각적 기능은 인체의 다른 인지, 감각 기능보다 훨씬 더 즉각적이고 커뮤니케이션의 효과가 크다. 영상은 그 이미지에 인지, 판단, 가치의 코드로서 존재하는 문화적 기호이다. 인간이 영상을 본다는 의미는 영상을 통하여 대상이나 상황, 문화적 가치를 읽는다는 것이다. 영상 디자인은 이러한 문화적 가치와 코드를 영상에 담아내는 틀이다. 즉 영상의 의미 전달이 효과적으로 가능하도록, 디자이너에 의해 내용에 형식을 부여하는 일이다. 따라서 영상 디자인은 디자이너에 의해 부여된 영상의 내용이 수용자(소비자)에게 제대로 읽힐 수 있도록 자명한 형식을 한다.

소재와 매체의 융합 현상이 두드러지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시대에 영상의 형식과 전달하는 메시지의 의미 또한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중첩적일 수 있다. 매체 기술의 복합성과 사회의 복잡성만큼이나 영상의 의미도 복잡하고 애매하게 전달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상은 그런 환경의 복잡성을 영상 그 자체의 미학적 형식으로 인지와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담아낸다. 메시지의 모호성과 의사소통의 혼란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매체 기술의 융합성과 복잡성은 궁극적으로 영상 메시지의 정확하고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기술적 발전이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사회에서 기술적 발전과 미학적 고안에 의한 영상 디자인은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메시지 전달을 통하여 문화적 의사소통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기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