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화변동과 문화 정책에 관하여

1장 21세기 문화변동



미래사회의 문화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자연과학과는 달리, 인문사회과학은 과거 및 현재의 존재와 현상에 대한 의미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보니까, 예측의 임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고 예측 방법이나 도구 개발이 발달하지 못했다. 더구나 문화의 영역은 가치중심적인 영역인만큼 사회적 특수상황에 따라 인간의 생각과 느낌에 따라 너무나도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더욱 힘들다. 결국 향후 50년 문화변동을 예측해보라는 것은 미래 사람들의 생각과 감성을 알아맞춰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주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변화의 통계자료를 가지고 연령과 세대, 성별, 인종 등에 따른 향후 문화의 변화를 어느 정도 가늠을 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즉, 현재의 통계에 잡히고 있는 인구사회학적 속성을 염두에 두고 미래 문화변화를 예측해 보자는 것이다.
과거 우리 사회의 베이비 붐이 가져 왔던 청년문화와 문화산업과 발달과는 달리, 이제 미래 사회에서는 저출산, 노령사회의 문화가 지배적일 것으로 예측해본다. 저출산 사회에서 젊은층이 적으면 사회적 역동력은 저하되고, 문화적 생동감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고령사회 및 초고령사회에서도 문화발전에 중요한 문화적 상상력과 창의성은 소수의 젊은층이 주도해 갈 것이고,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복고적 문화에 향수를 느낄 것이다. 노년인구가 급증하면서 문화소비산업은 노년층의 수요와 기호에 맞게 발달할 것이고, 노년문화는 획기적인 양적 팽창의 시대를 맞이 할 것이다. 문화 내용적으로 청년문화와 노년문화의 이질성은 심화될 것이고, 이러한 세대간 문화적 차이는 결국 세대 간 소통장애와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계속)


3장 21세기 대중문화의 모습

뉴 밀레니엄 시대에는 자연과 삶의 조건이 나아지고 문화가 발전할까. 지난 세기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지는 않겠지만 삶의 질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즐기면서 살아갈까. 경제가 발전하고 노동조건이 나아진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원하는 것은 역시 잘 먹고 마시며 노는 일일 것이다. 지극히 본능에 가까운 욕구이지만 이 욕구는 분명히 문화적인 것이다.
미래 사회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지식과 정보 습득 이외에 집약적 노동을 요구할 것이다. 다행히 정보처리기술 시스템의 발전으로 재택 근무가 가능할 정도로 노동은 큰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개인이 느끼는 노동의 소외감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 소외감을 떨치기 위한 도피처나 돌파구로서 개인의 문화적 취향을 더욱 다양화시키고 심화시킬 것이다.
네트워킹이 잘 된 사회일수록 개인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특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