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관한 열세 가지 이론

1장 성 선택 이론



성 선택 이론은 다윈의 진화론에서부터 시작한다. 적자생존의 자연선택 이론은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소개되지만, 이와는 좀 달리 성 선택 이론은 다윈의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에서 소개된다. 후자의 저술에 따르면, 인간은 남녀가 서로 선택하기 위해 각각의 형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즉 여자보다 남자의 큰 체구, 강인함, 용맹, 호전성, 활동력 등은 원시시대부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의 경쟁을 통해 획득된 형질들이다. 남자의 뛰어난 정신 능력과 발명 능력도 자연선택과 유전 효과 때문이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이성을 매혹하기 위한 형질 변화 과정을 거쳐 우수한 형질을 가졌는데, 그것은 여성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아름다움이다.
뛰어난 매력과 능력이 남자가 매력적인 여성과 짝을 이룰 것이다. 여자는 자기 취향에 맞는 잘 생긴 남자, 동시에 자기를 보호해주고 부양을 잘 할 남자를 선택하려고 한다. 이런 능력을 갖춘 남녀는 서로 짝을 이루고, 그렇지 못한 짝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낳아서 키울 수 있다,

“여자보다 남자의 큰 체구, 강함, 용맹, 호전성, 활동력은 원시시대에 획득된 형질로서 점차 강화되어왔다. 이것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의 경쟁을 통해 이루어졌을 것이다. 남자가 정신 능력과 발명 능력이 뛰어난 것은 자연선택과 유전 효과 때문으로 여겨진다. 능력이 가장 뛰어난 남자가 자신과 아내와 자식을 지키고 부양하는 일을 가장 성공적으로 해냈을 것이다.” (다윈,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일반적으로 여자는 자기 취향에 맞는 잘 생긴 남자, 동시에 자기를 보호해주고 부양을 잘 할 남자를 선택하려고 한다. 이런 능력을 갖춘 남녀는 서로 짝을 이루고, 그렇지 못한 짝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낳아서 키울 수 있다.”(다윈,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동물 세계에서 수컷은 암컷의 성을 차지하기 위하여 다른 수컷과 힘겨루기에서 이기거나 암컷을 유인할만한 자기 과시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암컷은 가장 힘이 센 수컷을 받아들인다. 종족 번식 본능에 의해 암컷이 건강한 힘센 정자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도 남자를 선택하고 그가 질 속의 사정된 정액 중 건강하고 빠른 정자 하나만을 또 선택하여 수정에 성공시킨다. 따라서 동물세계나 인간사회에서 모든 개체가 마음껏 성욕을 발산하고 성적 충족감을 느낄 수 없다. 모두 개체에 성의 분배가 균등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세계에서도 적자생존의 법칙에 의해 경쟁과 성의 불평등한 분배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된다. 인간은 섹스에 관한 한 상대를 차별적으로 대한다. 그것은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짝을 고르기 위한 지능적인 선택 과정이다. 자신이 원하는 짝을 선택하기 위해 인간은 자신의 지적 능력과 소유한 물질 등 모든 것을 동원하여 짝에 구애한다.
인간은 번식 본능과 쾌락을 위해 성적 충동을 느끼고 욕구 충족을 위해 서로 경쟁하고 투쟁하며 건강과 재산 및 목숨까지 내 던진다. 특히 남성에게 이러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바, 이것은 수컷 공작새가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을 감수하면서 눈에 띄는 길고 화려한 부채꼴 꼬리를 진화시킨 것과 같은 짝짓기 구애의 본능이다. 이렇게 치열한 성 본능은 DNA 유전자 속에 각인된 정보일 수 있고, 사주팔자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윌슨(Edward O. Wilson)의 사회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세계에서 힘세고 우월한 남자만이 최적 적응을 하여 여성에 의해 선택되어 짝짓기에 성공하고 자식을 번식시키며 진화한다.

한편 인간이 상대의 외모나 체취 등 생물학적 요소에만 이끌려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선 여성이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내를 선택하길 원하는 것은 여성의 생존과 종족 번식의 본능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은 남자의 경우 키 크고 잘 생겼으며 재치가 있고 돈 많은 남자가 배우자와 자식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 있고 매력 있는 사람으로 선호한다. 남성도 여성 배우자의 미모나 재산 등을 고려한다. 이렇게 인간은 신체, 외모 이외에 대화, 인격, 지식, 신분, 재산, 존경심 등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요소에 의해 배우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진화심리학자 제프리 밀러(J. Miller)의 <짝짓기 심리>에 따르면, 인간 능력의 지적이고, 장식적이며 유희적인 측면들,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 스포츠, 코미디, 유머, 사상, 창조성 등도 성 선택을 위한 구애의 기술들이다. 그리고 데이비드와 랜디 손힐에 따르면, 예쁜 얼굴을 좋아하고, 아이를 잘 낳을 것 같은 몸을 선호하고, 높은 사회적 지위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번식을 위한 성 선택 심리에서 비롯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