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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등 이야기

Mystr 컬렉션 52
구우 지음
위즈덤커넥트

2018년 10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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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0.41MB)
ISBN 979116114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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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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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말명초에 간행된 괴담집인 "전등신화"에 수록된 단편 작품. 동양 괴기담의 클래식한 원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교생이라는 젊은 남자는 이른 나이에 부인을 잃고 홀로 상심하여 살고 있다. 대보름을 맞아 온 도시가 축제로 떠들썩하지만, 교생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의 고독함을 한탄할 뿐이다. 그때 교생 앞에 우아한 모란등을 든 묘령의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의 미모에 반한 교생은 무작정 뒤를 따르고, 어느새 교생이 따라옴을 알아 차린 여인이 교생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대화를 시작한다. 그리고 교생의 초대에 흔쾌히 응하여, 깊은 밤 그의 집으로 들어가고, 교생과 하룻밤을 지낸다. 이후에도 여인은 밤마다 교생의 집에 찾아와서 둘만의 시간을 가진다.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18 (추정치)

원나라 말,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져서 한때 군웅할거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 가운데 방곡손(方谷孫)이라는 자가 절동(浙東) 지방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는 매년 정월 보름부터 닷새 동안 명주부(明州府)의 성내에 원소등(元?燈, 정월 보름밤에 켜는 등 - 역자 주)을 나란히 걸어, 모든 사람에게 구경을 허락하였는데, 매일 밤 사람이 붐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원의 지정(至正) 20년(1360) 정월이었다. 진명령(?明嶺) 아래에 살고 있던 교생(喬生)이라는 남자는 아직 젊은 나이였으나, 얼마 전 아내를 잃어 홀아비의 신세로 쓸쓸하였기에, 정월 보름밤에도 등롱을 구경하러 갈 마음이 나지 않았다. 그저 자기 집 문가에 우두커니 서서 오가는 사람들만 바라볼 뿐이었다.
보름밤의 삼경(오후 11시~오전 1시 - 역자 주)도 지나고, 인적도 뜸해질 무렵, 머리를 양쪽으로 동그랗게 말아 묶은 시녀가 쌍두 모란등을 켜들고 앞장서서 한 여자를 안내하였다. 여자의 나이는 17~8세쯤으로, 비취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은 나긋나긋하기 짝이 없는 자태로 서쪽을 향해 지나가고 있었다.
교생이 달빛에 비친 여인을 엿보니, 앳되면서 예쁜 얼굴이 참으로 국색(國色)이라 할 만하였기에, 교생은 정신과 혼백이 아득하여 자기도 모르게 그 뒤를 따라갔다.
때론 앞에서 가고, 때론 뒤에서 가며, 그렇게 한참을 따라가자 여인이 갑자기 뒤돌아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애초에 뽕나무 밭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바는 없지만, 오늘 이렇게 달빛 아래에서 만난 것도 인연인 듯 하옵니다.”
이 말을 들은 교생이 여인 앞에 나아가 정중히 읍하며 말했다.
“저희 집이 여기에서 가까우니, 잠시 들렀다 가시지 않겠습니까?”
여인은 꺼리는 빛을 보이지 않고 시녀를 불러 말하였다.
“금련아, 등불을 들고 같이 가 보자꾸나.”
그리하여 교생이 여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게 되니 참으로 기쁜 마음이 들어, 무산과 낙포의 만남(무산의 만남은, 초나라 희왕과 양왕이 무산에서 낮잠을 자다가 신녀를 만난 고사를, 낙포의 만남은 낙수의 여신이 된 복희를 조식이 만난 고사를 가리킨다. - 역자 주)이라 할지라도 이보다 낫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교생이 여인의 이름과 사는 곳을 물었다.
여인이 말했다.
“성은 부(符)요, 자는 여경(麗卿), 이름은 숙방(淑芳)이라고 하옵니다. 옛날에 봉화주의 주판(州判, 지방 현령의 보좌직 - 역자 주)을 지낸 분의 딸이옵니다만, 선친께서 돌아가신 뒤 가세가 기울고 형제 친척도 없기에 이 금련과 단둘이서 월호의 서쪽에서 임시로 살고 있사옵니다.”
교생은 여인에게 자고 가라고 하였다. 여인의 자태와 태도는 요염하였고, 말투는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휘장을 내리고 베개를 함께 하니, 한없는 사랑의 기쁨이 극에 달하였다.
날이 밝자 그녀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가, 해가 저물자 다시 교생에게 찾아왔다. 이렇게 지낸 것이 보름이나 되었다.

<추천평>
"고전적인 전설의 고향을 보는 느낌."
- 다크나이트, 블로거

"둘 사이의 아름다운 사랑도 뭇입에 오르면 추문이 되고 만다..... (중략)..... 소문은 미문마저 반드시 뒤틀어 추문이로 만든다."
- 권혁옹, 몬스터 멜랑콜리아 중에서

"고전적 주제인 권선징악뿐만 아니라, 불쌍한 자와 귀신에 대한 동정이 묻어나오는 이야기"
- 희망의 문학, 문학 전문 블로거

"모란등롱은 원래 밤거리를 걸을 때 들고 다니는 등을 이야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등을 들고 다니는 귀신을 지칭하기도 한다. 일본과 중국, 한국에 유사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 안티, 문학 블로거

작가정보

저자(글) 구우

찬자 구우(瞿佑, 1341-1427)는 자는 종길(宗吉), 호는 존재(存齋). 저장 성(浙江省) 전당(錢塘) 사람으로서 원말명초의 시인이다. 과거에 합격하지 못한 채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중앙 관직에 진출하였으나, 사화에 휩쓸려 다시 지방으로 귀양을 갔다. 각종 기이한 이야기와 설화, 전설 등을 집대성한 "전등신화剪燈新話"를 편찬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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