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지평선 마을에서 세 달 살기
2019년 06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16.51MB)
- ISBN 9791189276294
- 쪽수 3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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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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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18년 가을 독일 쇠핑엔에 있는 ‘예술가마을’ 재단의 초청으로 3개월간 머물며 창작활동을 할 기회를 얻었다. 거주할 집과 생활비를 제공해주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었다. 쇠핑엔은 독일의 북서부 도시 뮌스터에서도 네덜란드 국경 쪽으로 한 시간 쯤 더 가야하는 시골이었다. 주민 수가 8천 명 정도 된다 하고,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진 낮은 구릉 지대로 어디에서나 쉽게 지평선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이 조용하고 한가로운 마을에서 마음 편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독일인의 속살을 체험하며 지냈다. 워낙 시골이어서 지역 사람 대부분 농사를 짓고 생활했으며, 노인층 인구가 많았고 대체로 보수적인 편이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고 첫인상은 무뚝뚝하고 냉정히 보였다. 그러나 석 달을 지내며 마음 속에 감춰진 그들만의 여리고 따뜻한 심성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무덤덤한 겉모습은 어쩌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역사적 부채에 대한 나름의 응답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이렇게 필자가 ‘예술가마을’의 레지던시 작가로 지낸 기록이며, 동시에 독일의 시골 생활에 대한 관찰인 셈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독일, 영국, 네덜란드의 숨겨진 문화 정보를 제공하며, 이 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사진 애호가에게는 멋진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목차
편지 01 _ ‘예술가마을’이라고?
편지 02 _ 사과나무가 있는 풍경
편지 03 _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편지 04 _ 늙은 로시난테여, 안녕!
편지 05 _ 스노도니아에 내리는 비
편지 06 _ 쇠핑에서 책 읽기, 그리고 내 맘대로 잡설
편지 07 _ 일곱 개의 길에 대한 은밀한 기록
편지 08 _ 빛의 축제, 어둠을 밝히다
편지 09 _ 폭풍의 언덕을 찾아서
편지 10 _ 단상들 1 : 먹고 자고 그리고
편지 11 _ 단상들 2 : 걷고 타고 달리고
편지 12 _ 쇠핑에서 책 읽기, 두번째 잡설
편지 13 _ 호그와트로 가는 먼 길
편지 14 _ 고독의 얼굴, 혹은 쓸모 없는 변명
편지 15 _ 끝났어요, 계산서 주세요
부록 1 _ 영국 : 런던, 요크, 에든버러
부록 2 _ 네덜란드 : 로테르담, 헤이그, 암스테르담
- 저자 소개
“그 자전거를 타고 쇠핑의 거리를 달립니다. 언덕과 옥수수밭과 풍력발전기 사이로 달립니다. 숲과 개울과 작은 교회와 마을 공동묘지 사이로 달립니다. 목장과 공장과 말똥 냄새와 들꽃 향기 사이로 달립니다. 노랗게 물든 풀과 흰 구름과 파란 하늘 사이로 달립니다. 호수와 사과나무와 농가 붉은 지붕 사이로 달립니다. 아이들 외치는 소리와 까마귀 울음소리 사이로 달립니다. 어쩌다 차가 곁을 지나갈 때는 살짝 속도를 낮추고, 그러면 그쪽에서 살짝 눈인사를 하는데, 그 눈빛 교환 사이로 달립니다. 내 그림자가 석양에 긴 흔적을 그으면 그 흔적과 나 사이로 달립니다. 앞바퀴와 뒷바퀴 틈으로 끼는 한 자락 바람을 따라 달립니다. 달리는 것이 자전거인지 자전거가 남긴 발자국인지 헷갈리는 그 시간의 갈피로 달립니다.”
“당신은 가끔 걱정하지요. 심심하지 않아? 나 같으면 우울증에 걸릴 거야! 그렇지만 작가들에게 주어진 빈 시간은 내면의 의식을 비추는 순간, 연기나 안개처럼 스멀스멀 타올라 공간을 채웁니다. 밖에서 보기엔 텅 빈 듯 보이는, 그러나 안으로는 에테르 같은 불가사의한 공간이 되죠. 그래서 그 시간은 참으로 길게 늘어나기도 하고 어느 순간엔 급격히 응축되기도 한답니다. 고독이 숨을 멈추는 순간이 있지요. 나는 오전엔 그런 혼잡한 머리로 페이스북을 보고 뉴스를 검색하고, 그와 동시에 언어들을 조립하고 이미지를 짜 맞추며 보냅니다. 그러다 보면 점심나절이 되지요. 뭐 했지? 돌이켜보면 다시 텅 빈 공간이 되어버리는 그 시간…… 이런 내 생활을 당신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작가정보
저자(글) 소평
미소와 소평은 함께 여행하며 ‘사진으로 떠나는 여행’ 시리즈를 내고 있다. 1권 『모로코』, 2권 『발칸』, 3권 『미얀마 :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들』를 출판했으며, 이 책 4권 『독일 : 지평선 마을에서 세 달 살기』에 이어, 5권 『쿠바』가 나올 예정이다. 소평은 인간의 모든 갈등과 희망이 결국 사람에서 온다는 것을 글로 말하려 애쓰고 있다.
저자(글) 미소
미소는 사람이 곧 풍경이라 믿고 삶의 내면을 빛과 어둠에 투사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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