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세계의 이해와 활용

유라시아라는 단어 자체가 아직은 익숙하지가 않다. 우리와 어떠한 연관이 있으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더욱 낯설게 느낀다. 더구나 우리 문화의 생성과 한민족의 생성은 좁은 범주인 중국이나 또는 동아시아라는 단어와 개념으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도 없고, 또 정확하지도 않다. 무엇보다도 왜곡된 우리의 정체성을 잘 알고, 중국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고, 일본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려면 유라시아라는 넓고, 크며, 깊고, 다소 복잡하지만, 다양성있는 범주와 개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쩌면 심각한 경제적인 위기와 정치적인 혼란에 빠질 우려가 심한 우리에게 유라시아 세계, 특히 중앙아시아는 도움을 줄 수 있고, 더불어 상생할 수 있다.

이 책은 <유라시아 세계와 이해와 활용> 이라는 제목으로 유라시아 세계의 시스템과 특성을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유라시아 세계와 연관하여 문명의 정의를 내리고, 필자의 이론을 근거로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우선 대륙과 해양으로 구분한 다음에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특히 실크로드라는 단어에서 나타나듯, 중앙아시아 등은 자원이나 문화의 가치도 크지만, 교통로서의 역할이 크고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유라시아 세계의 갈등과 번영이라는 장을 설정하여 현재 유라시아 세계의 상황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았다.

필자는 유라시아, 특히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사 전공자가 아니고, 한국사와 동아시아 해양사 전공자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 정통하지 못하며 연구가 깊지 못하다. 하지만 한민족의 정체성을 찾고,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하면서 일찍부터, 누구보다도 많이 유라시아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고 공부했다. 그러므로 부분 부분의 지역사가 아닌 유라시아 세계 전체를 이해하는 데는 그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라시아 세계를 문명과 예술의 관점으로 보는 작업도 다수에게 필요하며, 필자가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집필하는 데는 많은 연구자들의 선행연구들이 토대가 됐다. 대체로 일반적인 내용을 토대로 서술했으므로, 각주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달지 않았다. 이해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