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 노트

‘힐링쉘터HEALING SHELTER’는 조별 과제 주제가 ‘피난처SHELTER'였을 때 생각했던 공간인데 고등학교 3학년 때 도서관에서 위안을 얻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음이 분노로 가득 찬 사람이 힐링쉘터에 들어가 모니터의 ‘분노’ 키워드를 누르면 분노를 가라앉혀주는 글귀나 짧은 영상이 나온다. 만약 울적해져 웃고 싶다면 ‘웃음’ 키워드를 눌러 실컷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힐링쉘터를 사회 곳곳에 설치하여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었다. 나에겐 이 수업이 디자인의 시각적 만족과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공간의 의미와 철학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2008

졸업 작품의 제목은 ‘햇살학교SUNSHINE SCHOOL'이라고 정했다. 미래학교에 대하여 평소에 내가 갖고 있던 생각들을 담았다.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학교, 따뜻한 학교가 되길 바랐다. 이곳에는 예전에 했던 ‘힐링쉘터HEALING SHELTER’가 복도에 들어갔고 의자와 조명, 복도의 세면대는 디자인에 의미를 부여했다. 졸업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보람 있고 행복할 줄 몰랐다. 디자인은 어쩌면 미리 본 미래일지도 모르겠다. 2012

학교에서 여름에 일본 오사카로 견학을 갔는데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지슈신사’라는 신사를 갔었다. 그곳엔 돌이 먼 간격으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한쪽 돌에서 맞은 편 돌까지 눈을 감고 걸어가면 소원을 이루어진다고 했다. 나는 눈을 감고 도전했는데 같은 반동기이자, 여자 동생들이 내 앞에서 “왼쪽! 왼쪽” “오른쪽, 오른쪽”하면서 방향을 알려주는 통에, 난 결국 맞은 편 돌에 손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당시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참 고마웠다. 아직까지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순엉터리 같지만- 학교에서 보낸 1년 중에 졸업 작품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는 친구들 중에 눈앞이 깜깜한 친구들이 있다면, 나의 일기장 같은 이 책이 그들에게 “왼쪽” 때로는 “오른쪽”하고 외쳐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비틀비틀 거리더라도 결국에는 꿈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나의 작은 바람이다. 2012

오늘은 운전기사 미스터럼이 내가 아침에 만날 밥 안 먹고 우유만 먹는다고 길거리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먹자고 했다. 원래 출근시간보다 항상 30분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시간이 있어서 럼을 따라서 식당에 갔다.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있는 터라 자리를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정말 한국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한국의 길거리 식당은 포장마차인데 포장마차는 절대 아침 일찍 문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 길거리 식당은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정말 넓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내가 간곳은 회사 근처에서 가장 맛있는 쌀국수 집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먹었던 그 맛이었다. 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음식에 꼭 넣는 '라우무이'라는 채소가 있는데 그게 들어있어서 약간은 맛이 달랐다. 원래 내가 '라우무이'를 싫어하는데 그날은 정말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미스터럼 덕분에 아침에 정말 맛있는 쌀국수도 얻어먹고 고마웠다. 덕분에 배부른 아침을, 든든한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