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려면 먼저 자유로워져라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자유의 발견에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진보 사상은 끊임없이 호모 사피엔스에게 물리적 욕망의 충족과 다수의 생각을 따르는 것이 행복이라고 속삭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의 진보 사상과 거꾸로 가야 한다. 다수의 생각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물리적 욕망이 아닌 정신적 욕망을 꿈꿔야 한다. 그것이 자유이고 행복한 인간, 즉 그리스인들이 꿈꿔온 호모 데우스Homo Deus, 神人가 되는 것이다. (본문 9쪽)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욕망을 가져야 하며, 그런 새로운 욕망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그것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욕망 충족이 계속 지연되면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욕망의 완전 충족이라는 의미의 행복이 가능할까? 우리는 현실적으로 모든 욕망을 채울 수 있을까? 욕망이 생기자마자 모든 고통과 갈등을 제거하고 항상 새로운 쾌락을 얻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욕망의 본성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말로 행복에 필수적인 요소일까? (본문 23쪽)

행복은 가치문제와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행복은 방향이기 때문이다. 여러 욕망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또한 다양한 삶들 중에서 왜 이 삶을 선택해야만 하는지의 이유가 모두 가치의 방향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북극성이라는 행복에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북극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별을 바라보며 살 것인가, 아니 면 아예 쳐다보지 않을 것인가 하는 선택에 따라 우리의 삶은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문 63쪽)

밀과 훔볼트는 여기서 두 가지를 가정하고 있다. 첫 번째로 인간의 발전이 삶의 목표이면서 동시에 행복 그 자체라는 점이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삶의 과정 그 자체다. 행복이라는 파랑새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파랑새다. 두 번째는 인간의 발전은 각자가 타고난 개성대로 자유롭게 추구될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문 69쪽)

개별성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에 관해 더욱더 충만한 생명력을 가지게 되고, 개인들이 더 많은 생명력을 갖게 되면 그 개인들로 구성된 사회도 더 많은 생명력을 갖게 된다. 인간 본성을 공정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을 영위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개별성을 파괴하는 것은 그것이 무슨 이름으로 행해지든 모두 독재이고, 또한 신의 의지를 시행한다고 공언하거나 인간의 명령을 수행한다고 주장할지라도 역시 모두 독재다. (본문 156쪽)

진정한 행복은 어떤 행동 속에서 발견된다. 그것은 어떤 행동일까?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나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행동이거나, 나의 본성의 실현이거나, 나의 본질의 완성, 즉 나란 존재의 핵심을 규정하고 완성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행복하다는 것은 자신의 본성에 맞게 살아가거나 나란 존재의 점진적인 발전 과정을 통해 살아가는 것이다. (본문 2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