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코치 기적의 영어 스피킹

한국인이 영어를 어려워하는 것은 이렇듯 단지 어순이 다른 것 때문이 아니고, 영어는 어순이 중요한 문법적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뭐 했니 너 어제?”
“어제 영희랑 놀러 갔어 영철이네.”
한국인들은 실제로 어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말을 한다. 쓰는 글에서는 조금 신경을 쓰지만 입으로 내뱉는 말에서는 나오는 대로 이야기한다. 이게 문제다. 어순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니 신경을 쓸 필요가 아예 없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한국어는 조사가 중심이 되는 언어이므로 어순이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는 다르다. 어순이 곧 생명인 언어이다. 때문에 영어의 어순을 익히면 영문법을 깨치게 된다는 강조가 가능하다.

우리 한국인에게 가장 소중한 ‘어순’이 쏘옥 빠지고 그 다음인 시제부터 시작하고 있다. 한국인을 위한 영어의 어순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 사실 이 문법책뿐만 아니라 대부분 해외 문법책들의 목차는 거의 차이가 없다. 나는 이런 문법책들을 ‘시제부터 들어가는 문법책’이라 부른다. 이러한 문법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복제한 문법책이 우리의 국민 문법서들이 되어 있다. 왜일까? 왜 이러한 시제 위주의 문법교육 체계가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었을까?

“영어와 한국어의 운영체계(문법)가 너무나 달라서 그 차이가 마치 영어가 아이폰의 ‘아이오에스(iOS)’라면 한국어는 삼성, 노키아의 ‘안드로이드(Android)’인 것과 같다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한국어의 조사를 따르고 있듯, 영어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영어의 어순을 따르고 있다. 이렇게 OS(Operating System)가 다르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들이 구동되는 방식도 각각 전혀 다르다.”

자전거와 수영 그리고 영어의 공통점 어순체화 훈련은 몸으로 하는 훈련이다. 학교 다닐 때 국어를 공부하듯이 수학을 공부하듯이 책상에 앉아서 할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수영을 배우듯이 자전거를 배우듯이 몸을 활용하고 열정을 쏟아서 하는 훈련에 가깝다. 부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되 열정을 갖고 해보길 바란다. 한번 자전거를 익히고 수영을 익히면 웬만해선 그 방법을 잊지 않는 것처럼 언어도 마찬가지다.

“어디 가?” “집”
“뭐 먹을래?” “카레”
보았는가?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적인 대화들이 대부분 쉬운 단어로 된 간단한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격식을 갖춰 긴 문장으로 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데도 우리는 영어 스피킹에서만큼은 모든 것을 다 갖춰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현실적이지 않은 스피킹의 룰을 깨는 특별한 훈련법이 필요하다.

브로큰 잉글리시와 콩글리시를 언어학자들은 ‘중간언어(中間言語, interlanguage, IL)’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과정은 정확한 언어로 발전하기까지 누구나 반드시 겪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들까지 언어적 실수나 오류를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현대의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과도기적 단계를 거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언어학자들은
언어교육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더욱 빠른 영어회화 능력 향상을 위하여 중간언어 사용을 독려하라는 가이드가 있을 정도이다.

핀란드의 영어 교육은 우리나라의 롤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핀란드는 수오미(Suomi)라고 불리는 언어를 사용하는데 수오미는 영어와 다른 문법 체계를 가지고 있다. 북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영어와 같은 인도유럽어족으로 묶여 있지만, 핀란드어는 우랄어족에 속한다. 그들에게도 영어가 그저 쉬운 언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장사를 하는 사람조차도 영어 인터뷰를 꺼리지 않는다. 핀란드는 전 세계 여러 국가 중 영어 말하기 부분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무엇이 그들의 영어 교육을 성공하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