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트렌드. 1: 취향존중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노는” 삶을 위한 연구에 앞장서 온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 랩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낸 2018년 대한민국 식품 소비행동 전망
과일 파우더 치킨 같은 신메뉴는 이제 그만, 시장을 제대로 알아야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
예약 하루만에 매진된 문정훈 교수의 강연을 책으로 만나보자.

2018년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마실까?-다양한 취향이 존중되는 시대
이 책에서는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조사 및 분석하고 그 흐름을 파악해 발견한 열 개의 트렌드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제안하며, 해당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기고와 인터뷰를 실었다. 또한 트렌드를 읽는 데 도움이 될 여러 자료를 인포그래픽 차트와 이미지로 나타냈다.

다양성
내가 마실 맥주는 내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 돼지 고기를 미디움 레어로 먹는 사람들, 새로운 건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가격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을 이야기하는 가성비 대신,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과 취향을 충족해야 한다는 ‘가심비’가 시장 트렌드로 떠올랐다. 내 취향을 파악하고, 취향대로 노는 것이 중요해진 ‘취향존중’의 시대다. ‘취향이니, 존중해주시죠?’라고 말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시장을 바꾸고 있다.

밥상의 변화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 이상으로 사회적이며 문화적인 행위로 취급받아 왔다. 식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만들고, 함께 앉아 밥을 먹는 모든 행위에 상호 작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생산성을 집안일에 사용하기 어려운 지금 반찬 너댓 가지가 올라가는 아침밥상을 차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간편식과 대체식의 등장으로 요리와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되고, 시장에 가지 않아도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내일 저녁 식재료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의 밥상은 변하고 있다. 밥상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등장했는지 그리고 누가 밥상을 바꾸고 있는지 살펴보자.

지속가능성
연구실에서 만드는 햄버거, 3D프린터로 만드는 스테이크, 후식으로 곤충셰이크를 마시는 사람들. 공상 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이런 음식을 먹을 것이고, 먹어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고갈되어가는 자원, 사막화로 부족해진 경작지와 오염된 토지는 우리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만 찾던 소비자와 이익만을 추구하던 기업이 지속가능한 식품, 지속가능한 식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케팅
“이런 음식은 몸에 좋지 않습니다.” “이거 먹으면 어디에 좋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현혹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식품 마케팅, 이대로 괜찮을까? 앞으로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이끌어가는 기업이 성장할 것이다. 그런데 밥숟가락을 빼고서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식품 산업의 중요성은 점점 대두되고 있다. YG, SM 등 문화 콘텐츠 기업이 외식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믿음을 사고, 고객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까?

치열한 식품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야 하고, 경쟁자를 알아야 하며, 그리고 경쟁을 둘러싼 환경과 큰 흐름을 알아야 한다. 내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식품을 소비하는 행동과 성향 및 음식과 관련된 주요 트렌드들을 좀 더 쉽게 파악하고, 이 트렌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식품 및 외식 상품을 개발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적절히 수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렌드 자체가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2014년과 2015년, 업계 전반에서 소비자들이 ‘과일’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일을 활용한 가공식품들이 나오던 시기, 이 트렌드를 명확히 읽어냈지만 제품화하는 데 오류를 범한 회사도 있었다. 뿌려 먹는 시즈닝이 유행하던 시기였으므로 과일맛 합성착향료 파우더를 치킨에 버무려 먹는 제품을 출시한 것. 관건은 트렌드를 읽는 데 있지 않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반드시 성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통해 트렌드를 어떻게 제품이나 서비스에 담아 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