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01
2020년 10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122.45MB)
- ISBN 9772734133002
- 쪽수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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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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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epic)’이라는 단어는, 명사로는 ‘서사시, 서사문학’, 형용사로는 ‘웅대한, 영웅적인, 대규모의, 뛰어난, 커다란, 광범위한’ 같은 뜻을 지녔다. 우리는 이 ‘epic’의 모음 ‘i’에 ‘i’ 하나를 덧붙였다. 이야기란, 서사란, 하나의 내[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생겨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논픽션 중심의 part 1에서는 네 편의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을 만난다. 창간호 커버스토리인 논픽션 ‘i+i’는 작가 정지향이 KU마음건강연구소 자살유족자조모임 리더인 심명빈을 만나 새롭게 생겨난 세계에 대한 내밀한 기록이다. 또한 ‘고스트라이터’를 주제로 한 김민섭 작가의 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길보라 작가의 글, ‘코로나19 시대의 삶’에 대해 다룬 김순천 작가의 글을 싣는다.
픽션 중심의 part 3에는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그래픽노블을 싣는다. 김혜진, 이기호, 정지돈의 신작뿐만 아니라, 남다른 SF적 상상력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산화의 신작, 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신예 작가 서장원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래픽노블에서는 의외의사실 작가의 연재를 만난다.
논픽션과 픽션이 만나는 part 2에서는 버추얼 에세이 ‘if i’와 세 편의 리뷰를 만난다. 가상의 누군가를 만난 자리에서 쓰여진 ‘if I’는 논픽션과 픽션이 결합해 새로운 개념의 장르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리뷰 역시 한 권이 아닌 서로 연결된 두 권의 책(논픽션+픽션)을 1+1 방식으로 소개한다. 창간호의 ‘if I’는 유재영의 글로, ‘1+1 리뷰’는 손지상, 오혜진, 한설의 글로 채워진다.
내러티브 매거진 《에픽》
‘에픽(epic)’이라는 단어는, 명사로는 ‘서사시, 서사문학’, 형용사로는 ‘웅대한, 영웅적인, 대규모의, 뛰어난, 커다란, 광범위한’ 같은 뜻을 지녔습니다. 우리는 이 ‘epic’의 모음 ‘i’에 ‘i’ 하나를 덧붙였습니다. 이야기란, 서사란, 하나의 내[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생겨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담고 싶은 《에픽(epiic)》은 바로 이 두 겹의 세계입니다.
문지혁 · 이미 거기에 있는
part1
i+i
정지향 · 지극히 남은 사람의 마음
creative nonfiction
김민섭 · 연구실의 공모자들
이길보라 · 할머니, 베트남전쟁, 그리고 나
김순천 · 이끼, 벌레, 바이러스, 인간의 새로운 관계 맺기
part2
virtual essay
if I
유재영 · 둘은 하나의 단단한 단위
1+1 review
손지상 · SF를 읽기 전까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
오혜진 · 삼켜진 문장들, 곱씹어진 행간들
한설 · 환생의 선(線)
part3
fiction
김혜진 · 목화맨션
서장원 · 해피 투게더
이기호 · 중족골은 어디인가?
이산화 · 관광객 문제와 그 대책
정지돈 · 그 아이는 아주 귀여웠고 어렸기 때문에 인형을 보면 눈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 눈알을 빼려고 했다
graphic novel
의외의사실 ·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한때 우리를 죽고 싶도록 괴롭게 하는 것이, 또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무리 퍼부어도 돌아오지 않는 사랑에의 좌절이, 반드시 성취해 내보이고 싶었던 간절한 목표가, 사람들 속에 섞여들고 싶다는 아득한 외로움이, 돌아보면 내게도 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도록 버거운 마음이다가 살아갈 동력이다가 했다. 그것은 묵직한 양날의 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바람이 불 때마다 포르르 돌아가는 바람개비 같았다. 미풍도 불어오지 않는 날에는 영원처럼 지루하게 멈추기도 하는.
_정지향, 「지극히 남은 사람의 마음」 中
오늘 내가 쓰는 존재는 누구인가.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써가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쓴다고 굳게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게 단순히 글이 아니더라도, 어느 역할을 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가 그럴 것이다.
_김민섭, 「연구실의 공모자들」 中
“네가 전쟁에 대해 뭘 알아?” “어리고 군대도 안 가는 네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작아졌다. 어린 나이이고 여성이면 전쟁에 대해 말도 꺼낼 수 없는 걸까. 그럼 나는 전쟁에 대해 평생 한마디도 할 수 없는 건가. 어째서?
_이길보라, 「할머니, 베트남전쟁, 그리고 나」 中
어떻게 보면 내가 만들어낸 병인 것 같아요. 무지했고 무관심했고 나만 알면서 살았기 때문에 이런 병이 생긴 것 같아요.
_김순천, 「이끼, 벌레, 바이러스, 인간의 새로운 관계 맺기」 中
그것이 만옥을 두렵게 했다. 금방 허물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이 집이 지금껏 이렇게 건재하다는 사실. 재개발을 기다리며 허비한 시간이 5년에 달한다는 사실. 자꾸만 되살아나고 번듯해지는 이 집과의 싸움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는 사실. 다시금 많은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
_김혜진, 「목화맨션」 中
“너네는 재밌겠지. 장국영 팬이니까.” 민형은 다시 말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그래. 저렇게 쪼다가 될 필요는 없었다는 거지.” 화면 속에서 과하게 볼터치 분장을 한 장국영을 보고 한 말이었다. 이후 나는 해주 부부와 한동안 거리를 두고 지냈다. 민형이 한 말이 내게 모욕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민형이 너무 변했다고 느꼈던 것도 같다.
_서장원, 「해피 투게더」 中
내가 먼저 그 경사로를 오르다가 힘이 빠져 중간에 멈춰 서자, 뒤에 있던 홍성곤 씨가 말했다. “앞을 보지 말고 휠체어를 빙 돌려서 후진으로 올라가요, 후진으로. 뒤를 보면서 올라가야 힘이 생겨요.” 그러면서 그는 능숙하게 내 옆을 지나 올라갔다. 그는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_이기호, 「중족골은 어디인가?」 中
굳이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아도 그날 본 광경은 충분히 지구 바깥의 세상처럼 보였다. 이 모든 게 “과거 초석 광공업 시절의 흔적”이라는 네라의 말이 얄팍한 변명처럼 들릴 정도로. 어떻게 이런 곳이 가이드북엔 하나도 안 나올 수가 있지?
_이산화, 「관광객 문제와 그 대책」 中
작가정보
저자(글) 에픽 편집부
■ 에픽 #01 필진 소개김민섭 : 작가. 지은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 『훈의 시대』 『아무튼, 망원동』 『고백, 손짓, 연결』이 있고, 기획하고 만든 책으로 『회색 인간』 『삼파장 형광등 아래서』 『내 이름은 군대』 등이 있다.김순천 : 작가. 르포문학 강사. 작가들과 함께 작업한 저서 『부서진 미래』 『금요일엔 돌아오렴』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등이 있다.김혜진 : 작가. 소설집 『어비』 『너라는 생활』 장편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9번의 일』이 있다.서장원 : 작가.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손지상 : 작가. 만화평론가. 번역가. 장편소설 『우주아이돌 배달작전』 『우주아이돌 해방작전』 『죽은 눈의 소녀와 분리수거 기록부』가 있고, 비평서 『서브컬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가 있다.오혜진 : 문학평론가. 비평집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이 있다.유재영 : 작가. 소설집 『하바롭스크의 밤』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과 에세이집 『한 줄도 좋다, SF영화―이 우주를 좋아하게 될 거예요』가 있다.의외의사실 : 만화가. 만화 『마루의 사실』과 그림 에세이집 『퇴근길엔 카프카를』이 있다.이기호 : 작가.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등이 있다.이길보라 : 작가. 영화감독. 저서 『길은 학교다』 『로드스쿨러』 『반짝이는 박수 소리』 『우리는 코다입니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가 있고, 연출한 영화 「로드스쿨러」 「반짝이는 박수 소리」 「기억의 전쟁」이 있다.이산화 : 작가. 소설집 『증명된 사실』과 장편소설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밀수: 리스트 컨선』이 있다.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정지돈 : 작가.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중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 에세이집 『영화와 시』가 있다.정지향 : 작가. 장편소설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소설집 『토요일의 특별활동』이 있다.한설 : 문학평론가. 2016년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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